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실 최신 설비로 맘껏 실력발휘

진로 역점 ‘내 꿈을 키워주는 학교’

지역사회 봉사 꾸준, 준법우수학교

다양한 특별교실로 실력 특기 성장

예로부터 사람 좋기로 유명한데다 용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라는 지명답게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용안면의 자랑 용안중학교. 1954년 개교해 60년 가까운 역사와 전통 속에서 지역 교육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온 용안중은 그 첫 느낌부터 남달랐다.

일단 교문을 들어서면 깨끗한 학교 건물이 도심지역의 어느 학교 못지않은 규모와 현대식 시설을 자랑하고 있으며, 넓은 운동장은 울타리 너머까지 확 트여있어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래된 소규모 농촌학교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도심의 학교를 외곽지역에 옮겨 놓은 느낌이다.

특히 무엇보다 남다르게 보였던 부분은 만나는 학생들마다 활기찬 에너지가 넘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밝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그것만 보더라도 용안중이 어떤 학교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었으며 밝고 진취적인 음악이 학교 전체에 흐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용안중은 일찍이 한해 2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던 큰 학교였으나 현재는 전체 36명의 학생들이 12명의 교원과 함께하는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학교다. 학생 수가 줄어들었어도 쇠퇴하지 않고 권불학교(倦不學校)라는 학교생활목표에 맞게 게으름 없이 성장해온 용안중학교를 소개한다.    

◇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용안중학교 장은생 교장

용안중학교 장은생 교장은 2010년 부임해 올해로 3년째 학교를 이끌고 있다. 그는 교직에 몸담기 전엔 전라북도 교향악단 창단멤버로 시작해 18년 동안 수석바이올리니스트를 역임한 프로 연주자였다. 자신의 꿈인 음악가의 길을 걷다 교직에 뜻을 품은 그는 학생들 한명 한명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돌보는 선생님이 되었다.

장은생 교장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 꿈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다. 모든 교육과정에서 그 방향을 최우선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이 먼저 어려운 여건을 딛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음악가로서 성공했던 경험이 이제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대하는 마음으로 전해지는 대목이다.

3년여 동안 용안중을 이끈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처음 부임할 당시에는 걱정도 없지 않았는데 막상 해보니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너무도 훌륭하고 이미 좋은 학교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 용안중에 오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원 속 첨단 학교

용안중은 학생들이 쾌적한 교육환경 속에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소규모 농촌학교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에 도심지역 학교에 비해 시설들이 낙후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용안중은 일찍이 전교실에 전자칠판을 설치해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학습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기자재와 책걸상 등도 마찬가지로 만족할만한 수준이어서 쾌적한 교실 내 환경을 만들었다.

복도에는 무균정수기와 손세정제가 설치돼 있어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며 급식실은 위생이 철저하게 관리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목적 강당은 건물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돼있어 사계절 내내 간편하게 실내 활동을 가능하게 하며 체육 기자재를 완비했다.

이 밖에도 용안중은 최신 시설의 다양한 특별교실을 운영해 실력과 특기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교과영역으로는 영어전용교실을 비롯해 기술실, 가사실,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체육실, 컴퓨터실, 특기적성실이 있으며 향토문화관과 전통문화관은 각종 전시공간으로 쓰이고 상담실과 남녀 학생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용안중의 골프연습실은 교실을 리모델링해 실내연습이 가능하도록 돼있다.

◇ 내 꿈을 키워주는 학교

용안중 교장실에는 전교생들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각 학생의 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현황판이 있다. 36명의 학생들이 꾸고 있는 36개의 꿈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키워주는 학교가 되고자 하는 용안중의 역점 프로그램, ‘내 꿈을 키워주는 학교’의 시작이다.

현황판을 살펴보면 사과장수에서부터 만화가, 경찰, 골프선수, 사육사, 대기업사장 등 다양하고 밝은 꿈이 꿈틀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은생 교장은 용안중에 부임해 아침마다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며 “뭐하러 학교에 왔니”라고 물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대답하지 못했고 3주 동안 그런 일이 반복됐다. 

그 일에서 크게 느낀 그는 학생들에게 꿈을 품게 하고 그 꿈을 키워주는 곳이 학교라는 생각이 학생들에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동원했다.

먼저 개인별로 꿈을 조사해 목표를 세우도록 하고 학생별로 특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학생 맞춤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학생마다 한 가지 특기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계발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보람을 느끼게 되며 때에 따라 수정도 해가며 노력하는 즐거움도 얻게 된다.

◇ 생활지도가 필요 없다?

용안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주목해야 할 것은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다.

용안중도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성교육이 실시된다. 매일 아침 독서시간을 노력중점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전주전통문화교육원의 예절 및 인성체험, 고군산군도 체험, 교내 인성캠프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적인 인성교육 보다 더 학생들을 바르게 만드는 것은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문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전 학년이 거의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이웃이고 오빠 동생 사이라 서로 돕고 돌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축구를 해도 선후배가 함께 공을 차고 다양한 방과후 활동도 함께 한다. 근처 4개 면의 중학교와 함께하는 한마음 체육대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또한 용안중의 학생들은 매년 학기마다 1회씩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나선다. 올해 1학기에는 근처 딸기밭과 토마토 농장에서 수확을 체험하고 농사일을 도우며 이웃이 곧 자신이라는 것을 경험했으며 2학기에는 학년별로 가까운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한 재롱잔치를 열고 어깨를 주물러주며 공경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학교문화 덕분인지 용안중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너무 편안하다고 너도나도 자랑한다.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진영수 교사는 “익산에서 이 학교로 출퇴근한 6년 동안이 너무 행복했다”고 하며 장은생 교장은 “생활지도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학교폭력이나 여타 문제가 없어 2011년에 준법우수학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 무학산 정기를 이어받아

용안중의 뒤편에는 무학산(舞鶴山)이라는 명산이 있다. 해발 100m의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해마다 백로가 찾아와 노니는 마을의 주산(主山)이다. 그 무학산의 정기를 받아 예로부터 용안에 인물이 많이 났다고 전해지며 용안중학교가 그 정기를 이어받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한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을 만나고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이에 2학년 민원영 양은 “가족 같은 분위기 여서 좋아요”라고, 김세령 양은 “자유로워요”라고, 남서현 양은 “선생님들이 신경 많이 써줘요”라고 대답하며 자랑하기 바쁘다. 학생들의 면면은 자신에 차보였다. 시간을 갖고 좀 더 얘길 나눈다면 학교에 대한 더 많고 자세한 내용의 자랑이 학생들의 입을 통해 나올 것 같았다.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행복하다고 말하고 학생들은 저마다 학교를 자랑한다. 용안중학교를 소개하며 이 간단한 사실 말고 더 이상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을까.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