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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탐방7. 익산어양중학교

▲ 바른 인성과 알찬 실력으로 꿈이 영그는 학교

영어·과학 영재학급 운영 실력 쑥쑥

독서로 시작하는 하루, 토론능력 탁월

비전발표회로 자기주도 미래설계 자신

소통을 통한 학생 밀착 생활지도 긍지

어양중학교 홍순창 교장

어양중학교는 지난 2004년 개교해 6회의 졸업생을 낸 비교적 젊은 학교다. 그러나 신생 학교라는 약점을 일찍 털어내고 우수한 학교, 가고 싶은 학교로 거듭났다. 개교 2년만인 2006년 전라북도교육청이 뽑은 학교평가 우수학교로 선정됐고 2009년에도 같은 부문에 선정됐다. 또 작년에는 영재교육 우수상을 받으며 위상을 높였다. 최근엔 독서교육 지도와 스포츠, 밀착형 생활지도를 통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창의적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익산시민들도 어양중에 대한 이미지를 ‘신생’이 아닌 ‘명문’으로 인식하고 있다. 어양중에 다니는 학생들도 자신의 학교에 긍지를 갖고 있으며 학부모도 안전하고 실력 있는 어양중에 마음을 주고 있다. 교정에 놓인 바위에 쓰인 ‘하늘 고일 기둥 되리라’라는 말이 어울리는, 전교생 838명과 교직원 48명이 함께하는 어양중학교를 소개한다.

◇ 한명 한명이 소중한 학생

어양중 홍순창 교장은 법학을 전공하다 교육에 뜻을 품고 교육자의 길에 들어섰다. 전북 무주고등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고 20여년 동안 한결같이 지·덕·체가 조화로운 전인교육에 힘써왔다는 그는 올해 3월 1일 어양중학교에 부임했다.

한 학기를 마친 시점에서 어양중에 처음 왔을 당시의 느낌을 묻자 그는 “맞선을 보는 것처럼 설레였다”고 운을 떼며 “주변에서 어양중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직접 와보니 주변 환경도 정서적으로 안정돼있고 내부 환경도 훌륭해 정말 좋은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어양중은 아파트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곤 하지만 주변에 청소년 유해업소가 적고 2003년 준공된 현대식 교사와 운동장은 최적의 조건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평가다.

이리고등학교와 함열고등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작년까지 장수군 계북중학교에서 근무하다 어양중에 부임한 홍순창 교장은 “작년까지 학생수 가 적은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니 학생 한명 한명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알게 됐다. 어양중에 와서도 한 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신념으로 교육지도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어양중 학생(사진 오른쪽)들이 토론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뽐내고 있다.

◇ 독서 토론 교육으로 소통을

학생들은 책을 가까이 했을 때 가장 학생다워 보이지 않을까. 어양중은 매일 정규수업 시작 전 8시 15분에서 30분까지 독서로 하루를 시작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반복해서 독서습관을 기르고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도서실을 중심으로 연중 진행되는 다양한 독서 행사는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즐기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기르게 하고 있다.

독서량이 많아진 어양중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국어 교과와 연계한 토론활동에 즐겁게 참여하게 된다. 특히 독서토론 동아리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열의가 높다. 창의력, 문제해결력, 사물을 보는 총체적 안목을 키워내는데 독서와 토론이 가장 주효하다는 판단이다. 학년 말에는 교내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독서력과 토론능력을 뽐내는 장을 마련해 어양중학교에 다니는 즐거움이 되고 있다.

이렇게 다져진 능력은 올해 ‘제11회 대한민국 독서 토론대회’에서 열매를 맺었다. 정미영 교사의 지도로 함께한 어양중 토론동아리 팀은 전북지역 예선에서 1위를 거두며 지역 대표로 숙명여대에서 열린 본선에 진출했고 3학년 김현선 양이 대상, 동년 이후의 양이 장려상을 수상하고 단체전에서도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황경희 교감은 “정말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스스로 좋아하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때”라며 “독서습관을 통해 전국에서 제일 독서토론을 잘하는 학교이며 소통하는 어양중학교가 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창의 융합 인재 육성하는 영재학급

