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원광대학교 교수협의회장 선거에서 비(非) 총장파 후보가 당선돼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5면>

이날 15대 교협회장으로 당선된 이주천(인문학부.사진) 교수는 “9.5학치(원광대가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것)를 야기한 직접적인 원인이 총장과 부총장을 위시한 집행부의 무지와 무능에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밝혀졌고, 그 책임문제는 끝까지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정 총장과의 투쟁을 예고했다.

이 교수는 교내 숭산기념관에서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679명의 교수 중 372명이 투표에 참여해 치러진 교협회장선거에서 김정중(의과대) 교수를 누르고 당선됐다. 후보자별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교수는 190여 표, 김 교수가 160여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당선소감을 통해 “학교가 어려운 때에 교협회장이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선 대학의 부실위기 극복을 위해 아낌없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호남사학의 명문으로 이름을 날렸던 우리학교가 하루아침에 이 지경이 되었는지 원인과 구조적 병폐를 밝히기 위해 대학구성원들과 함께 심각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교수들 사이에서 정세현 총장파 인사로 알려졌던 김정중 교수가 낙선했고, 정 총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이 교수가 선택받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결과는 교수들이 정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내린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광대가 정부재정 지원 및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원인을 놓고 대학본부와 교협 사이에 책임공방이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교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정 총장 및 외부영입인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A교수는 “김정중 교수가 총장과 가까운 인사라는 것이 투표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뒤 “왜냐하면 김 교수가 교수협의회장으로 있을 때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학내 일부에서는 그가 지난해 직선제를 폐지한 후 정 총장 영입에 관심을 보였고, 정 총장이 직선제 폐지 이후 외부서 영입된 첫 총장이라는 점에서 ‘1등공신’이라는 말이 돌면서 낙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새로 당선된 이주천 교수가 현재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교수는 이념적으로 보수성향이어서 교수들 사이에서 지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B교수는 “사실 교수들 사이에서 이 교수는 호감도가 높은 사람은 아니었다”며 “그런데도 이 교수가 당선된 것은 정 총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임 이주천 교협회장은 선거 다음날인 17일부터 오는 2013년 5월까지 중도 사직한 임광현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