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부터 학생까지 행복한학교 만들기

꾸준히 성장해 결실 맺는 거북이교육

교과와 연계한 살아 있는 체험활동 

학습과 특기개발이 어우러져 상승효과

많이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공자의 가르침<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이다. 어떤 일이든지 간에 즐겁게 임하는 마음가짐이라면 노력이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는 말로 풀이된다. 즐겁고 행복한 배움터를 추구하는 학교개혁의 물결이 ‘혁신학교’라는 이름으로 표출되고 있는 현재의 교육현장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이와 같은 교육 목표를 꾸준히 실천해나가는 중심에 이리북중학교가 있다. 강당과 운동장, 교사(校舍)가 아담하게 모여 있어 평범하지만 안정된 느낌을 준다. 1·2학년 7학급, 3학년 8학급, 특수학급 2개 학급, 총 24학급으로 편성, 788명의 학생이 47명의 교원들과 함께하는 배움터다. 

이리북중학교 최정섭 교장

◇ 교장부터 학생까지 행복한 학교

2010년 부임해 올해로 3년째 북중을 이끌고 있는 최정섭 교장은 15년간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과 그 후 교육연구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았을 때, 선생님이 정성을 들인 만큼 아이들은 반드시 바르게 성장한다. 그렇기에 교사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교실에 행복한 마음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정섭 교장은 이를 위해 교사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매주 월요일의 아침조회 수를 줄이는 대신 수시로 교사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메신저 등을 통해서도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재량권 내에서라면 교사들의 의견을 백퍼센트 수용한다는 방침을 자신 있게 실천하는 그는 “먼저 선생님들과의 벽을 없애고, 요구하는 것은 어떻게든 들어주려고 노력하기에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 선생님이 행복하면 아이들도 달라진다. 그러면 학부모들도 학교를 신뢰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 그렇게 삼박자가 갖춰진 학교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학교는 밖으로 내세울 만한 화려한 내용은 없다. 단지 기본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운영하면서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교사들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겉은 볼 품 없을지라도 속이 꽉 찬 학교가 북중이다”고 강조했다.

◇ 화려함 보다 꾸준히 발전하는 ‘거북이’교육

북중학교는 1985년 개교할 당시 익산시내권에 처음 생긴 남녀공학 중학교였다. 지금은 26개 학교 중 17개교가 남녀공학이고 사립학교를 제외하면 함열중을 뺀 나머지 15개교가 모두 남녀공학으로 바뀌거나 신설됐다. 처음 생길 당시만 해도 북중학교가 남녀공학 학교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매우 높았고 새로운 교육모델을 실시하는 젊은 학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이유로 인기 있는 동시에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북중은 거북이처럼 올곧게 성장하여 우려를 씻어내고 익산시민들에게 당당히 사랑받고 있다.

거북이는 북중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 북중학교의 배지와 교복마크에 거북이가 그려져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북중이 걸어온 모습이 거북이가 상징하는 꾸준함과 노력에 부합하기 때문일 것. 지금껏 만 명이 넘는 학생들을 배출하며 지역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거북이’ 학교가 결실을 맺는 한 부분이다.

◇ '우리 반이 최고 좋아요’

북중은 학생중심 학교운영의 일환으로 학급별 자치활동을 강화해 시행해오고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리더십을 배양해 현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를 육성하는 한 방법으로, 이러한 경험은 학습 면에서도 자기학습주도형으로 연계돼 다방면에 효과를 보고 있다. 작년부터는 학급자치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담임교사와 학생간의 응집력과 학생들의 소속감, 일체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전교에서 8학급을 선정해 학교에서 20만원씩 지원해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모두 함께 하는 학급간식 만들기’, ‘나눔과 배려의 인성교육을 위한 문화 체험 활동 및 체육활동’, ‘행동으로 엮어가는 학급자치회 운영’, ‘지리산 숨결을 따라서’, ‘나도 봉사왕!’ 등의 프로그램이 선정됐으며, 학급자치활동의 참맛을 느끼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또한 북중학교는 토요일에 교과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토요 스포츠데이’에는 농구반과 스케이트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문화예술동아리활동으로는 ‘락밴드동아리’가 학생들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밴드동아리는 축제공연 및 지역사회 공연을 목표로 45명의 학생이 매주 토요일 3시간씩 드럼, 기타, 보컬, 키보드반으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다.

또 교과와 연계한 토요체험학습으로 지난 5월에는 음악교과와 연계해 뮤지컬을 관람했고, 역사과학교과는  지난 14일 30명의 학생이 부안 문화캠프를 다녀왔다.

◇ 학습, 인성, 복지의 ‘어울마당’

북중은 2011년 과목중점형교과교실제 운영학교로 지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과교실제 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국어, 수학, 사회교과 시간은 전용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학교는 학생들이 쾌적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교실을 리모델링하고 전자칠판, LCD프로젝트 등의 시설을 완비했다. 교과교실을 이용할 경우 교수매체의 활용이 용이하고 교재 및 교구의 이동이 없이 지속적인 체험 탐구학습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학생들이 교과교실로 이동하는 시간이 부족하고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성인권 교육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 하다. 실천위주의 인성교육을 지향하며 바른 가치관 형성에 목표를 두고 ‘자성록’ 쓰기,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활용한 명상시간, 칭찬 릴레이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23일부터 7월 19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전문가를 초빙해 집단 상담과 예절교육을 실시했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통한 프로그램도 학교생활을 즐겁고 풍요롭게 한다. 독서습관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하며 방학 중에는 독서캠프를 연다. 봉사활동과 심리정서, 진로캠프,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며, 특히 하계 방학 중에는 진로탐색 직업체험, 자원봉사캠프, 여름방학캠프, 미디어영화교육, 우주체험 등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학생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북중학교는 매년 10월경 축제 ‘어울마당’을 연다. 작은 중학교의 축제라고 시시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 북중의 학생중심 학교문화는 학생들의 축제 참여도와 뜨거운 열기로 나타난다. 가요제, 공연을 비롯하여 과학체험, 먹거리장터, 알뜰장터, 수학체험, 민속놀이, 퀴즈마당, 전시회, 금연교육관 등 다양한 활동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북중학교 강당 입구에 있는 신발장에는 백여 켤레의 운동화가 있다. 운동화는 겨울철에 학생들이 발 시리지 않고 체육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된 것. 교사로부터 학생까지 행복하고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믿음을 보내본다.  

정완창 인턴기자

3학년 1반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학급자치활동의 일환으로 지리산 피아골 산행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