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전무.. 용지 사놓고 공사 못 해

익산시 20개 시군도 및 농어촌도로 공사가 올해 전면 중단됐다.

예산을 편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익산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도로는 옛 이리시 지역 도로 및 시내와 외곽을 연결하는 시도(市道), 시군 통합 전 익산군에서 읍면을 연결했던 군도(郡道), 읍면 안에서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주는 농어촌도로, 도시계획법상 도시계획도로, 마을안길이나 새마을길 같은 비법정도로 등이다.

익산시는 2011년까지 매년 수십억 원을 들여 시군도 및 농어촌도로를 확포장했는데, 올해부터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공사가 멈췄다. 

도로에 필요한 땅을 사놓고 이미 공사를 시작했거나 용지를 매입하고 있던 도로사업 20개(27㎞)가 한꺼번에 중지된 것이다.

익산시가 정부의 예산교부 방침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도로에 필요한 예산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냄으로써 일어난 일이다.

2004년까지 정부는 자치단체에에 시군도 및 농어촌도로 예산을 '도로분 양여금' 형태로 따로 지원했으며, 나중에는 '도로보전금 교부세'라 불렀다. 도로에만 쓰라고 항목을 정해 준 것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 정부는 양여금 제도를 폐지하고 자치단체가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국비를 포괄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식(지방교부세)으로 바꿨다.

다만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도로보전금을 지자체에 나눠주면서 사업을 마무리하게 했다.

이 기간 동안 지원한 도로 예산은 연평균 66억원 정도였지만, 올해부터 중단됐다.

따라서 익산시가 올해부터는 포괄적으로 지원받은 지방교부세의 일부를 도로에 쓰던지, 자체 세입을 도로예산에 편성해야 하는데 후순위로 미루면서 한푼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굵직한 역점사업, 시비가 따라붙어야 하는 국책사업, 민간투자사업에 치중하다보니 예산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개의 시군도 및 농어촌 도로를 완공하기 위해서는 315억원이 더 필요하다.

시의회 산업건설위 임병술 위원장은 "갑자기 도로공사가 중단돼 지역에서 민원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도로는 정주기반 확충에 중요한 요소인만큼 소홀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