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2년째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수방관하던 익산시가 올해 들어서는 악취 저감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업의 도덕불감증과 시민 경시 풍조, 전라북도의 직무해태, 익산시의 기업유치 이유 등으로 인해 악취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경 LG생명과학이 수년간 부송동, 어양동, 용제동, 석암동, 팔봉동 등 익산시민의 3분의 1이 밀집한 주거지역에 심한 구린내 같은 역겨운 악취를 내뿜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악취는 지난해 5월 초순경부터 올해 현재까지 2년 동안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제2지방산업단지 내 대기업들은 철통같은 대문 안쪽에서 악취를 뿜어왔다. 익산시는 기업유치를 이유로 대기업이 내뿜는 악취를 방관해왔다. 전라북도는 더 나빴다. 악취 관리에 대한 책임을 익산시에 떠넘긴 채 뒷짐만 지고 있다. 대신 시민들만 수년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시민들의 악취피해 손해배상 청구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악취의 도시 익산'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악취에 대한 전방위 검토와 해결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기업의 악취 방지시설 미설치
악취의 첫째 원인은 악취를 유발하는 대기업에 있다.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을 비롯한 대기업에서 생산되는 화장품, 페인트 원료 등을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한다. 기업은 이 악취를 포집해 소각하거나 또는 세정장치 등을 마련해 악취를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LG생명과학과 국도화학 등은 악취를 계속 내뿜었다. 두산전자와 벽산, 한솔홈데코도 악취발생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악취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악취 소각시설(RTO 축열식 연소장치)이 필요한데 이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대단위의 전기요금 또는 연료비가 소요된다. 대기업들이 이 소각시설을 아예 설치하지 않거나 시설을 가동하지 않을 경우 악취가 발생한다.
LG생명과학의 경우 폐수처리장의 악취가 이소프로필알콜에 의해 대규모로 확산되면서 대단위의 악취를 내품는다. 악취를 내품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을 하기 위해서는 소모된 전기량을 확인하면 가능하다는 게 화학관련 전문가의 견해다. 하지만 익산제2지방산업단지의 대기업들은 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역에 대규모의 악취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찰과 검찰도 수수방관하면서 손을 놓고 있다. 지역의 공공기관 대부분이 나몰라라 하고 있는 동안 익산 시민들만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산업단지, 화학관련 업체 다수
악취의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익산제2지방산업단지는 1984년에 조성사업이 결정된 뒤 1990년에 이리공영개발사업소에서 분양해 3차에 걸쳐 1996년 조성을 완료했다.
석암동 용제동 팔봉동 춘포면 신동리 일원 330만9천㎡에 1996년까지 총 3차에 걸쳐 1,629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이곳에는 주로 자동차부품, 기계조립, 전기전자, 화학 관련 업체들 150여개 업체가 현재 입주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악취와 관련, 올해 9월 15일 현재 기준 총 149개 업체 중 화학관련 업체(한국표준산업분류표)는 22개로 14.7%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익산시의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기피하고 있는 다수의 화학관련 업체들을 받아들여 익산시의 질보다 양을 우선시한 책임도 따른다.
◆도시계획, 산업단지와의 유격 미유지
익산시가 부송동과 어양동 택지를 개발하던 1994년 정부가 추진하는 제2지방산업단지와의 유격 거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도 현재 악취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시 이리시가 택지를 개발하는 시점에 건설부는 1994년 10월 6일 경기도 김포 사우지구 등 전국 18개 지구 2백42만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당시 이리시 부송.어양동 일원 24만3천㎡가 택지개발의 대상이 됐다.
1984년부터 시작해 이미 부송동 부근에는 산업단지가 완료(1996년)단계에 있던 시점인 1994년에 지방산업단지에서 조성하고자 하는 택지와 불과 1km도 되지 않은 지역을 주거와 상업 택지로 개발한 것은 정부와 당시 익산시장 및 책임자들에게 있다.
오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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