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멈춰! 쎄이 스탑!' 운동

맞춤형 지역사회 안전 프로그램 실시

밥상머리교육 지원, 수준별 예방교육

최근 학교폭력은 교육현장의 문제에서 나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해결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배울 수 있는 기본권리가 위협받는 세태 속에서 여러 대책이 실행되고 있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과부는 지난 6월 전국 학교 및 단체를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발굴해 확산시킬 목적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우수사례·정책제안 공모전’을 열고 30개 학교와 10개 단체를 선정, 발표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익산시와 함께 전북권 학교는 단 한곳도 선정되지 못했다. 우리 지역 교육현장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익산시지역 학교와 더불어 지역사회에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관심과 확산을 높이고 확산시키기 위하여 공모전에 선정된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 "학교 폭력을 막자" 공감대 형성 

서울시 동작구 장승배기길 14호에 위치한 신상도초등학교는 주변이 아파트와 상가,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골목이 많고 밤에는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다. 또한 인근 중학교(장승중)와 연계한 폭력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학교 밖 안전을 위한 지역안전 프로그램의 요구가 증가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정교육의 지원체제가 미비한 점도 개선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가정에서의 예절지도나 상담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보고 학교에서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기존의 설명식, 주입식 교육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학년별, 개개인별 수준과 특성에 맞는 맞춤식 예방교육을 개발하고 실천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신상도초등학교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지역, 가정, 학생이 연계한 계획을 수립, 실천했다.

◇ 학부모·지역주민 적극 나서

신상도초교는 지역단체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교폭력 멈춰! 쎄이 스탑(Say Stop)!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운동은 인근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하고, 폭력 발생 시 피해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안전망 구축의 일환이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은 학교 일대 학부모 및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민간단체이다.

세부 내용은 지역단체 회원 차량 50여대에 쎄이스탑(Say Stop)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회원들은 차량의 앞유리 등 잘보이는 곳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학교 인근 골목을 순회하며 순찰활동을 벌인다. 만약 학교폭력이 발생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스탑(Stop)'을 외치면 즉시 학생을 보호하고 안전한 곳까지 태워다주는 등의 조치를 한다. 그 후 인근 지구대 및 학교에 학교폭력 발생을 신고해 그 지역을 우범지역으로 설정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지역안전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상도초교는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발대식을 실시하고 학생, 학부모, 주민, 경찰관,교사가 함께 학교주변 일대에서 캠페인을 시행했다.

또 쎄이 스탑 운동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동영상을 제작해 조회시간에 시청하도록 했다.

◇ 학교폭력예방은 가정에서부터

신상도초교는 가정교육에서부터 학교폭력예방이 시작된다는 판단아래 학부모를 위한 ‘가정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동작구청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연계하여 1학기에는 4-6학년, 2학기에는 1-3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학부모로 하여금 학생들의 고민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하여 의사소통 문제, 교우 관계, 사춘기 문제 등을 다루고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전수한다. 교육시간은 학부모의 사정을 고려한 오후 세시부터 네시 40분까지 정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참가를 원하는 학부모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강 후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와 개선 사항을 점검하여 발전하는 계기로 삼는다.

1학기에 치러진 특강에 참여한 만족도 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부모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급별 맞춤형 예방교육

신상도초교는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별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식 주입교육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강사를 초빙해 지난 3월 5일부터 4월 18일까지 26개 학급단위 교육을 했다. 교육은 반드시 학생들이 교육에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과 고민,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5, 6학년의 경우엔 2시간 동안 학교폭력에 대한 경험과 대책을 토의하고 3, 4학년은 1시간 동안 진행했다. 마지막에는 학교폭력예방 서약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다졌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과 친구들의 목소리를 통해 폭력의 악영향을 깨닫고 폭력을 멀리하며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실질적인 예방교육이다.

◇ 애로사항의 극복

지역사회와 가정, 학교가 연계한 학교폭력예방의 실천과 추진과정에서 신상도초교는 여러 애로사항을 극복했다.

먼저 어떻게 지역사회와 연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역단체와의 협약을 체결해 해결했으며 차량에 쎄이 스탑 스티커를 부착하고 활동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경찰서에 공문을 발송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교, 지역주민, 경찰이 손 잡게 되었다.

가정교육에 대해서는 학생들과의 상담을 통해 얻은 자료들을 교육내용에 포함하고 실질적으로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부분들을 중점 전달했다. 또 부모님들이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가입하도록 해 지속적인 가정교육 지원체제를 확립했다.

학급별 예방교육은 학생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며 경험담을 위주로 교육하여 스스로 깨닫도록 했다.

◇ 올해 들어 학교폭력 전무

신상도 초등학교가 이 같은 학교폭력예방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한 뒤부터 여러 가지 성과를 보고 있다. 

첫 번째로 학교 밖 학교폭력이 근절됐다. 2011년에는 인근 중학교 학생과 연계된 학교폭력사건이 있었으나 2012년 들어서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학교 인근 골목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학생들이 없어졌다.

두 번째로 학교 내 폭력이 사라졌다. 2011년도에는 1학기에만 교내 폭력사건이 2건 발생해 학교폭력대책위가 열렸으나 올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불량서클이 없으며 학생들끼리 욕설, 싸움이 없어졌다.

세 번째로 가정과 연계한 교육이 활발해졌다. 가정불화로 가출을 하는 등 비행청소년이 사라지고 부모에 대한 효심,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강화됐다.

무엇보다 올해 들어 학교폭력이 사라진 것은 학교 내외에 들인 노력과 가정에서의 밥상머리 교육이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정완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