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이수진씨의 알콩달콩 행복한 익산살기
새마을협회 봉사활동 참여.. 마을 부녀회장 맡아

이수진씨와 남편 이규석씨, 아들 강호.

“한국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과는 달라요. 말도 다르고. 근데 와서 1년 2년 정도 살면 이해할 수 있어요. 베트남보다 더 좋아요. 싸움하지 말고 믿고 살면 행복해요.”

이수진(27)씨가 다른 이주 여성들에게 전하는 행복한 한국생활 방법이다. 그녀는 제 2의 고향 익산시 황등면 율촌리의 작은 시골집에서 행복한 에너지를 연일 발산하고 있다.

그녀는 베트남 하노이 출생으로 본 이름은 팜티쿡. 이수진이라는 이름은 본인이 텔레비전을 보다 맘에 들었던 이름을 선택했다.

남편 이규석씨를 만나 19세의 나이에 한국행을 선택해 익산으로 이주한지 올해로 8년째. 그녀는 이제 강호, 윤호, 세미, 세 아이를 둔 한국 엄마가 됐다.

그녀와 익산의 인연은 8년 전 친구를 따라 가본 소개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그녀는 “소개에 갔다가 그냥 돌아오는데 남편이 집까지 따라왔어요. 얼굴도 까맣고 맘에 들지 않았는데 어른들이 좋은 사람 같다고 해서 맘을 먹었어요”라고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어렸을 적 꿈이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는 그녀가 본 한국의 첫 인상은 “드라마에서 보는 한국하고 너무 달랐어요”다. 이어 이주하는 사람들이 으레 겪는 언어문제, 음식문제, 외로움 등 힘든 적응 시간을 거쳤다. 베트남과 기후가 달라서 겨울에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시어머니가 해준 고운 한복을 세탁기에 넣고 빨아버린 사건은 지금에 와선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그렇게 타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한 그녀는 이제 주변에 소문이 날 정도로 행복한 가정을 자랑한다. 한국음식도 좋아해서 체중이 부쩍 늘었다. 나아가 그녀는 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밖으로 펼치는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그녀의 행복한 가정에 대한 소문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불러들였고 그 중 베트남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는 요청이 제일 많았다. 이수진씨는 그 덕분에 매년 익산의 총각과 함께 바다를 건너 고향에 가서 사랑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직접 소개시켜 준 것만 다섯 커플이나 되는데 모두 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또 그녀의 집을 찾는 다른 이유는 그녀에게 상담을 받기 위함이다. 초기 커플들이 대부분인데 여러 문제로 싸우기만 하면 그녀의 집을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서로 이해시키는 한편, 갈등을 이기고 행복하게 사는 본인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희망을 심어줬다. 매번 그렇게 화해시켜주다 보니 그녀의 집이 마치 다문화 가정을 이룬 사람들에게 상담소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2011년 황등면민의 날에 다문화가정상을 받은 것은 그런 모습이 귀감이 됐기 때문이다.

또 그녀는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황등면 생활개선협회와 새마을 부녀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으며 올해는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동축제와 국화축제 때에도 마을 주막에 참여해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이수진 씨는 “너무 재밌어요. 아직 잘 모르는 게 많지만 제가 막내니까 다들 잘 도와주고 예쁘게 봐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남편 이규석 씨는 아내에 대해 “밝고, 의지가 강해서 문화가 틀린데도 받아들이고 잘 적응해준 아내가 고마워요. 물론 예쁘죠”라고 했다. 베트남은 불교국가인데 시어머니가 교회에 가자고 이끌었을 때에도 군말 없이 따랐던 이수진 씨가 특히 고마웠다.

그녀는 “우리 남편은 착하고, 저한테 잘해주고, 애들 잘 돌봐주고, 일 열심히 하고, 물론 잘생기고…”라며 자랑에 끝이 없다.

행복한 가정을 가꾸며 행복의 기운을 아낌없이 주변에 나눠주며 살아가는 ‘사랑 전도사’ 이수진 씨는 “시부모님과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익산에서 사는 것이 행복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