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회장, 국정감사에선 “닭고기 수입하면 농가·하림 큰 피해본다”

하림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수입 닭을 대규모로 유통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인해 닭값 하락과 양계농가들의 도산 위기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국적인 비난이 일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지난 12일 "하림은 에이치케이상사라는 위장계열사를 앞세워 지난해 2만3천여톤, 올해도 1만1천여톤의 닭을 수입해 왔다"면서 "에이치케이상사의 대표는 하림의 재정담당 직원으로 수입을 전담하고 있으며,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회사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인사교류나 임원 겸직 등을 통해서 회사의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명백한 위장계열사로 하림의 단면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에이치케이상사는 하림의 재정상무인 오모씨가 대표이사로 되어 있고,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이사로 등기되어 있으면서 '축산물 수출입업, 축산물 수입판매업'을 등록해 영업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에이치케이상사의 대표이사 오모씨에 따르면 하림의 김홍국 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하림의 실제 계열사다.

(주)하림에 따르면 하림의 실제계열사인 에이치케이상사가 수입한 닭고기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21.5%인 2만3,300톤, 올 8월까지는 14.9%인 1만2,900톤을 수입해 전국에 유통시켰다.

하지만 하림 김홍국 회장이 실제 지분을 전부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직원을 대표이사로 세워놓고 눈속임을 하면서 외국닭을 수입해 오고 있어 위장계열사를 통해 하림이 닭을 수입 유통시켜 닭값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농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8월 하림이 미국의 닭 가공업체를 인수했을 당시 대한양계협회와 정부는 하림이 미국에서 생산된 닭고기를 국내로 역수출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러나 9월 국정감사 자리에서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미국 닭고기를 역수입하면 우리나라 닭고기 값이 하락해 농가에 피해가 발생하고 하림도 큰 피해를 본다"고 해놓고서 닭을 수입해 국내산 닭 값이 하락하게 한데 따른 비난이 농가들 사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국내 육계사육농가를 보호하고 외국산 닭고기 수입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정부자금을 지원받아 성장한 기업이 바로 하림이다"면서 "이러한 수입으로 인해 시장에 닭고기 물량이 넘쳐나면서 닭 값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결국 양계농가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하림은 농가와 회사는 한 가족이라며 입버릇처럼 외치면서도 정작 농가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육비 현실화조정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사 몸집불리기에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도덕적인 기업"이라고 비난했다.

(주)하림은 "하림상표가 부착된 닭고기 제품은 모두 국내산으로 국내 농가가 사육한 닭만을 사용하고, (주)하림이 에이치케이상사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는 수입닭고기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