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학생들이 만든 자생 자원봉사대가 시민의 봉사대로 성장
솔솔 부는 바람으로 흔적 없이 상 받지 않고 사랑과 진실을 전해

2013년을 맞는 대한민국 익산이다.

매서운 겨울 추위에도 시계바늘은 멈추지 않고 돌아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한다.

새 대통령으로 뽑힌 그녀도 벅찬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것이고, 국민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며,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도 할 것이다. 당장 무엇 하나 달라질 것도 없지만 괜스레 설레는 기분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본지도 그와 같은 설레는 마음으로 신년을 맞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익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사회단체를 방문해 시민들의 손에서 빚어지는 활발한 활동들을 소개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아직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겨울이지만 2012년의 익산시를 돌이켜 본다면 바로 나눔의 손길이 뜨거웠던 해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들과 기업을 비롯해 단체들의 기부 문화가 확산됐으며, 여러 봉사단체 들의 활약 또한 어느 해보다 훌륭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일로 상기돼야 할 것은 이런 나눔의 문화가 시민들의 손에서 손으로 펼쳐졌다는 것이다.

여러 사회단체들 중에서 솔솔송자원봉사대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솔솔송은 자원봉사 활동이라는 말이 생소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에 시작해 지금은 전국 어느 자원봉사대보다 활약이 큰 단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나눔과 사랑의 기운이 충만한 익산시를 만들어 가는 시민들의 모임이며 나누는 것이 곧 기쁨임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솔솔송자원봉사대를 만나 봤다. 

◇ 솔솔송이란?

솔솔 부는 봄바람이 쌓인 눈을 녹이는 것과 같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맑고 밝고 훈훈하게 푸르른 마음으로 끊임없이 영원한 사랑의 노래, 봉사의 노래를 부르자는 의미로 초창기 회원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 창립 목적

공생공영의 정신을 바탕으로 ‘솔솔부는 바람으로 흔적 없이 상없이 사랑과 진실을 이웃에게!’라는 표어 아래 진실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은혜에 대한 작은 감사의 마음으로 주위의 모든 인연과 맑고 밝은 마음으로 훈훈함을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목적이 있다.

◇ 솔솔송 일일 실천덕목

삼행-부모에게 효도하기/ 이웃에게 친절하기/ 자녀 사랑하기
삼례-웃으며 인사하기/ 시간 지키기/ 옷매 바르게 하기
삼선-불우이웃돕기/ 고운말 쓰기/ 칭찬해주기
삼절-사치, 낭비 안 하기/ 물건아껴쓰기/ 남의 탓 안 하기

◇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익산

솔솔송자원봉사대는 1985년 원광대학교 청년 23명으로 출발했다.

당시 언덕위의 하얀 집이라 불리던 원광대학교 정신과 병원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 올해로 27년 째. 작은 사랑이 어느덧 장성해 익산시를 대표하는 자원봉사기관으로 거듭나 따뜻함이 충만한 익산을 만들고 있다.

1985년의 원광대학병원 정신과 병동은 치료 환경이 열악해 환자들이 많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었다. 사지를 묶인 채 누워있기만 하거나 종일 갇혀 있는 등의 환경 속에 있는 환우들을 위해 찾아간 봉사대원들은 준비해간 간식도 주고 기타공연도 보여주고 말벗도 해주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환우들이 화도 내고 쫓아내기도 했으나 꾸준히 신념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지속했고 그런 노력이 더 많은 이들을 감동시켜 참여 시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십시일반 모아 김밥을 만들어 익산역에서 배고픈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봉사대는 먼 길도 걸어 다니며 비용을 아끼는 것이 당연했다고 한다.

이들의 활동이 널리 알려지자 익산시에서도 나섰다. 보조금을 줄 테니 익산역에서 무료 중식 급식을 해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은 봉사대는 더 많은 나눔을 위해 흔쾌히 수락했다.

당시 이리역 광장 한쪽에 솥단지를 걸어놓고 칼국수를 끓여 대접하기 시작한 봉사활동이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 한마음으로 나누고 받는 익산

솔솔송봉사대는 시작부터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봉사가 아닌 함께하는 활동으로 나아갔다.

