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부터 시 현안까지 앞장서 해결.. 평생 봉사하는 삶

낙후된 함열 안쓰러워 눈물.. 지역 통합위해 노력할 것

“함열 지역이 익산시로 통합되면서 쇠퇴하고 낙후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건강이 되는 한 함열읍의 본 면모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동근(72)씨의 함열 사랑, 익산 사랑이 유별나다. 함열읍 흘산리 과동마을에서 살며 13년째 이장을 맡아 마을 일과 읍 지역 일에 솔선수범하며 더불어 익산시 현안도 마다않고 발 벗고 나서 힘을 보탰다. 23가구가 가족처럼 서로 돕고 살아가는 흘산리부터 30만 인구의 익산시까지 그의 애정 어린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2010년에 익산시민의장 봉사장을 받은 그가 내미는 봉사의 손길은 지금도 따뜻하게 전해지고 있다.

그는 주민자치센터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던 2003년에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아 함열읍 주민자치센터 개관과 함께 자치프로그램을 발굴하는데 매진했다. 2002년 개관한 자치센터는 단순 문화공간을 탈피해 소도읍의 특성에 맞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추고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어울리는 자치센터를 만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개관한지 1년 만에 2003년 전국 자치센터박람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전라남북도에서 거둔 유일한 성과였다. 또 그는 2004년 익산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을 맡아 시 전체에 함열읍의 경험과 성과를 나누기 시작했고 2006년엔 익산에 주민자치센터박람회를 유치해 주민자치의 선도도시 역할을 했다.

그는 “시에서 관심이 전혀 없었을 때부터 자치센터로는 전국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문화센터의 역할뿐 아니라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연구소체제로 운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함열 지역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는 익산시가 자원봉사원년으로 선포한 2005년 함열지역 자원봉사단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이끌기 전부터 각종 봉사에 힘쓰고 있었다. 함열중과 함열여중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함열 도로변 백일홍 식재, 노인초청 위안잔치 등을 열고 매해 따뜻한 사랑을 실천해왔다. 남당리의 한 절에서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세심하게 돌봐주고 있다.

함열읍과 익산시 현안에도 그의 애정이 닿아 있다. 지금 한창 사업이 진행 중인 ‘소 도읍 가꾸기’에 함열읍을 선정시키기 위해 그는 행정안전부 청사로 “쳐들어가” 담당 계장을 만나 눈물을 쏟으며 호소했다. 또 그는 전북대와 익산대의 통합을 위해 수십 번 전북대에 찾아갔으며 결국 총장을 만나 이행하겠다는 확답을 듣고 나서야 안도했다. 이밖에도 함열지역의 농공단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함열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원아파트 건립 및 주거지역 조성을 건의해 승인됐으며 각종 기업 유치를 위해 시청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이렇게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는 그는 사실 익산 토박이가 아니다. 김씨는 1965년에 가족과 함께 함열에 와서 50년 가까이 살아왔으며 함열을 제 2의 고향이 아니라 본향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유별난 익산 사랑에 대해 묻자 그는 “외지에서 온 가족이 텃세로 서러움도 있었지만 잘 이겨내도록 도와주신 주변 분들에게 입은 은혜를 갚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님의 뜻도 주변 분들에게 피해주지 말고 도움 주는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동국대 법학과를 나온 그는 아버지를 이어 함열읍에서 약 50년 동안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익산군과 이리시의 통합 전엔 익산군청 민원실에 법률민원상담소를 열고 무료로 봉사했다. 지금도 농촌의 어르신들이 잘 모르는 소소한 서류는 무료로 해주고 있다고 한다. 

이런 그를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봉사를 하려면 돈이 들기 마련인데, 내가 아파트 한두 채 값을 날리고 다녀도 아내는 일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고생하며 자식들 잘 키워준 아내를 정말 고맙게 생각하며 다 같이 봉사하며 살면 더 크게 행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