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는 2025년을 목표로 하는 도시 장기발전구상(기본계획)을 지난 2007년 수립하고, 그 틀을 기초로 하는 첫번째 도시재정비를 2010년에 마쳤다. 하지만, 배산택지개발 등 신도심 조성이 진행되면서 도시발전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 당장 영등동을 비롯한 부송, 어양동 등의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상업지대의 공동화가 심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또, 중앙동을 위시한 구도심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잡지 못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나 익산일반산업단지 등 도시의 성장축은 기존 도심과 크게 격리돼 성과를 공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가. 현주소와 주변 지형변화

나. 도시 특성이 방향성

다. 혁신네크워크와 익산

라. 도농복합도시의 경쟁력

마. 협치와 도시

바. 공간 재배분

장기적인 안목이 지속가능하다

익산시가 도시정비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개발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수요예측의 실패로 귀결된다.

필요충분조건의 인구 증가 시기가 너무 멀어 주민들의 고통 감내력이 한계를 드러낼 게 뻔하다.

이런 비현실적인 도시정비는 인구를 타 지역으로 내몰아 성장기반이 실효를 거두기 전에 도시를 붕괴시킨다.

향후 5년이 '인구 늘리기' 보다 '빠져나가는 인구 제로화'에 촛점을 맞추는 도시재정비 기간으로 설정돼야 하는 이유다.    

또, 도시기본계획이 지속가능한 구조적 틀을 제시하는 방향성을 담아야 하는 당위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공간창출과 개발로 삶의 질을 높이는 강력한 사회공동체를 만드는 밑그림이 필요하다.

익산의 주변지형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충남 연기 일원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비롯한 군산·김제·부안 일원의 새만금 사업, 전주와 완주 접경지대의 전북혁신도시가 익산시를 중심으로 60㎞ 권내에 입지한다.

세종시는 지난해 까지 주요교통망 연결을 마치고, 이전하는 정부부처 건립과 행복도시 조성을 위한 올해 예산 8,028억원을 확보했다. 품격높은 주거시설과 복합커뮤니티센터, 문화시설 등의 확충에 쓰인다.

새만금은 지난 해 11월 22일 '새만금사업 추진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공포됨에 따라 이 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 중순부터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 2조9천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새만금 방조제(33.9㎞)는 세계 최장을 자랑하며, 3조1천억원을 들여 여의도 면적의 140배(4만100㏊)가 넘는 내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새만금 내부는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개발되며, 산업·업무 유통기능의 융.복합기지가 조성돼 사람과 자본·기술을 끌어오는 국가 선장엔진을 담당할 전망이다.

300만평에 이르는 전북혁신도시는 생물·생명산업의 메카로 건설된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6개의 농업생명 관련기관과 한국식품연구원 등 기타기관 4개, 국토개발 관련기관이 이전해 세계적인 농·생명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국토·도시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전북혁신도시는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선도하는 거점으로 육성되고, 전북의 식품·생물·한산업 육성과 연계해 건강·생명산업 혁신클러스터를 촉진한다.   

전주시는 혁신도시의 비전과 전북도청을 비롯한 도단위 기관들이 운집한 행정중심 기능에 힘입어 날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군산시는 간사지를 매립해 조성한 방대한 국가산업단지와 대단위 항만물류 시스템 등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유인, 몇 년사이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본란은, 이런 주변지형 속에서 익산은 어떤 처지인지의 각성으로 마련됐다.

익산 도시재정비는 시계(市界)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주변의 혁신네트워크를 고려하고 연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성찰이다. 

공인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