이를 위해 매년 솔솔솔공연을 기획해 도움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봉사대로 성장했다.

지금도 매년 열리는 한마음 잔치는 재능기부를 통해 팬플룻, 기타, 태권도 등 공연과 함께 어르신과 봉사대원이 함께 나누는 기쁨의 자리가 되고 있다.

그런 정신을 바탕으로 1995년에는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소년소녀 가장 50세대 돕기 열린 음악회를 개최해 활동의 폭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는데 애를 썼다.

그런 노력으로 1996년에 사단법인으로 정식 인가받고 활동을 널리 펼치는 계기로 삼았다. 그해 8월부터는 무의탁 독거노인 가정방문 서비스를 시작했고 10월에는 익산 노인의 전화를 개통하고 전화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11월에는 어르신 문화교실을 개설해 노인들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했다.

99년에는 ‘마음대조 공부방’을 개설해 심리 안정과 행복 찾기에 대해 노력을 기울였다. 익산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보육원에 방문해 봉사하고 사이버 공부방도 개설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또 이 해에는 제1회 학생자원봉사대 발대식이 열려 학창시절부터 시작하는 봉사활동의 기틀을 마련했고 익산시민 환경봉사, 무료경로식당 운영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어린이 봉사체험 마음학교를 열어 어린 학생들에게 봉사의 기운을 전해주고 있으며, 나눔 장터를 기획해 그해 11월에 ‘익산시민 재활용품 나눔 장터’를 원광대 체육관에서 개최한 후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봉사활동은 계속 이어진다. 2001년부터 왕궁한센병력자정착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이 밖에도 솜리어린이 청소년 민속큰잔치 자원봉사 참여, 어르신 생일잔치, 익산문화체험 도보순례 공동개최, 가족 자원봉사대 발족, 중국 솔솔송해외봉사활동, 수해 현장 복구, 태안반도 기름유출 복구 봉사 등 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느 곳이든 달려가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 흔적 없이, 상 많이?

솔솔송자원봉사대의 표어가 흔적 없이 상 없이 봉사한다는 마음이지만 이들의 아름다운 활동은 자연스럽게 상이 따라왔다. 바라지도 않으며 봉사한 열정이 여러 차례 상으로 인정받았다.

98년에는 자원봉사대축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2000년엔 특별공로상과 청소년육성유공단체 표창을 받았다.

그 다음해엔 제13회 아산사회복지상 효행부분 경로상을 받았고 세계자원봉사자의 날 자원봉사유공단체로 표창을 받았다.

2002년 자원봉사 대축제 표창, 2003년 익산시자원봉사대축제 최우수상, 호남대학교 자원봉사대축제 최우수상, 제5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 은상, 2005년 청소년 선도보호유공자상, 익산시 모범 청소년지도자상 등등 계속해서 상이 따랐고 2011년에는 자원봉사한마음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다

솔솔송자원봉사대는 현재 익산시에만 4천에서 5천명에 달하는 봉사대원을 자랑하고 있다.

익산시 중고등 학생은 거의 전부 솔솔송과 인연을 맺고 있으며, 어르신봉사대, 어머니봉사대, 선생님봉사대, 청년봉사대, 대학생봉사대, 학생봉사대, 차량·전문봉사대, 외국인봉사대 등으로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상근 직원이 단 둘 뿐이지만 익산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자원봉사대원들은 언제든 달려와 봉사하는데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회 속에서 각자 활동하면서 시간이 되면 몸으로, 시간이 없으면 지원으로, 그것도 없으면 소원하는 마음으로도 언제든 사랑을 나눈다.

상담교육기관으로 지정돼 봉사활동에 관련한 교육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미래 역량을 스스로 갖춘다.

솔솔송과 인연을 맺고 자란 학생들은 전국 각지에 나가서도 솔솔송에 지원하는 기쁨을 누린다. 어디에도 손 벌리지 않고도 대원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사랑으로 뭉쳐있기 때문이다.

솔솔송자원봉사대 신선화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자원봉사는 나눔 운동입니다.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여유와 만족과 감사와 행복을 불러 옵니다. 나눔은 나뉨을 막을 수 있고 모두가 하나 되어지는 운동입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