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추방 스포츠리그 활성화로 공동체 의식 갖게 해

스포츠를 통해 활기찬 학교, 건전한 선후배 관계 형성

학생들 준법정신 저절로 함양, 자치 능력도 신장

내수중의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프리젠테이션 자료 메인 화면.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을 말한다. 폭행, 금품갈취,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것은 아이들의 배움터가 폭력에 물들면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대책들이 세워지고 예방과 근절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쉬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보인다. 문제는 폭력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벌을 주거나 하면 안 된다는 식의 교육에 그쳐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학생들이 이기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는 공동체적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만들어낸 작은 계기가 좋은 효과를 만들어 내는 사례가 주변에 많다. 이번 교과부 공모에 우수사례로 뽑힌 충북 청원 내수중학교는 스포츠 활성화를 통해 활기차고 건전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어느 학교에나 다 있는 운동장을 이용한 소통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동시에 활기차고 행복한 학교를 만든 내수중학교의 사례를 소개한다.

◇ 운동장이 소통의 공간

내수중은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 위치한 읍내 소재 유일한 중학교로 63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대부분의 읍 소재 학교가 그렇듯 학교 주변의 환경은 열악하여 PC방이나 노래방을 제외하면 학생들의 여가문화시설이 전혀 없다. 그래서 부모의 보호와 관심이 부족한 학생들은 탈선에 노출될 소지가 크고, 상대적으로 탈선한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학생들에 대한 2차, 3차 노출이 이뤄지는 실정이었다. 또 읍내 유일한 중학교여서 여섯 초등학교에서 진학한 학생들이 학교별로 뭉쳐 학교폭력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내수중은 학생들의 화합과 긍정적인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운동장을 선택했다. 열악한 환경 탓도 있었지만 한참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운동장만큼 효과적인 교육시설은 없다고 생각한 것. 스포츠를 통해 활기찬 학교를 만들고 선후배간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며 바른 소통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교내 스포츠리그를 기획했다. 그 이름은 학교폭력추방 스포츠리그. 2010년부터 시행해 올해로 3년째 확대 시행하며 톡톡한 효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심판을 맡은 학생들이 연수지도를 받고 있다.

리그 참가를 위해 반드시 서약서를 쓴다.

◇ ‘빅 리그보다 치열’ 내수중 리그

일단 학교는 1학생 1스포츠클럽 가입을 유도하고 각 팀별로 학년별 학생을 고루 배치시킴으로써 자연스럽고 건전한 선후배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했다. 교사도 클럽에 가입을 하도록 해 사제 간 소통도 강화한다. 스포츠에 직접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연수를 받고 심판, 아나운서, 기자 등의 역할로 참여하며 스포츠리그에 참여하는 학생들 중 학교폭력에 연루되어 처벌받는 학생이 생기면 그 학생이 소속된 팀은 즉시 해체하며 이후 리그에 참여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설문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종목을 확정하고 팀 구성, 리그 참가, 리그 일정을 학생들 자율로 결정한다. 2012학년도에는 농구와 축구 종목이 편성되었으며 농구는 6-7명, 축구는 14-15명으로 팀을 구성해 참가, 4월부터 10월까지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리그전이 치러진다. 2012년도 농구리그에는 12개 팀이 참가해 열띤 리그전을 치르고 있으며 축구는 8개 팀이 참가했다. 리그전은 두 팀이 경기를 치르면 운영을 맡은 팀은 심판과 진행을 맡아 공정한 경기가 진행되도록 하며 지속적 경기 홍보와 기록을 게시함으로써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을 유도한다.

리그 계획이 확정되면 개막에 앞서 학교폭력추방 서약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발대식을 가지며 모든 경기 시작 전에 참가자 전원이 학교폭력 구호를 제창하며 폭력 근절에 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모든 운영의 권한을 우선적으로 학생에게 두어 학생들이 원하는 리그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며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 축제 같은 스포츠 리그

7개월간 이어진 스포츠리그는 교내 체육대회에서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각 리그 1, 2위를 기록한 팀의 최종전을 모두의 관심 속에서 치르고, 최종전이 끝나면 각 리그 순위와 개인 성적에 따른 수상자에게 포상한다. 특히 리그 1위에서 3위까지의 팀원과 개인상 수상자에게는 프로경기 관람권을 제공하고 리그 참가자 전원에게 문화상품권을 수여한다. 교직원대표팀과 학생대표팀 간의 올스타 경기는 열띤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사제 간 소통과 축제의 장으로서 열리고 있다.

학교폭력 추방 스포트 리그 발대식에 참가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내수중은 단순하고 지루한 체육활동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이끌어 가고 노력하는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아이들의 축제로 만들었다. 자신들이 만들고 참여하기 때문에 즐겁고 성의 있다. 또한 학교는 교내 스포츠에서 머물지 않고 부모님 및 사제동행으로 청주 대전 등지에서 프로경기 단체관람을 실시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 폭력이 사라진 활기찬 학교

스포츠는 경쟁과 협력을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이다. 2013년도부터 바뀌는 교육과정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과목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체육수업을 늘려 편성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내수중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포츠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친구와 선후배간 만남의 기회가 다양해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넓어진 대인관계는 서로 뭉쳐서 갈등을 유발하던 양상을 사라지게 했고 스포츠정신은 서로를 인정하고 준법정신을 함양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리그를 운영하지 않았던 2009년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8번이나 열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상태였지만, ‘학교폭력추방스포츠리그’를 운영하면서 2010년엔 5회로, 다음해엔 1회로, 올해는 분기별 의무 개최 말고는 폭력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스포츠리그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효과가 더 컸고 폭력문제가 사라진 자리엔 우애와 즐거운 학교생활이 남았다.

◇ 모두 多 행복한 학교 만들자

3년째 시행되고 있는 내수중의 학교폭력추방과 연계한 ‘모두 多 행복한 학교 만들기’는 그 기간에 상관없이 큰 효과를 보이면서 언론과 매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부 대책에도 영향을 미쳐 교내 스포츠 활동 확대를 위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수중의 우수사례를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은 계기를 통해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모범을 내수중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많은 정책, 시간, 노력의 투자도 좋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위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학교폭력 예방이 시작된다는 것을 모두가 배워야 할 때다.

정완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