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참가자들, “잘못된 입찰방식 원천 무효화, 재입찰 해야” 주장

지난 18일 실시한 익산 모현동 부영아파트 단지내의 상가 분양 공개입찰 과정에서 사전 정보유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법원 경매의 입찰방식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어 사전 정보유출의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영아파트의 입찰과 관련한 의혹과 관련 내용을 자세히 알아봤다.

◆ 모현동 부영아파트 상가는?

이곳은 1천여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입찰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신규조성 주거단지인데다 모현동 택지개발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이동인구가 밀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또한 인근 상권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 상가의 경우 무제한 전매가 가능하고, 투자가치도 상당히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가는 3층으로 모두 22개다.

1층의 분양 내정가격과 갯수는 13평(1억3,600만 원) 7개, 27평(3억 원)이 2개, 40평(4억8,900만원)이 1개다

2층은 20평(7,100만 원) 4개, 30평(1억700만 원)이 1개, 40평(1억6,300만 원)이 1개다.

3층은 2층과 갯수는 동일하고 가격은 20평(6,100만 원), 30평(9,200만 원), 40평(1억4,200만 원)이다.

◆ 사전 정보유출 '근거 있다'
    입찰금액, 직원들 모두 알 수 있어

일부 입찰자들 및 주민들 주장과 (주)부영주택 입찰방식에 따르면, 사전 정보유출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원 경매의 경우 경매 최저가가 제시되고, 이 금액 이상을 입찰가격으로 적어야 한다.

경매에 참가하려는 자는 입찰가격을 아무도 모르게 정하고, 입찰 참가 가격의 10%의 보증금(현금 또는 자기앞 수표)을 입찰봉투에 봉해서 넣는다.

경쟁자들 또는 경매업무를 집행하는 이들은 누가 얼마에 입찰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번 문제가 된 (주)부영주택의 입찰방식은 정보의 누출이 아주 쉽게 되어 있다. 재입찰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부영주택의 입찰방식은 일단 입찰 참가자가 (주)부영주택이 내정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신이 입찰하고자 하는 금액의 10% 이상의 보증금을 최종 투찰 전에 직원들에게 납부했다. 이 과정에서 (주)부영주택 관계자들과 직원들은 어느 입찰 참가자가 보증금을 얼마를 냈는지를 알 수가 있다. 때문에 얼마에 최종 투찰할 것인지 대략 예상할 수 있다.

이 입찰보증금 정보는 사전에 직원들과 관계나 친분이 두터운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세어나갈 수 있다.

◆ 사건의 배경과 사전 정보 유출 의혹

이번 (주)부영주택의 문제가 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총 22개 상가가 있는데 1층 10개 상가 중 13평 상가 7개 모두를, 2층 20평 상가 3개와 3층 20평 상가 2개를 합한 총 12개의 상가를 낙찰받았다.

1층 상가의 경우 (주)부영주택이 제시한 내정가격이 1억3,600만 원이었다.

13평짜리 1층 상가는 서로 다른 가격으로 2억5천1만원에서부터, 2억6천10만 원 등 최고 2억8천만 원까지 낙찰됐다. A씨는 2층 20평짜리는 1억3,000만원에서 1억3,100만원에, 3층 20평짜리 상가는 6,600만원에서 8,150만원에 낙찰받았다.

일반 법원의 경매방식은 자신이 낙찰받고자 하는 금액을 기록하고 그 금액의 10%의 현금 또는 자기앞수표로 된 입찰보증금을 동시에 입찰봉투에 봉인해서 투찰하는데, (주)부영주택은 낙찰받고자 하는 금액의 10% 이상의 보증금을 투찰함에 투찰하는 2시 30분 이전인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직원들에게 납부했다.

1층 상가의 내정가격이 1억3,600만 원이었으므로 최저 1억3,600만 원에 낙찰받기를 원할 경우 10%인 1,360만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내면 된다.

1억 5천만 원에 낙찰받기를 원하는 경우 1,500만 원 이상을, 2억 원에 낙찰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2천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2시까지 (주)부영주택에 납부해야 했다.

2천만 원을 낸 사람의 경우 2시 30분 투찰 시간에 낙찰가격으로 2억 원 이상을 투찰용지에 적을 수 없다.

2시 최종 낙찰 가격의 10%인 입찰보증금 2천만 원을 납부한 사람이 낙찰가격을 2억 원 이상을 적을 경우 탈락하게 된다.

1억9,000만 원을 적었을 경우 그 보다 높은 1억9,001만원을 쓴 사람이 최고의 가격이라면, 1만원을 더 쓴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주)부영주택 입찰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최고 보증금이 얼마인지, 누구인지 직원들이 알게 되고, 그 직원들이나 (주)부영주택 관계자들이 자신들과 잘 아는 사람에게 알려줬을 경우 그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낸 사람이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 최소 네명 이상의 직원들이 입찰보증금액 알아

(주)부영주택에 따르면, 공개입찰 현장의 접수처에서 입찰 보증금을 접수받는 2~4명의 직원이 입찰보증 금액 확인절차를 거쳤다.

때문에 입찰 보증금 금액을 알려고만 하면 모든 직원들이 이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에게든지 전화 또는 기타 다른 방법으로 입찰보증금 납부금액을 알려줄 수가 있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입찰보증금 접수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였는데, 주로 2시 경에 접수가 밀렸다.

2시 마감 이후 최종 투찰한 2시 30분 이전까지 최소 30분 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이 기간 중에 (주)부영주택 또는 관계자들이 입찰보증금 정보를 누설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결론에 이른다.

(주)부영주택 관계자는 "이 의혹은 12개의 점포를 낙찰받은 이의 차점자가 1만원에서 10만원의 차이로 낙찰을 받지 못하자 이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다"면서 "100% 맞아 떨어지도록 투찰금액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에 참가한 이들은 이에 반해 "근본적으로 입찰방식 자체가, 사전 정보가 누출되는 구조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부영주택이 진행한 입찰을 원천 무효화 하고 새로운 입찰 방식으로 재입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익산경찰이 수사해 착수해 관련 통화기록이나 입찰 서류들을 조사할 경우 사전 정보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