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끼는 것 보다 낭비하는 쪽이 더 쉽다.

익산시는 철저한 분리수거로 쓰레기를 감량하면 하루 100톤 처리용량의 소각장 정도면 충분하다는 시민적 요청을 뭉게고 100톤짜리 2기를 보유한 소각장 건설에 820억원을 들였다. 소각장 건설을 추진할 당시 하루 평균 150톤이 발생하던 소각대상 쓰레기는 지금 음식물 분리수거로 인해 100톤 미만으로 줄었다.

쓰레기 매립장을 확보하는 것 보다 모아 두었다가 태우는 쪽이 더 쉽다. 익산시는 쓰레기 매립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1년 정도만 쓰레기를 임시로 보관하라는 의회의 승인조건을 어기고, 5년이 넘게 매립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30만톤 이상의 압축.포장쓰레기를 야적했다.

이로인해 익산시는 한번에 처리할 경우의 비용 보다 3배에 가까운 혈세를 지불해야 하는 댓가를 치르게 됐다. 또, 너무 오래 된 압축. 포장 야적쓰레기는 소각할 수도 없어 어차피 매립장은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태우지 말아야 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도록 발바닥이 부르트게 뛰어다니는 것 보다, 소각장을 지어서 다 태워버리는 쪽이 훨신 더 쉽다.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높인다던지, 민-관협력체계를 구축한다던지, 쓰레기 불법 배출자를 강력하게 처벌한다던지 하는 쓰레기 소각을 위한 사전 준비 시스템은 지난 5년여 동안 거의 구축조차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임시로 압축.포장. 야적된 쓰레기는 공적 비용을 들여 선별하지 않으면 소각할 수 없는 골치덩어리가 됐다.

기관과 처리업체가 서로 가깝게 지내기 위해서는 적은 위탁수수료보다 많은 위탁수수료를 주는 쪽이 더 쉽다. 1년 동안 소각을 위탁받은 대우건설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한사코 소각로를 최대 규모로 가동하고자 하고, 익산시는 일일 발생하는 한정된 쓰레기를 소각장으로 반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압축쓰레기를 더해서 기업이윤을 맞추는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류가 이미 폐기처분 대상으로 삼고있는 소각장에 더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지만, 다이옥신 배출여부는 반드시 점측정 하여 실시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런 계측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마련되어야 하므로, 해당부서의 공무원들이 소각장 굴뚝에 올라가 직접 배출가스를 흡입하고 매일 건강진단 결과를 공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듯 하다.

이 것이 수많은 소각장 건설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소각장 정책을 밀어붙여 온 공무원들의 바른자세가 아닐까 한다.  

익산시 청소과 공무원들이 환골탈태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사안일주의를 떨쳐야 한다.

 '압축쓰레기 소각은 불가'라는 원칙을 세우고, 호흡을 한 박자 늦춰야 한다. 매립장 확보는 최대한 서둘러야 하고, 이 기간동안 야적쓰레기 주변 주민들의 고통을 익산시가 공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