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사립중학교들이 혼란에 빠졌다. 6개의 사립중학교 별로 올해 신입생들에 대한 전북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지난해 8개 학급으로 편성했던 바와 달리 올해는 7개학급으로 편성해야 한다.

문제는 각 학교 당 한 개 학급이 줄어들면서 2명의 교사가 남게 된다. 그런데도 전북도교육청은 이들 교사에 대한 인건비를 모두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익산만의 문제가 아닌 전라북도 14개 시군 모두에게 해당된다. 낭비되는 혈세가 상당한 금액에 이르러 전북도교육청의 안일한 행정체제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뒤늦은 도교육청 행정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1월 26일에서야 2012학년도 중학교 소요학급 배정' 알림 공문을 각 시군교육청에 하달했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한 학급당 학생 정원 수는 35.9명. 지난해 35명보다 늘었다. 따라서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수가 줄어들자 기존 사립학교의 신입생 1학년을 8개 학급에서 7개학급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한 학급당 학생수가 늘게 됐다.

◆남는 교사 어떻게 하나

도교육청은 남아도는 사립학교 교사에 대해 일단 학교법인 내에서 교류를 통해 순환하기를 바라고 있다.

사립중학교가 있는 익산 내 법인의 경우 남성중고, 원광중고, 이일여중고, 이리중 등이다. 하지만 법인에서는 고등학교 등 전문성이 필요한 과목에 대해 아무에게나 수업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교육청은 타 법인끼리 교류하면서 순회교사제도를 활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 역시 6개 사립중학교 모두가 교원이 남기 때문에 타 법인과 순환할 수 있는 원인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현실은 타 법인 또는 타 학교와의 교류가 전혀 없는 현실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은 불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의 또다른 주장

사립중학교의 교원을 수급하는 행정 권한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소관도 아닌 도교육청의 소관이다. 때문에 교원이 남아도는 문제에 대한 해결은 전적으로 도교육청의 업무에 속한다.

도교육청은 2010년부터 남아도는 사립학교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원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변이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교별로 교사 현황을 입력하고 부족한 교사에 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파견 또는 순회 및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목 당 교사가 남거나 수업이 없는 교사를 파견토록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선 사립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거의 사용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도교육청은 2014년까지 1차적인 교사 정원 감축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공립학교 수준에 맞춰 사립학교 신규교사 충원시 무작정 이를 허용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근 5년 동안 교사 과원 여부를 따져보고, 교사 정원의 6% 정도는 기간제교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향후 계획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도교육청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사립학교 교원 수급 불균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는데도 사립학교 교원 수급불균형 문제를 지금까지 방치하고 관리하지 못한 도교육청의 책임이 크다. 

◆사립학교 교원감축 외 방법 없어

이러한 도교육청의 미비한 행정으로 인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립학교로 전이됐다. 도교육청이 제안하는 방안인 교사 순환이나 타 법인 간 교류 등도 모두 사립학교가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010년 7만6천여명이던 학생 수가 5년 뒤인 2015년에는 6만6천여명으로 5년 뒤에는 거의 1만여명의 학생이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해법은 사립학교의 교원 감축 밖에 없다는게 도교육청과 교육관계자들의 입장이다.

공립학교의 경우 신규교사를 선발하지 않고 전보 발령 등을 통해 적적한 수급을 조절하면 되지만 사립학교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한 교원 감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향후 5년 뒤면 사립학교의 교원 감축을 위한 대량 구조조정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라북도교육청의 안일한 교육행정으로 인해 결국 애꿎은 혈세만 낭비될 뿐만 아니라 교원감축과 교육의 질 저하로 인해 학생들에게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