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시설, “톤당 처리 운영비 4만8천원” 주장, 사실은 톤당 10만2,871원

기 턴키로 발주된 슬러지 처리시설 모두 법과 환경부 정책에 불부합 ‘실패’ 

익산시가 연내 168억원이 투입되는 100톤 처리용량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 발주를 앞두고 있다. 건설사가 주관하는 턴키 방식이며, 위탁받은 환경관리공단에서 주관한다. 하지만 환경관리공단은 6년전 익산시 하수슬러지 처리공법으로 '탄화'를 선정했다가 실패했다. 또, 이번에 발주할 '하수슬러지 기본계획 중간 보고서'를 익산시에 납품했는데 오류투성이다. 익산시는 이미 환경관리공단에 1억8천만원을 용역비로 지불했으며 발주 위탁료로 약9억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 몇 안되는 자치단체가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턴키 방식으로 건설했으나 대부분 실패했고, 가동중인 시설 단 한 곳도 국가정책과 법에 부합하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시설로 간주된다.

본지는 익산시가 타 자치단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일조하기 위해 본 란을 마련한다.                                                                                       

<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Ⅰ 방향성과 현실

Ⅱ 환경관리공단의 현주소

Ⅲ 공법 검증

환경부의 방향성

환경부는 하수슬러지 처리 기본 방침을 '건조후 연료화'로 정하고 있다. 이는 대체에너지 사업의 기본정신에 담겨있으며, 수도권 매립지의 하수슬러지 처리를 '건조후 연료화'로 강제하면서 가시화됐다.

이를 달성하려면 하수슬러지를 잘 말리되, 결과물(제품)이 오래 보관해도 부패하지 않고, 일정기간 물속에 잠겨도 본래 슬러지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상태여야 한다. 날씨나 환경 같은 외부여건에 자동적으로 적응하며, 감량화, 냄새 최소화는 물론, 설치류나 조류독감과 같은 병원균의 이동을 막아 2차 환경오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는 건조된 슬러지내 수분 함량이 10% 이하였을 때 가능하다. 함수율은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입자가 웬만한 바람에 날리지 않는 굵기여야 한다. 분진에 의한 피해를 막고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송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시설의 운전에 절대 안전이 보장되고 용이해야 한다. 하수슬러지는 유기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120도 이상에서는 자연발화로 인한 폭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같은 위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적정한 공법을 갖추되 투자비와 운전비용이 가장 저렴한 기술을 선택하는 것은 자치단체와 공무원의 사명이다.

부적합한 탄천 하수처리건조시설

환경부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기본정책 틀에 입각해 국내에서 가동중인 시설 가운데 '탄천'을 살펴보면 그 부적합성이 한 눈에 드러나는 실패한 시설이다.

탄천 시설은 당초 삼성중공업이 직화건조기술로 2002년 준공한 시설이다. 시운전 중 폭발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2010년 비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서울 '중랑'에 있는 시설(간접건조 방식)을 복사해 준공했다. 이 기술은 디스크타입건조 공법이다.

탄천의 슬러지처리 결과물(제품)은 불균일한 분말상태다. 운반, 저장, 이송이 불편하고 연료로 사용하기 곤란하다. 결과물을 40mm이하의 입자(조립)로 만들도록 규정한 법을 위반하고 있다.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은 연차보수기간 등을 감안한 연간 가동시간이 최소 8,000시간(333일)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탄천의 최종 제품은 분진상태이므로 공정내 백필터의 눈막힘 현상 등의 문제로 7,200시간(300일)이상을 가동하기 어렵다. 이는 기술을 보급한 공법사가 지난 2010년 7월 23일 환경부가 주관한 하수슬러지처리기술 대토론회에서 밝힌 결과다.

특히, 최근에는 하수종말처리장의 고분자응집제 사용 증가로 백필터 막힘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공정내 제습을 위한 냉각으로 인한 결로 현상도 막힘현상을 심각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로인해 백필터 청소나 교체의 필요성이 갈수록 빈번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디스크 건조기의 특성상 마모가 심각하다. 이로인해 연간 가동시간이 줄고, 보수유지비가 증가하며, 시설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 밖에 없어 과도한 운영비를 발생시킨다.

서울시가 제시한 탄천하수슬러지처리장의 올해 보수유지비는 23억1,847억원이다. 이를 톤당 보수유지비로 환산하면 3만5,128원에 달한다.

탄천 시설은 표면 열전도에 의한 건조방식이어서 에너지 소모가 많다. 또, 특성상 공정과정에서 탈수슬러지와 건조슬러지의 혼합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등 완전 자동화가 불가능해 상대적으로 많은 운전요원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탄천하수처리시설 운영비를 보면, 운전요원 16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인건비를 톤당 처리비로 환산했을 때 8천원으로 나타났다.

함수율 80%의 하수슬러지를 함수율 10% 이하로 건조시키는데 필요한 LNG 소모량을 서울시 예산집행 자료를 기초로 산출하면, 현행 LNG가격이 N㎥당 800원인 것을 적용했을 때 톤당 연료비는 5만4,350.7원에 달한다.

이같은 자료를 기초한 산출에 따르면 탄천하수슬러지처리장의 톤당 운영비는, 9만7,478원이며, 여기에 통상 톤당 폐수처리비 5,393원을 감안하면 10만2,871원에 달한다.

탄천은 지난 3월부터 주요열원을 LNG에서 소화가스로 전환하고 있다. 이 소화가스 이용으로 탄천의 입장에선 당연히 운영비의 절감이지만, 처리비산출에서는 에너지 값에 해당하는 비용이 반영돼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타 지자체에 부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고, 둘째, 발생하는 소화가스가 그 열량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영자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안전에도 취약하다. 완전밀폐건설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악취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의 부압(대기보다 낮은 압력)운전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상태에서 높은 산소농도로 인한 폭발위험성이 크다. 폭발 위험요소는 분진, 산소 농도, 열 등이다. 특히 개시나 갑작스런 가동 정지시 위험성은 더욱 크다

그러나 탄천 하수슬러지처리장 측은 선진지 견학을 간 타 지자체를 감쪽같이 속이고 있다. 총 운영비가 톤당 4만8,000원이라고 거짓말 하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게다가 익산시나 환경관리공단은 이같은 거짓을 분별 할 전문성이 전무하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들과 문제점에 대해 기자와 인식을 같이 했고, 인지된 사실을 전반적으로 발주 용역 과업지시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의 태도를 보였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