어양중은 지난 2008년부터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정식으로 인가를 받아 영재학급을 운영해오고 있다. 2009년부터 영어와 과학 교과의 영재학급을 개설하고 학생들을 학년과 관계없이 선발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영재교육 대상자로 각 과목당 20명씩 선발된 학생들은 심화 학습 뿐 아니라 독서, 인성, 리더십 교육, 현장체험학습 등 총 112시간의 창의 인성교육을 받는다. 단계별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재구성하고 적용하는 영재수업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능력과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최대로 신장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과학과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지도력, 자율적 탐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학습모델을 선택 운영하며, 영어과는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가 결합된 프리젠테이션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영어교사와 원어민교사가 협력해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으로는 지난 5월 19일부터 2박 3일간 양평 영어마을 체험캠프를 다녀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홍순창 교장은 “영재학급이라고 해서 높은 수준의 학습에만 목표를 두고 있지 않고 글로벌 융합 인재로 길러내는 게 영재학급”이라며 “누구라도 영재가 될 수 있으니 자신 있게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고 있다.

◇ 꿈을 그리는 비전 발표회

중학교 과정에 들어선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갖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홍 교장은 올해 어양중에 부임하면서 ‘비전조회’를 기획했다.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표함으로써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감을 갖는 계기로 만들자는 취지다.

지난 5월 24일(목요일)후에는 3학년 학생들의 비전조회가 열렸는데 3학년 1반 김현선 학생 외 7명의 학생이 ‘나의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하는 학생들과 더불어 경청하는 학생들도 자신들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2학년 박진만 군은 비전 발표에서 “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약 2-5년 정도의 단기적 목표를 연속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으로 제 맘속의 목표를 이루는 계획을 세웠다”며 “2년 후 과학고에 입학, 조기 졸업을 목표로 하여 2년 후 카이스트에 진학하여 수리과학과 전공, 학위 취득을 통해 전문적인 연구원이나 대학의 교수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어양중은 전교생에게 ‘어양플래너-꿈을 그리는 노트’를 제작해 배포하여 학생 스스로가 계획하고 실천하며 점검하여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과 진로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홍순찬 교장은 “사람들 앞에 서서 꿈을 이야기 하는 것 자체부터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이뤄가며 자신감을 얻게 되면 더 큰 꿈을 향해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비전 발표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 소통과 협력의 학교생활

학생 수가 많은 학교일수록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양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어양중은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과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했다.

먼저 어양중은 학생들과의 소통과 감화를 통한 밀착형 생활지도를 펼치고 있다. 종래의 억압적인 규제와 감독대신 반갑게 맞이하는 등교지도를 비롯하여 학생인권부장 교사를 두 명을 두고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상담을 강화했다. 그리고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를 통해 교장을 비롯한 학급 리더 및 학생자치회 간부가 모여 소통간담회를 운영하여 학생과 더불어 나아가는 학교를 지향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인성지도 또한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청소년의 건강과 바른 인성에 큰 효과를 주는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어양BC' 농구스포츠클럽에는 학생 77명이 참여하여 점심시간과 토요방과후 활동은 물론 온오프라인(on-offline)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어양BC 농구클럽’은 작년 전북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우승, 전북대표로 본선에 나가 전국 3위에 입상했으며 올해에도 2012 청소년클럽대항 생활체육대회에서 2년 연속으로 우승했다.

칭찬쿠폰을 통한 전교생의 상담 생활화도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부분이 되고 있다. 상담실이라고 하면 흔히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반성문을 쓰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를 벗겨내고 놀이와 같은 상담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어양중의 ‘Wee 클래스’는 칭찬쿠폰 프로그램을 통해 작년 한해에만 전교생의 90%가 상담실을 이용하는 성과를 보였다. 소소한 고민부터 위기상황까지 자연스럽게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여 즐거운 학교생활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가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

익산시는 외곽지역 중학교를 제외하고 학생들이 선택해서 진학한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이제 곧 진학할 중학교를 골라야 한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로 어떤 중학교에 아이를 보내야 할지 고민이 큰 시점이다. 지난 7월 교육발전 5개년 계획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다양한 특기와 적성을 기를 수 있는 학교’를 가장 선호하는 반면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는 학교’라는 대답이 많았다.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불만족인 부분은 과감히 개선해 나가는 게 지금의 학교가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어양중이 보여주는 다양한 노력도 보내고 싶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자.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