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면 재검토·투쟁하는 교협” 강조

햇볕정책을 추진한 전직 통일부장관 총장에 북한의 인권을 문제 삼는 뉴라이트 출신 교수협의회장이라는 원광대학교의 ‘이상한 조합’이 가져올 파장이 주목된다.

양측이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시간을 소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정 총장의 입장에서 좋아할 수 없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주천 교수가 교협회장으로 당선됐고, 이 교수는 북한에 대한 시각에서만큼은 정 총장과 이념·정서적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게다가 이 교수는 회장 출마 연설에서 ‘투쟁하는 교협’을 내세우며 “정 총장과 부총장을 비롯한 대학집행부의 무지와 무능 때문에” 원광대가 부실대학 위기를 겪게 됐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정 총장·학교법인에 맞서왔던 교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과 같은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정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대학구조정에 대해 강한 반감을 보였다.

그는 “집행부가 엉뚱하게 구조조정에만 매몰됐기 때문에 9.5학치가 발생했다”고 진단했고, “엑센츄어가 진단했던 학문단위 구조조정안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업이 잘 되는 학과와 그렇지 못한 학과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런 학문의 성격과 교수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온 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위기 극복과 관련해서는 집행부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 교수는 “이번 15대 교협의 현안은 9.5학치가 불러온 위기극복”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집행부와)한 마음이 되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교협의 주된 임무 중 하나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교수 임용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정실인사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 인사와 구매, 계약 등에서 공정한 행정이 이뤄지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겠다”고 피력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뉴라이트 운동 참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고 해명한 뒤 “오히려 이런 정치적 성향이 현 정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교섭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통일부장관 출신인 정세현 총장을 영입했는데, 그 결과 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 정부와 모든 소통 고리가 끊겼다”고 지적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