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노력으로 올해 인구가 큰폭 증가했지만 국회의원 선거구가 1개로 통합될 만한 악재가 생겼다. <관련기사3면>

익산시 인구는 지난 8월 말 기준 30만9천557명으로, 지난해 12월 인구를 기준으로 한 국회의원 선거구 분할 인구 상한선(30만9천279명)을 넘겼다. 하지만 더 많은 인구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인구증가율을 반영해 인구 상·하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장 천기흥 변호사) 회의에서 했기 때문이다.

회의는 지난 16일 열렸는데, 일부 위원들도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익산시와 민주당 익산갑·을위원회는 다시 인구늘리기에 나섰다.

인구통계 및 선거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말 인구를 기준으로 발표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현황' 자료에는 선거구 분할에 필요한 인구상한선은 30만9천279명이었다. 하한선은 10만3천93명.

익산시는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올해부터 대대적인 인구늘리기운동을 벌였는데, 지난해 말 30만7천여명이었던 인구가 최근 30만9천여명으로 늘어 선거구 통합문제는 물 건너간 듯 했다. 

그러나 국회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행안부 관계자는 선거구 분할 상한선을 31만2천명, 하한선을 10만4천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총선 전인 2007년 말 전국 인구는 4천926만여명이었던 것이 올 8월 말 5천66만으로 근 4년간 전체 인구가 늘었기 때문에 인구 상·하한선도 늘려잡아야 한다는 게 보고의 요지였다. 

게다가 11명의 선거구획정위원 중 일부가 회의 석상에서 같은 주장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익산시가 앞으로 2천400여명의 인구를 더 늘려야 현행 2개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은 행안부나 일부 위원의 입장이기 때문에 놀랄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의견이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국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인구 상·하한선과 선거구 획정안을 작성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올리면 국회와 정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시 조정하기 때문이다.

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인구 상·하한선이 내려갈 여지도 있다. 현행법상 선거구획정안은 총선 6개월 전, 올해 10월 11일까지 확정돼야 하지만 국회 논의과정이 길어져 법정 시한을 넘기는 사례가 많았다.

2008년 4월 18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를 정할 때도 2007년 12월을 기준으로 했다. 선거구 획정문제는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 수 및 정당간 이해관계와 첨예하게 맞물린 사안이기 때문에 늦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번 회의결과에서 보듯 정부가 지역구를 줄이려는 듯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선거구획정위원회 소속 다수 위원이 인구 상·하한선을 대폭 높이는 방안에 찬성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익산시와 민주당 갑을 위원회가 최근 회의를 열고 인구늘리기에 돌입한 배경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방안은 행안부나 선거구획정위 일부 위원들의 입장일 뿐"이라며 "하지만 인구 상·하한선이 어느 정도로 조정될 것인지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