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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지역경제 활성화사례 분석 1> 구제역도 물리친 ‘의성마늘목장’

▲ 지역의 특산물을 타 작목과 연계 돋보여...소 돼지 닭에게도 마늘 먹여 매출 증대

<편집자주> 지방의 경쟁력을 말할 때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문구를 흔히 인용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어떤 것이든 그것을 탄생시킨 지역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특히 요즘 들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역에만 묻혀있던 작고 새로운 것들이 빠르게 외부로 알려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온리원'(Only One)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지역 고유의 것, 오로지 그 지역에만 있는 것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지는 최근 연재한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소개에 이어 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제를 활성화시킨 타 자치단체의 사례들을 소개하기로 했다.

마늘을 축산물에 접목

경북 의성군은 마늘로 유명하다. 인구는 6만 명으로 익산의 5분의1 수준. 전형적인 농업지역이다. 조선 중종 때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마늘을 일찌감치 특산품으로 육성했다. 의성은 지난해 6만5천800톤의 마늘을 생산했고 9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생산량의 5%, 한지마늘로만 따지면 전국의 35%나 돼 단일지역으로서는 1위다.

정작 ‘의성마늘목장’사업이 주목 받는 것은 단순히 마늘을 명품화 시키는 것을 떠나 한우와 젓소, 돼지, 닭 등 축산업과 연계해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마늘목장'은 가축에게 마늘분말이 섞인 사료를 먹이는 축사를 말한다.

항암효과와 건강식품으로 최고인 마늘을 가축에게 먹여 고기를 건강식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마늘농가와 축산농가 동반성장

의성군에 따르면 지역 내 2천800여 축산농가는 지난해 말 기준 한우 3만6천500두, 젖소 900두, 돼지 8만6천700두, 닭 264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의성산 축산물은 마늘목장사업을 하기 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마늘분말이 섞인 사료를 소에게 먹여 상품화해보자는 구상에 따라 의성군과 축협, 농가대표들이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후 '의성마늘소'라는 상품명칭 만들고 5개 농가에서 시험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건국대학교에 의뢰해 마늘소 사양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02년에는 돼지나 닭 등의 축산물도 마늘소와 통합해 '의성마늘목장'이라는 통합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렇게 마늘목장사업은 마늘소와 마늘포크(돼지고기), 마늘닭과 마늘란(계란)을 육성하는 사업이 됐다.

사업이 알려지자 2006년에는 롯데햄에 마늘포크를 공급할 수 있었다.

마늘소는 같은 해 경북한우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서울에 유통망을 확보했다.

마늘소는 지난해 말 기준 83농가에서 1만여 두를 생산하고 있다. 우체국 쇼핑을 통해 배달하고 롯데백화점에도 납품한다.

매출액은 2003년 8억5천만원에서 2010년 77억4천700만원으로 올랐다.

마늘포크는 12개 농가에서 2만7천여두를 사육하고 있는데, 롯데햄과 서울 유명백화점에 납품한데 이어 수도권 대형매장과 일부 농협마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2004년부터는 소비자 시민모임으로부터 '우수농축산물'로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2004년 7억4천800만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76억8천여만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마늘닭은 50만수를 사육하고 있고, 연간 100만수를 목표로 현재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마늘란은 12만마리에서 63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마트 전국매장과 대형마트 4개소에 입점했다.

마늘을 사료에 섞어 주다보니 자연스레 사료용 마늘 수매가 늘었다. 2008년 사료용 마늘수매액은 7천600만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1억2천2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의성군에 따르면 마늘목장사업으로 농가 소득은 연평균 53억원씩 오르고 있다. 마늘농가 8억원, 마늘소 7억원, 마늘포크 3억원, 마늘란 35억원이다.

전국적인 명성 얻어

의성마늘과 마늘사료를 먹인 축산물은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2009년에는 행안부가 주최한 대한민국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농특산물 부문 최우수자치단체로 선정됐다.

같은 해 의성마늘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최한 전국으뜸농산물대회 채소류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농식품부가 주관한 농식품파워브랜드대전에서 원예부분 농식품부장관상을 받았다.

올해는 대한민국대표브랜드 운영사무국이 주관한 대회에서 의성포크가 최고브랜드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의성군은 마늘과 관련한 농축산물 분야에서 매년 한 건 이상 상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도 펼쳤다. 2008년 '의성마늘소 먹거리타운'을 조성한 데이어 2010년에는 서울 강동구 양지시장 내에도 ‘먹거리’ 판매점과 식당을 열었다. 마늘소와 마늘돼지를 기르다보니 의성군은 구제역 청정지역이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이곳에서는 소 82두와 돼지 5천500여두가 구제역에 걸렸지만 마늘을 먹인 가축에는 병이 없었다는 것이다. 마늘의 항균항생 기능이 질병의 저항성을 증가시켰다고 보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농가소득을 끌어올리고 구제역도 막아낸 혁신사례로 소개되는 이유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