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축제 무엇이 필요한가

<글 싣는 순서>

上. 반복되는 프로그램
     무얼 기대할까
中. 실수 번복하지 않는
     축제여야
下. 혁신이 필요하다

◆인력 운영

인력운영은 축제의 성패를 예측 할 수 있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현재의 서동축제 인력은 기획1팀과 2팀, 운영팀, 사무국장을 합해 4명이다. 이들은 5월 1일 임시직으로 계약을 맺고 5월부터 서동축제가 끝난 뒤 12월까지 한시적으로만 운영된 후 해체된다. 8개월 계약을 한 뒤 이들은 실직한다. 사무국장은 2009년부터, 다른 직원 2명은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8개월만 계약했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는 서동축제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매년 이를 반복하기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이 네명이 8개월간 근무하면서 7억원 예산규모의 서동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실질적인 축제 기획 및 실행요원들이다. 이들은 몇년 동안 8개월간의 임시직 계약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서동축제에 애정을 갖지만 지속적으로 서동축제를 위해 근무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서동축제 인력 대부분이 이러한 과정을 몇년씩 거쳐온 직원들로 확인됐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아무런 보수도 없이 사무실에 나와 무보수로 일한다. 서동축제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익산시가 서동축제를 준비하는 전문 인력들에 대한 고용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성공적인 축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리더 없는 서동축제

서동축제추진위원회는 4월 21일 운영본부장을 위촉했다. 그런데 운영본부장을 위촉하는 주체가 불명확하다.

서동축제의 실질적인 리더가 익산시장인지, 추진위원장인지, 본부장인지, 사무국장인지가 불분명하다. 익산 서동축제는 리더가 없다. 리더가 없고 불분명하기 때문에 축제의 정체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결국 서동축제는 기획 초기단계부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기획되면서 이미 축제는 실패 전조를 안고 있다.

본부장은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는다. 급여도 없다. 책임감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인적 구조다. 사무국장은 계획을 실현하는 실무자다. 상근직으로 해야 할지, 임시직으로 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나 규정, 명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서동축제가 성공할 리 만무하다.

게다가 서동축제 인력은 기획을 담당하는 팀과 실행을 하는 팀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없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실행팀의 전문성을 살려내면서 이들을 이끌어가며 인력을 운용하는 명확한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서동축제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익산시장의 서동축제에 대한 마인드 또한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심도 역시 낮다는 지적이 함께 따른다.

담당공무원들이 새로운 기획이나 새로운 것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는 게 축제 관계자들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성공하는 서동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전문가 또는 축제를 담당하고자 지원하는 공무원이 오랫동안 축제를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동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익산시장의 높은 관심도와 능력 있는 공무원의 배치가 절실하다.

◆축제 준비일정, 1년 앞당겨야

올해 축제 준비를 위한 서동축제추진위원회는 4월 21일 처음 개최됐다. 이날 서동축제 기간을 결정하고 운영본부장을 위촉했다. 이후 10일 뒤인 5월 1일 운영사무국을 구성했다. 9월 30일 시작되는 축제기간을 계산하면 기획단계부터 서동축제의 총 준비기간은 5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상 서동축제 일정의 시작은 운영사무국 구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5월 1일 사무국이 구성됐다. 사무국이 구성된 이후 1달여만인 6월 9일 서동축제추진위원회에 기본계획을 보고했다. 서동축제의 기본계획이 완성된 것은 실제적으로 6월 9일이다. 9월 30일 시작되는 서동축제의 실제적인 준비기간은 불과 4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4개월 동안 7억원의 예산 계획을 세우는 셈이다. 1년을 준비해도 모자라는 판에 익산시는 단 4개월 동안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집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 4개월 밖에 준비되지 않는데 질적 수준이 높은 축제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2011년 9월 5일 현재, 서동축제의 사무국은 사실상 2012년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어야 옳다. 차기년도에 행할 축제의 중심 테마와 주제 및 방향성을 설정하는 기간이 이미 완료되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활동에 여념이 없어야 할 때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축제와 함께 도출되는 아쉬움을 내년의 축제에 보충하고 채워가는게 좋다.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내년의 축제가 기획된다면 더욱 풍성한 축제를 기획할 수 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록되는 부족한 부분은 차기년도의 축제에 반영할 수 있다. 좋은 축제는 착오를 통해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면서 보충되지만 현재처럼 12월에 평가를 끝으로 잊혀지다, 1월부터 4월까지 아무런 준비 또는 기획이 없이 시작되는 현재의 축제 준비 구조와 시스템으로는 결코 좋은 축제를 기대할 수 없다. 익산시는 이렇게 성공불가능한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는 셈이다.

◆변화 없는 서동축제추진위원회

현재 존재하는 서동축제추진위원회의 역할은 자문 역할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 추진위원회가 축제의 모든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기획력을 갖춘 위원회도 아니며, 실행력을 갖춘 위원회도 아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추진위원회의 위상은 자문기구의 역할 이상을 해서는 아니된다는 지적이다.

기획위원회 또는 실행위원회로 구분할 필요가 따른다. 기획위원회는 기획을 위한 역사 전문가, 학계, 축제전문가 , 지역 전문가 등으로 구성해 이들은 기획에만 전념토록 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획위원회와 다르게 구성되는 실행위원회의 경우 행사전문가, 이벤트전문가, 관광전문가 등으로 구성하고 이들로부터 전년도에 차기년도 행사에 대한 전체 틀을 구성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 의해 2012년에 이루어질 축제의 전체 틀이 올해 12월에 완성되도록 하고, 차기년도는 완성된 틀에 살을 붙여가는 형태의 축제로 만들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복된 테마, 혼란만 부추긴다

연극에는 주연과 조연이 있듯이 축제도 역시 주테마와 그 주테마를 보조하는 구성요소와 내용을 지녀야 한다. 주연이 둘일 경우 주제가 분산되면서 성공의 확률이 배로 줄어든다.

현재의 서동축제는 역사테마와 사랑테마가 함께 공존하면서 혼란스런 축제로 변질됐다. 서동과 선화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테마인지, 백제 역사에 있어서 무왕과 그에 따르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재현과 기념이 주요 테마인지 분간할 수 없다.

게다가 축제를 보조해주고 있는 보조프로그램들이 너무 많고, 퓨전 형태의 프로그램이 특색을 지니지 않은 채 복잡하게 섞여 있어 축제 전체가 온통 혼란스럽고 너무 산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간혹 훌륭한 프로그램이 이 혼란스러움 속에 섞여 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