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안사람처럼 맘씨 좋고 인심 좋은 사람 없어. 가까이에 물 있어서 농사도 잘되고 웬만한 말썽이 없어서 순경들이 제일 편하다고. 예전에 용안현이 근처에서 제일 작으니까 군수가 내려오면 좌천됐다고 울면서와. 그랬다가 막상 와서 보면 살기 좋다고 떠나기 싫어하던 곳이여”

임용구(86) 옹이 말하는 용안면 자랑이다. 임 옹은 용안면에서 태어나고 지금껏 살아온 터줏대감으로 마을 곳곳에 그의 손길과 애정이 묻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자신이 바로 그가 자랑하는 맘씨 좋은 용안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로 23년 째 지역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아내인 고(故) 홍계식 여사와 사별한 후 넋을 달래기 위해 시작했다는 장학사업은 1989년 홍계식 장학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오늘에까지 따뜻한 정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42년간 교직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는, 어려운 형편으로 학업의 길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고 집안의 논 100여 마지기를 종자돈으로 삼아 장학활동을 시작했다. 용안초등학교와 용안중학교에도 매년 졸업식마다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그는 마을 일에는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다. 용안초등학교 총동창회장(28회)을 맡아 올해 100주년 기념사업을 주도하고 초등학교 놀이터와 축구장 조성, 게이트볼장 조성, 초등학교 울타리 옹벽 조성에도 앞장서서 예산을 타왔다.

그동안 초등학교와 향교, 마을에 내놓은 돈이 꽤 된다. 그러다 보니 우스갯소리로 너도 나도 손을 벌려 곤욕스러울 정도였다는 것.

그의 이러한 선행이 알게 모르게 전해져 그동안 친절봉사 대상, 대통령상,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됐다. 

익산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임용구 옹은 “편안하게 서로 돕고 살면 끝이 좋다. 모함하지 말고 성심껏 도우며 살아야 한다. 사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임용구 옹은 익산시게이트볼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전라북도이순연합회 회장직도 맡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