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쿨 사업 선정으로 친환경 학교로 탈바꿈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사제동행 멘토링’
예절실 갖추고 전교생이 전통예절 생활화 실천
개인별 특기·적성 계발 장려, 신나는 학교생활
이리동중학교 신상균 교장
동산동 고래등오거리(동산오거리) 너머 양지바른 언덕에 늘 푸른 운동장을 가진 배움터가 있다. 1951년 개교 이래 62년의 역사와 전통으로 익산시민과 함께한 이리동중학교다.
동중은 전북 최초의 '그린스쿨'로 친환경교육의 장을 열었으며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천, 활력이 넘치는 학교로 변하고 있다. 또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학교로 지정돼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교육복지 시스템을 보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적성에 따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진로지도에 힘쓰고 있다.
신상균 교장은 “행복한 학생에서 건실한 국민으로, 나아가 폭넓은 세계인으로 성장시키는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열정과 사랑으로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동중학교에는 특수학급을 포함해 22학급, 681명의 학생이 꿈을 키우고 있고, 54명의 교직원이 일하고 있다.
◇ 친환경 그린스쿨
동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설이 낙후된 학교 중 하나였다. 1990년에 남중동에서 동산동으로 신축이전 했을 때도 기본 시설만 겨우 갖춘 상태였고 환경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졌고 동중에 대한 이미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학교라는 식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이젠 오히려 부러워할 만한 학교가 됐다.
2009년 정부의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그린스쿨 조성사업에 1차로 선정돼 친환경 학교, 에너지 절감학교로 바뀐 것이다.
전북 최초의 그린스쿨로 총 39억5천만 원을 들여 건물 전체를 편백나무, 친환경 도료 등을 사용해 증축 및 리모델링하고 태양열발전시설, 풍력발전기, 지열냉난방시스템 등을 도입해 최신식 친환경 학습 공간으로 꾸몄다.
내부에는 특성화 교실 및 각종 활동 교실을 갖추고 프로젝터, 음향설비 등과 동아리활동 도구를 갖춰 학습과 생활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9년에 총 8억 원을 들여 운동장을 국제규격의 인조잔디구장 및 트랙 등으로 조성, 학생들의 체육활동 뿐만 아니라 동산동, 마동 지역 주민들의 여가 시간 활용에도 도움을 주는 학교로 발돋움했다.
친환경 학교로 단장된 동중학교. 인조잔디구장에서 축구부 학생들이 훈련하고 있다.
◇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학교
기자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 예절실에서는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남녀 학생들이 실수 없이 큰절, 작은 절을 반복하고 있었다.
다도 시간엔 둥그렇게 둘러앉아 낯선 다기 명칭도 배우고 친구에게 예절을 갖춰 차를 대접한다. 예절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사뭇 의젓해 보이는 동중학교의 전통예절교육 시간의 풍경이다.
예절 교육은 동중학교만의 자랑거리다. 동중은 교실을 전통 한옥처럼 리모델링한 ‘예절실’을 설치하고 전교생이 예절수업에 참여해 전통예절과 생활예절을 익히고 있다.
예절수업은 한복입기, 절하기, 바른 자세, 다도 예절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전문 예절강사를 초빙해 전 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또한 동중학교에선 매일 아침 수업시작 전 특별한 시간이 있다.
올해부터 ‘TV동화 행복한 세상’ 시청시간을 편성해 10분 동안 감성·인성 교육을 하고 그 후엔 선생님과의 상담시간을 갖도록 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밖에도 독서습관 활성화를 위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독서지도사를 채용했는데, 도서실에 상주하며 학생들의 독서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학기별 문학기행, 다독자 시상, 행운의 글귀 찾기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중학교 학생들이 예절실에서 다도 예법을 배우고 있다.
◇ 다양한 교육복지, 맞춤형 학생중심 교육
동중은 지난 5년간 도교육청으로부터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교로 지정돼 운영됐는데, 올해 다시 3년이 연장돼 학생들이 폭넓은 복지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주요프로그램으로는 ‘사제동행멘토링’, ‘내 꿈을 찾아서’, ‘자원봉사활동’, ‘학부모 연수’ 등이 있으며 학생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사제동행멘토링’은 교사(멘토)와 학생(멘티)이 결연을 맺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까이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교내외에서 언제든지 대화하고 문화 활동을 하는 등 고민을 나누고 사제지간의 정을 쌓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내 꿈을 찾아서’는 방과 후에 이뤄지는데, 기초능력 향상을 위한 공부방을 비롯해 난타, 밴드, 기타, 애니메이션, 바이올린, 댄스 등의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고 적성과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자원봉사활동’은 학생회가 주최해 학생들 스스로 봉사활동에 나서도록 지원하여 봉사의 참 뜻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작년 겨울엔 학생들 성금으로 어려운 이웃에 연탄 2천장을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학부모 연수'는 가정교육을 담당하는 학부모에게 필요한 자녀와의 소통방법을 알리고자 마련된 것인데, 전문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열고 가정과 학교가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되고 있다.
아울러 ‘예절캠프’, ‘내성적의 반올림', '학급자치활동’ 등 교육복지활동이 다양한 만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 성적 편차 시정, 교통불편 해소 필요
동중학교 학생들의 성적은 학생별로 편차가 높은 편이다.
2011년 7월 실시한 국가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대부분의 과목에 중상위 수준이었으나 기초학력 미달학생은 타 학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체육특기 학생들을 감안하면 편차가 줄어들겠지만 전체적으로 상-하위권 학생의 편차가 심하다.
동중은 이런 학력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방과후 공부방을 특별 운영해 학원에 갈 형편이 못되거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 학년에 한 반씩 편성하여 매일 2시간 동안 부족한 과목을 학습한다.
동중은 불편한 교통편과 위험한 주변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송·영등동 지역과 모현·송학동 지역처럼 집과 학교가 먼 학생들은 교통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데 동중학교 근처로 가는 버스 노선이 부족하다.
학교측은 영등 부송동 지역 학생들을 위해 스쿨버스 4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타 지역 학생들은 통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교와 행정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고래등오거리(동산오거리)에서 동중학교까지 가는 등하교길이 좁고 차량 통행이 많기 때문에 자칫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학교측은 학교 내부에만 안전지킴이를 두고 있어 학교 밖을 오가는 학생들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
◇자신감 넘치는 학생이 곧 학교의 자랑
"학생 지도엔 끝도 없고 경중도 없습니다. 억지로 시켜서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을 망치는 지름길일 따름입니다. 저를 비롯한 동중의 교사와 직원 모두는 열정으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향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신상균 교장은 줄곧 학생 중심과 세심한 사랑을 강조했다.
동중은 ‘새 빛’을 학교의 모토로 삼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곳곳이 빛나는 학교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학생들을 보호하는 친환경 교실에서, 푸른 운동장에서 연습에 여념 없는
축구부 학생들의 땀방울에,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이들의 미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통해 특기를 계발하는 학생들의 눈동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눈부신 빛이었다.
"내가 바로 우리학교의 대표 자랑이에요."
학교 자랑을 해보라는 질문에 3학년 양혁진 군이 말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그 대답을 새삼 곱씹게 되는 것은 학교의 자랑은 바로 학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의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학교라면 누구라도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정완창 인턴기자
‘사제동행멘토링’결연식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들이 밝게 미소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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