익산 시민이 먹는 대아리댐 어우보 1급수 물을 국토해양부 등이 새만금 수질을 빌미로 차단하고 3급수인 삼례천 물을 공급하려 하자 익산시가 끈질긴 노력으로 어우보 취수원을 지켜내 시민들이 1급수를 먹게 됐다. 이로써 삼례천 물을 정수하는 데 필요한 연 480억원의 비용을 아끼게 됐다.

◆취수원 변경논란

지난해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만경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익산시의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1급수의 어우보 전북대간선 수로를 차단하고, 3급수의 삼례천 물을 익산시에 먹는 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따라서 익산시는 삼례천 물을 식수로 받을 경우 연간 480억원의 정수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익산시가 이 방법을 거부하면 110억원이 소요되는 용담댐 물을 공급받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특히, 용담댐 물은 수자원공사가 판매하기 때문에 익산시가 용담댐 물을 사용할 경우 회사의 배만 불리는 결과가 예상됐었다.

◆시민부담 가중 우려

익산시는 현재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완주군 대아리댐의 1급수 물을 대간선수로를 통해 전체 생활용수 중 55%를 공급받는다. 이 물은 신흥정수장과 금강정수장에서 정수한다. 일일 7만8천톤씩이다.

그런데 국토해양부와 환경부의 계획이 현실화돼 삼례천에서 물을 펌핑 받을 경우 3급수의 물을 정수하는 비용만도 현재보다 480억 가량이 더 소요될 판이었다. 이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익산시는 광역상수도인 용담댐 물을 공급받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물값이 110억원이나 소요됐다. 그만큼 시민부담이 가중되는 것.

◆취수원 수호 노력

먹는 물 취수원 변경문제가 발생하자 익산시가 1급수의 어우보 물을 지키지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시는 지난해 9월 29일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 및 전주완주지사를 방문해 전면적인 반대운동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10월 1일에는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중앙행정기관 및 용역기관을 방문해 정부 계획이 담긴 용역결과를 현실화 할 경우 저급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해야 하는 농민들의 반발 움직임을 전달하는 등 등 전면적인 반대운동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

이어 같은해 10월 5일에는 시 관계자들이 전라북도 '물환경관리과'와 치수방재과 등 관련부서를 방문했다. 또, 같은 달 14일에는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전라북도 등 관계기관에 상수도용 원수 및 수질확보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이어 21일에는 생활ㆍ공업용수 원수취수지점 변경(안)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물 공급노선 변경계획을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익산시는  "고산 어우보 물을 공급받는 것이나 삼례보에서 물을 공급받는 양은 똑같기 때문에 정부가 말하는 수질개선 효과는 설득력이 없다"고 피력했다.

또 "왕궁 축산단지를 조속히 이전하는 등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새만금 수질개선에 더 중요하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의견"이라며 "익산 시민의 생존권을 담보로 새만금 수질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익산시의 입장을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전라북도, 농어촌공사 등에 통보하고 정부가 기존 계획을 관철시키려 할 경우 강력한 시민반대에 부딪힐 것을 천명했다.

익산시의회도 발을 맞췄다. 보건복지위원회는 10월 20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11월 1일 '익산시의회 원수취수지점 변경(안)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농어촌공사, 기존지점 유지 통보 

이 같은 노력 결과 농어촌공사는 지난달 기존 취수원을 유지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에 앞서 익산시는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와 지난 3월 대아댐 용수사용 계약서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한국농어촌공사는 국토해양부 소관 영산강 홍수통제소에서 받은 만경강 본류의 하천수 사용허가를 익산시에 통보, 시는 2016년 7월23일까지 어우보의 원수를 차질 없이 공급받게 됐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