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사례4   ‘농업이 희망이다’- 대구광역시 농업육성 프로젝트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소외됐던 농업과 농촌을 살리자는 운동이 많은 지자체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선 먹을 것을 생산하는 것은 인간 사(事)에서 가장 근본적인 일이고, 기후변화로 안정적인 곡물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고서는 국가의 안보 또한 장담할 수 없다. 최근에는 ‘농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업이 녹색산업부문에서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농업이 선진국에 비해 발전하지 못하고 피폐해진 것은 농업 자체가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주요정책에서 소외시켜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든지 농업을 통해 소득을 올리고 농촌공동체도 복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국내  선도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광역시의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인근에 대도시, 소비입지 좋아 

260만 인구의 대구(광역시)는 외곽에 농업지역이 있고, 1만4천700여 호(戶)의 농가에 4만5천명의 농민이 산다.

따라서 근교농업이 발달했는데, 이중 대구시가 명품 농산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품목이 연(蓮)과 미나리였다.

대구는  연근(蓮根) 생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 233헥타르(약70만평) 면적에서 전국 연근의 44%를 생산한다.

미나리는 70농가에서 13헥타르를 재배하고 있다. 대구에 공급하는 수준을 벗어나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익산의 경우에도 전주와 군산, 대전 등 200만 인구를 겨냥해 농업을 발전시켜야 할 대목이다.

연(蓮) 가공·체험산업 육성

연이 많이 생산되다 보니 대구시는 자연스럽게 명품으로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게 됐다. 시는 경북대학교와 대구바이오센터에 연 가공식품을 공동 개발하도록 지원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도록 연의 기능을 살려 선물용이나 소량 포장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2008년에는 특허를 내기도 했다.

‘연화’(蓮花)라는 브랜드에 샴푸와 린스, 술, 막걸리, 누룽지 등이 개발 대상으로 떠올랐다. 연 막걸리는 인근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특히 연잎을 천연염색 재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개발해냈다. ‘참색 내기’라는 브랜드인데, 실크원단을 이용해 복합염색하고 문양을 다양하게 만들어 넥타이나 스카프, 혼수제품을 만들었다. 천연염색 제품으로만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또 천연염색을 가르치는 강사 10명을 육성했고, 비정규직 432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연 재배를 체험상품으로 연결시킨 것도 눈길을 끈다.

대구시는 연근 재배단지에 6천700만원을 들여 상설 전시장 및 체험장을 조성했다. 또 마을형 농업회사법인 ‘연화마을’을 창업하는데 1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체험행사는 주로 연으로 술 빚기, 연근 음식 만들기, 연근으로 만든 술로 족욕(足浴) 하기 등이며, 연잎 누룽지도 판매한다.

외부에서 손님들이 몰려들자 체험요금 및 상품 판매량이 들어 연 재배지 1헥타르 당 2천400만원의 소득이 생겼다. 연화마을은 이로 인해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상시고용 3명에 비정규직 일자리 1천800명을 고용할 수 있게 됐다.
대구시는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는 경기장에서 연꽃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미나리 가공식품 개발

대구 팔공산 밑에는 미나리단지가 있는데, 풍부한 미나리 생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가공식품 개발이었다.

미나리를 단순히 시장에 내다 파는 게 아니라 가공식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팔공산 밑에 미나리영농조합을 만들고 2009년부터 대구 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해 미나리 절임, 즙, 음료, 고추장, 쨈, 국수, 막걸리를 개발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미나리는 ‘황금미나리’로 통한다. 황금미나리 즙은 1년 이상 발효한 미나리 및 생 미나리 즙을 배합해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는데, 백화점에 납품한다.

식품산업 육성 본격화

대구시는 연(蓮)과 미나리 가공의 성공에 힘입어 올 6월 ‘대구국제식품산업전’을 개최했다. 전주에서 개최하는 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연 막걸리와 청국장, 된장, 영양순두부 등이 참석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대구는 또 대도시의 이점을 살려 도심 옥상농원 조성, 도시민 농촌체험 교육, 원예치료 등 도시농업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농업이 단순히 1차생산품을 판매하는 것을 떠나 가공과 유통을 통해 2,3차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