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학’ 창간, 전북 백일장 개최로 익산문학의 중흥 이끌어
애향시 ‘익산 찬가’ 등 가사로 음반 제작.. 애향운동에 앞장서
“내가 목포 유달산에 올라가는데 초입에서부터 정상까지 ‘목포의 눈물’이라는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거야. 올라가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감동받는 바로 그런 것이 문학의 진수더란 말이지. 익산에도 배산, 미륵산이 있고 서동 선화라는 사랑이야기도 있는데 노래가 없어서 내가 시를 쓰고 곡을 붙여 음반을 냈어”
익산의 문인으로서 익산을 대표하는 노래가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직접 쓴 시들에 곡을 붙여 음반을 제작한 김문덕(70) 시인. 그가 걸어온 길은 한 결 같이 낭만과 감동을 노래하는 그의 시를 닮았다.
익산시 용안면 칠목리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문재(文才)가 뛰어났다. 한학(漢學)자이자 농사를 지었던 아버지에게 엄한 가르침으로 글공부를 배웠던 그는 4세에 이미 삼강오륜을 한자로 써내려갈 정도로 문리(文理)가 트였으며 그런 어린 시절은 그를 평생 문학인의 삶으로 이끌었다.
중앙대 문리대를 나와 고향으로 내려온 그는 국어 교사이자 시인으로서 살아간다. 낭만을 노래하는 감수성을 지닌 시인일 때는 부드러운 그였지만, 교사로서는 항상 엄하게 제자들을 가르쳤던 그는 후일 제자들에게 ‘싸대기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아주 엄하게 가르쳤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지금 만나는 제자들 중 나한테 고맙다고 인사하는 제자들이 많다”며 “자기가 젤 많이 맞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제자들이 성공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교직 생활 중에도 그의 문학적 열정은 쉼이 없었다. 틈나는 대로 시를 쓰고 그것을 묶어 시집을 출판했다.
1988년에는 그의 반짝이는 재능이 돋보이는 일화가 있다. 그 해에 전북에서 전국체전이 열렸고 경향신문에서 체전의 슬로건을 현상 공모했다. 그는 수업이 비는 시간에 잠시 고민한 후 엽서를 보냈고 1위로 뽑혔다. 그의 출품작은 ‘애향으로 뭉친 전북, 체전으로 꽃피우자’로 33만여 통의 출품작 중 선정된 것이다.
그의 문학적 열정은 익산시 문학에 큰 획을 그었다. 익산시 문인협회 5대 회장을 맡을 당시 그는 문예지 ‘익산 문학’을 창간하며 익산시를 문학의 산실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김제와 군산 등지에서는 벌써 문예지가 창간된 후여서 익산은 늦은 편이었다.
김 시인은 또 익산을 전북 문학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모현동에 위치한 배산에서 12년간 전북 백일장을 열고 후배 문인 발굴에 힘을 쏟았다. 학생부와 일반부를 아우른 백일장은 당시 2천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 백일장은 그가 매달 월급의 10%를 모은 사비를 들여 치러낼 정도로 그가 애정을 들인 대회로, 12년간 1,12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현재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을 수없이 발굴해내 익산 문학의 주춧돌이 됐다.
그런 공로로 그는 2002년 한국일보사에서 선정한 제 21회 ‘한국교육자스승 대상’을 수상했고 2004년엔 익산시민의장 문화장을 받았으며, 2012년에만 월간문예사조 창작문학대상, 문예춘추 제1회 오우가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결 같은 문학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상장들은 그가 살아온 올곧은 길을 가리키고 있으며, 2010년 열 번째 시집 ‘사랑과 미움의 강’을 펴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어디에 시가 실리고 상을 타기 위한 시인이 되기보다, 내 고장 익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는 시인이 내 모습이다”라며 “살기 좋은 고장은 시민들 각자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왕성한 문예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서동 선화
-김문덕-
여기는 천년고도 익산사람들
서동선화 향기 꽃피운 고장
신라 경주 겁 없는 원정사랑
진정 그 사람을 모르시나요
익산은 사랑의 거리 서동선화 살던 고장
여기는 백제고도 익산사람들
서동선화 향기 행복한 고장
백제 신라 타국과 맺은 사랑
진정 그 사연을 모르시나요
익산은 신나는 거리 무왕선화 살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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