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다.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창의력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전반에서 창의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창의력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지는 창의적 학습법을 지도하고 있는 전문가를 통하여 창의력의 본질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조선시대 문인 양사언의 시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도전하는 행동이 없으면 실패도 없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가치 있는 성공은 계속 되는 도전과 실패를 통해서 이뤄진다.  태산이 수없이 많은 티끌들로 만들어졌듯이  창의력도 수많은 도전으로 만들어진다.      

시도를 하면 반드시 결과가 나온다.  창의력은 시도에서 나온 결과를 자양분으로 자란다.  흔히 창의력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발명왕 에디슨의 일화다. 

특히 그가 전구의 필라멘트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 수 천 번의 실험을 한 것은 유명하다.  물론 실험은 그 홀로 한 것이 아니었고, 나중에 GE의 모태가 되었던 ‘에디슨 연구소’의 팀원들과 함께 한 것이지만! 

일설에는 2,400번째 실험에서 대나무 소재가 해법임을 찾았다고 한다.  에디슨은 실패가 거듭 될 때마다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이 소재가 적합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 실험을 했다고 한다.  목표를 향한 불굴의 도전의지가 실패를 딛고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인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낸 것이다.  

제대로 된 실패가 아니면 아무리 오르고 또 올라도 태산의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실패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계획 없이 이루어짐에 따른 실패다. 이런 실패는 의미가 별로 없다. 

둘째, 모방에 의한 실패다. 이것은 시도의 과정과 결과를 분석하고, 거기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내 것으로 하면 나중에 성공의 단초를 만들 수 있다.  셋째, 계획적인 실패다. 

이것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적인 실행을 할 때 생길 수 있다.  이렇게 했을 때 실패를 통하여 새로운 방법론을 얻을 수 있다.  평소에 메모광이었던 에디슨은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연구하였다.  그는 실패를 주저하지 않았고, 실패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웠다.  그의 이런 창의적인 실패 관리능력이 그를 실패왕이 아닌 발명왕으로 만들었다.

<뉴요커>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말콤 글래드웰(M. Gladwell)은 2008년 발간된 저서에서 1990년대에 실시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재미있는 이론을 소개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여러 가지 사례를 볼 때, 어떤 분야에서 1만 시간에 달하는 연습량이 있어야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1]은 ‘기회의 창’과 ‘노력의 창’이라는 개념을 ‘1만 시간의 법칙’과 함께 나타낸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통상적으로 한 분야에 대한 누적된 연습시간이 2천시간이면 아마추어 수준, 4,000시간이면 초급지도자 수준, 8,000시간이면 뛰어난 수준, 10,000시간이면 창의성이 빛나는 일류수준이 된다고 한다. 

한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만 시간과 창의력의 관계
이렇게 많은 시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자의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배우고, 그것을 몸에 익히며, 기존의 지식 및 경험과 결합시키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며, 독자적 해석하고, 다시 배우는 것으로 피드백 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독창적인 방법론을 계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이 걸리는 숙성기간은 계속되는 실패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성공의 희열이 연속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韋編三絶(위편삼절)과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과 창의력의 관계에서 본 것처럼 한 분야에서 1만 시간을 학습한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매우 다양한 상황들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경험과 지식, 정보 등이 융합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분기되면서 독창적인 시각을 얻게 되는 것이다.

기회의 창은 잠깐 열리지만
기회의 창은 잠깐 열리지만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은 기회가 잠시 동안 조금만 열린다는 개념이다. 

[그림 1]에서 선 ① ~ ④는 특정 시점에서 열렸다고 바로 닫혀버리는 기회를 나타낸 것이다. 즉 성공을 위한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한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즉시 들어갈 수 없다면 어떤 일을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기회를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기회의 창이 계속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기회를 창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IBM이 메인프레임 시장을 석권할 때 다른 기업에게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곧 미니컴퓨터의 기회가 열렸고, 이후 워크스테이션, PC 등 새로운 개념의 시장기회가 계속 열렸다. 

창의력의 세계는 넓고, 시간이 계속 흐르는 한 새로운 기회는 끝없이 열린다. 시간은 노력의 창을 열어주고

기회의 창은 아무에게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의 창(window of effort)'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공의 문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단, 그 노력이 올바른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에만 국한되지만!  다시 [그림 1]을 보자. 

노력의 창은 기회의 창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가능성을 높여준다.  왜냐하면 하나에 초점을 맞춘 노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실패를 통한 교훈, 새로운 지식과 정보 등을 통하여 숙성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C구간의 노력의 창은 이미 지나간 기회의 창 ① ~ ③을 포섭함에 따라서 기회의 창 ④를 열거나 예측할 수 있는 단계인 것과 같다. 

일례를 들어보자. 세계적인 외식업체인 KFC는 할랜드 샌더스(H. Sanders)가 창업하였다.  샌더스는 백발이 성성한 60대에 자신의 닭튀김 요리가 세계 최고라는 신념으로 요리 샘플을 가지고 미국 전역을 누볐다. 

그러나  그의 요리 기술을 받아 주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나를 받아주는 식당이 딱 한 군데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무려 1,009번의 거래 실패를 이겨냈다. 

1,010번째만의 성공한 거래가 오늘날 전 세계에 3만여 개가 넘는 가맹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켄터키 촌놈인 샌더스의 진가를 왜 무려 1,009명이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마도 샌더스의 제안이 처음에는 어눌하였지만 실패를 거듭하면서 ‘노력의 창’ 원리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발전하면서 1,010번째에 빛을 발한 것은 아닐는지!  마치 거친 다이아몬드 원석이 오랜 세공을 거쳐서 명품으로 태어나듯이! 

위 그림은 빙산의 실체를 창의력에 비유한 것이다.  하나의 빙산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음 결정이 거대하게 결합되기 위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창의력도 이와 마찬가지다. 

얼음 결정 하나 하나가 계속 결합하여 거대한 빙산을 만들듯이 시도-실패-개선-재시도-실패-혁신-시도로 순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끝없이 지식과 정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이를 익히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런 경험을 통하여 얻은 살아있는 지혜로 창의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서로 결합되지 않는 것들은 ‘창의력 용광로’에서 녹여서 만든 정순한 창의력을 도전의 바다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차가운 바다 속에는 성공을 위한 실패로 펄펄 끓어오르는 창의력 용광로가 있다.  우리가 고정관념에만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우리의 지식과 정보, 경험 등이 하나가 추가될 때 창의력이 발현될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마치 얼음결정이 일정한 크기 이상 커지면 급속하게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시매쓰 익산센터 원장 이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