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상담소·익산여성의 쉼터 운영, 가부장제 털어내고 성평등의식 일깨워   

익산시는 지난 2009년 대한민국 1호 여성친화도시를 천명하고 평등한 익산, 안전한 익산, 건강한 익산, 여성의 참여가 활성화된 익산이라는 4가지 정책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각종 시스템과 프로그램 내실화에 노력을 기울여 2015년 이후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여성친화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시내 길거리에서 쉽게 만나는 핑크색 브랜드 콜택시, 관공서의 여성전용 주차장, 방범용 CCTV 등이 먼저 피부로 와 닿는 작은 변화다.

또 여성일자리 창출, 안전한 도시, 돌봄 지원, 문화 프로그램 등 내실을 기한 여성친화 정책도 주목받고 있다.

익산여성의전화는 이러한 익산시의 정책이 있기 훨씬 이전부터 익산시에서 여성인권을 위한 활동을 펼친 사회단체다.

억압받고 소외된 여성들의 인권 보호에 힘을 쏟는 한편 여성의 사회 참여와 성폭력 예방, 가족 상담, 여성문화 창조에까지 활동영역을 넓혀 익산시가 여성친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뒷받침이 됐다. 또 익산여성의전화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가정폭력상담소와 익산여성의쉼터는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로 피해 여성의 자립을 돕는 안전망이다.

이 밖에도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여러 캠페인과 교육활동으로 평등과 평화를 전파하고 있다.

◇ 익산여성의전화는?

여성인권단체로써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성의 복지 증진과 나아가 가정, 직장, 사회에서 성 평등을 이룩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이 땅의 평화와 민주사회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순수 민간 사회단체입니다.

◇ 가정폭력상담소  <063-858-9191>

익산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 상담소는 가정폭력 피해자 및 가해자 상담을 비롯해 가정폭력 피해자의 법률과 의료 지원, 가정폭력 예방 및 홍보, 교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24시간 열려 있으며, 전화상담, 면접상담, 찾아가는 상담, 사이버 상담 등 편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담은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그 외 시간은 여성긴급전화 1366번으로 연결됩니다.

◇ 익산여성의쉼터  <010-3166-1367>

익산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의쉼터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 여성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겪고 있는 모든 여성들이 폭력 상황을 피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보호하며, 기간은 6개월로 3개월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개인 소지품(주민등록증, 의료보험증)만 있으면 입소가 가능하며, 숙식 제공과 함께 상담, 의료, 심리 치료를 제공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도 마련해 준다.

◇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익산여성의전화는 1995년에 YMCA에서 시민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도움의 전화’였다.

그 당시 도움의 전화가 개설되자 접수된 주된 상담 내용이 대부분 여성문제였다. 익산시에 여성의 권익과 인권을 대변하는 순수 민간단체가 전무했기 때문이었고 여성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단체의 필요가 절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여성상담학교를 통해 배출한 상담자원봉사자 30인을 중심으로 50여명이 뜻을 모아 1997년 익산여성의전화를 설립해 활동을 시작했다.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었다.

익산여성의전화가 자리 잡기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전반적으로 타인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는 의식이 부족해 장난전화를 비롯해 막연한 요구사항에서 성희롱 전화까지 걸려와 시달렸다.

2000년에는 특히 ‘자동이혼(이혼 재판에 한쪽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법령에 의해 이혼 요건이 성립됨을 뜻하는 은어)’에 대한 문의가 많았고, 그 이후에도 단골처럼 노골적인 성행위를 묘사하는 장난전화가 많았으나 차차 줄어들었다.

2004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직접 면접을 통한 상담요청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전화상담만 해도 어렵사리 용기를 내야하는 일이어서 전화를 하다가 끊어 버리거나 상담을 해도 조언을 수용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어렵기 일쑤였지만, 이시기부터는 여성들의 요구가 구체화되고 진정성 있는 상담이 이뤄졌다.

이런 변화는 여성의전화가 피해여성들의 인권보호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해마다 여성들을 상대로 상담학교 및 양성평등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수행한 결과로 여겨졌다.

이때부터 부설기관으로 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쉼터는 오갈 데 없는 여성들의 유일한 안식처가 됐다. 유관기관의 지원을 받아 무상의료, 법률상담, 집단심리상담, 가해자 개인면담, 부부상담 등을 지원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또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도 많아졌다. 이주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리와 도움이 절실했고 여성의전화는 이주여성의 한글교육, 부부참여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안정된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기기 전까지 그러한 역할을 도맡아온 셈이다.

◇ 어디든 누구든 달려갈 것

익산여성의전화는 설립 후 단순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활동을 전개해왔다.

여성의 인권 보호에서부터 사회 참여, 문화적 혜택 등 그 범위와 역할이 날로 커지며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하는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들을 확산시키는 주체가 되고 있다.

여성인권활동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위해 사회 여론 조성과 함께 법적·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한 활동이다.

1999년부터 성매매 추방을 위한 캠페인과 문화 행사를 비롯해 성매매 방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전, 설명회와 토론회, 활동가 교육 등을 펼치고 있으며 2002년엔 성매매 피해여성 인권센터를 개소해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상담 및 구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는 매년 익산시 예산분석을 통해 여성정책이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토론회를 열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시민참여예산위원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교육활동

여성상담학교, 성교육 강의, 자녀를 위한 부모교육, 인권교육, 의사소통 훈련 등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대중교육과 활동가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으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초·중학교와 지역아동센터 26곳에서 청소년인권 및 민감성 훈련 교육을 실시해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는 지역운동사업인 ‘세상을 바꾸는 마음쑥쑥 대화톡톡’을 통해 주민과 소통하며 여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육에 참여한 시민 30명은 여성인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기르는 등의 과정을 거쳐 요양원에서 직접 상담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도 가졌다.

상담활동

부부, 가족, 자녀 상담에서부터 성폭력, 학교폭력, 데이트 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받고 있다. 미혼여성에게 생길 수 있는 어려움과 성매매 관련 문제 등도 다룬다.

가정폭력과 부부갈등, 고부갈등, 성폭력 등 성별구분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생활 속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 상담, 전화 상담, 면접 상담과 특별한 경우엔 찾아가는 상담도 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경우 무료진료연계 지원, 법률 상담 지원도 제공해 주며 쉼터 제공과 자립할 수 있는 교육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회원활동(소모임)

익산여성의전화 회원은 소모임 활동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활동 참여와 자기 계발 노력을 하고 있다.

인형극 모임인 ‘무지개 인형극단’은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연습한 공연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폭력예방과 대처방법 등을 친숙하게 전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만 총 4곳의 초등학교 및 마을에서 480명의 어린이들에게 ‘내 몸은 내가 지켜요’라는 인형극을 공연했다.  

시의회 모니터링 모임은 시의회 의정활동을 직접보고 평가하는 ‘의정지기’활동을 통해 시민의 눈으로 지켜보고 감시하며 건전한 의정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담원들의 상담학 모임과 여성학, 인권교육 강사들의 소모임이 활동하며 자기 계발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