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익산을 지나는 만경강 지구 2.5㎞를 정비하기로 해 환경문제가 나타나지 않을지 관심을 끈다.

4대강 사업과 형태는 약간 다르지만 물길 주변을 대폭 준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달 만경강 목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25일에는 익산시 평화동자치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설명회 자리에는 일반 주민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으며, 통장 19명만 참석해 깊은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다. 

용역사 관계자에 따르면 만경강 목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익산 목천포에 있는 만경강 철교에서부터 2.5㎞ 떨어진 목천대교까지를 정비하는 것이다. 홍수 방지와 수변공간 조성, 새만금 수질오염 방지 등이 목적이라고 했다. 

주요 내용은 하천 주변을 대규모로 준설(흙을 파냄)해 강 너비를 250미터로 확장하는 것이다.

또 제방 주변에는 산책로와 만경강자전거길을 조성한다.

문제는 대규모 준설이다. 여름철 호우 때를 제외하고는 수십미터가 채 되지 않는 물길을 대폭 늘리는 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

◇ 4대강 사업으로 환경 악화 여론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듯이 4대강 사업지구로 포함된 하천은 물고기 떼죽음, 수질 및 생태에 해로운 녹조류 확산 등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하천 부지의 대규모 준설과 보의 건설, 이로 인한 깊은 수심과 물 흐름 속도 감소, 높은 기온 등이 4대강 유역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게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물이 잘 흐르지 않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을 받고 자연정화 기능이 없어진 상태에서 오염물이 남아 있다 보니 물이 썩는다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집중호우 때는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지만 갈수기 때는 녹조현상과 같은 오염현상이 더 증가하게 된다.

정부는 4대강 유역의 녹조현상이 비가 적게 내리고 일조시간이 길었으며, 기온이 높은 것이 원인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천 및 재자연화 분야의 전문가인 독일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공사 때 강 바닥에서 엄청난 양의 모래를 파내는 바람에 하천 단면이 커져 강물이 공사 이전의 속도를 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유속 느려지고 자연정화 기능 위축 우려

만경강 목천지구 정비에는 4대강 사업과 같이 보 설치 계획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 환경대란 우려는 없지만 하천 너비 확대로 인한 물 흐름의 속도 감소, 고수부지의 준설로 인한 자연정화기능 위축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용역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고수부지가 농경지로 사용돼 오염원이 많았는데, 정비가 되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습지형태로 남아 있거나 농경지로 사용되고 있는 수변부지는 물의 양이 많을 경우 오염물을 분해하고 걸러주는 자연정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어류의 산란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천을 250미터로 확대했을 때는 습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오염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으며, 하천 너비 확대로 물 흐름이 느려지고, 넓은 수면 위에 강한 햇빛이 내리쬘 경우 오염부하량이 증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진입로, 체육시설 요청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몇몇 통장들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쉼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개설과 체육시설 확충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용역사 관계자는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하천 정비"라면서 "체육시설을 많이 설치할 경우 진입로가 개설돼야 하고,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체육시설을 늘리면 안 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내년 9월 초까지 사업내용을 확정하는 실시설계를 완료할 예정이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