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의 도시, 석재산업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익산은 ‘여성친화도시’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중심에 남성 기업인들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추진력과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 익산 여성기업인들이 있다.

각계 다양한 분야 가운데 석재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함열읍 석매리의 천일석재 강현녀 대표를 알고 싶어졌다.

△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세상으로 나오다

남자도 하기 힘든 석재산업 분야에서 30여년간 우리 석재 기술에 대한 자긍심으로 버텨온 여성기업인 강현녀. 그녀는 석제품을 생산·수출하고 여성대표에 대한 걱정과 편견을 이겨내며 새로운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시대가 변화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강 대표는 남편의 사업이 저물어가는 해처럼 느껴졌다. 그는 해를 다시 뜨게 하기 위해 여성들이라면 대부분이 꺼려하는 석재산업의 길을 걷기로 했다. 

1978년 군 장교 출신의 남편 박광신 씨가 설립한 용왕석재의 일을 돕는 것이 시작이었다. 석재 산업일에 흥미를 느껴 경영에 참여했고 1988년 천일석재로 상호를 변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지휘했다.

△ 전문성으로 정면 승부 하다

천일석재는 경계석을 비롯한 볼라드, 의자석, 음수대, 납골묘와 각종 석물조형물 등을 전문으로 생산·시공하는 석재가공 업체다.

생산하는 제품들은 남다른 우수성을 보이며 무엇보다 한국형 디자인이 풍겨내는 특출함이 훌륭하다. 특히 질 좋은 국내석(익산 황등석, 포천 포천석 등)만을 사용하여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결로(이슬 맺힘)를 예방하고 통풍성이 좋으며 냄새가 없다.

이같은 제품의 품질은 1989년 일본에 최고급 납골묘석을 수출하여 찬사를 받았고 인기가 좋아 1991년 제29회 무역의 날에는 1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이렇듯 지난 20여 년 간 일본에 석제품 수출로서 한국석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시장에서도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 훌륭한 여성기업인으로서의 능력과 자질도 인정받았다.

평소 ‘정직’과 ‘신용’을 신념으로 모든 일에 솔선수범해 자기역량 개발에 힘쓰던 강 대표는 국내 여성 최초로 ‘석공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폭넓은 대외 활동과 연구·개발로 의장등록(4건), 실용신안(2건), 특허등록(4건), 디자인등록(7건) 등의 성과를 일궈 ISO 9001/14001 인증취득, 2010년 전라북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으며 올해 5월에는 지식경제부장관상도 수상했다.

△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

처음부터 이런 성과를 이루진 못했다. 여성으로서 억세고 우직한 인부들과 동료로 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은 일이 없어 빈 기계를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라는 의지를 갖고 그는 한 걸음씩 걸어갔다.

상담에서부터 설계 도면을 살피는 일, 원석공급 및 인원관리, 제품에 대한 사후 서비스 등을 직접 처리했다.

중장비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해 직접 현장에서 뛰기도 했다. 그의 의지가 만든 노력은 소비자와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했다. 저물어가던 회사는 다시 떠오르는 해가 되어 밝은 미래를 비추고 있었다.

강 대표는 “처음에는 고객과 인부들을 상대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우위에 서기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고함치는 사람들이 많아 힘들었어요. 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배려해주는 부분도 있었기에 위로와 도움이 되어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오늘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며 여성기업인으로서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노력’만이 성장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준 천일석재 강현녀 대표. 세월에 바스러지지 않고 더욱 단단한 석재를 만드는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오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