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대표 선우권

웰빙시대에 발맞춘 전통방식의 천연염색으로 내의를 직조,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기업이 익산에 있다.

'자연'(익산시 팔봉동 894번지. 대표이사 선우권. 55)은 화산토를 이용한 국·내외 독보적인 염색기술로 특허를 출원,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천연염료를 이용한 전통 염색법은 물 빠짐과, 수작업을 해야 하는 등 제작의 어려움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포기했던 기술이다.

하지만 선우권 대표는 30여 년의 경력과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대량생산에 성공해 익산을 빛내고 있다.

'자연'은 황토, 화산토, 머드, 숯, 일라이트, 쪽, 치자 등의 천연재료를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염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자연'은 익산뿐만 아니라 경기, 서울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또 사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무장한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익산의 유망 중소기업이다.

◈ 품질로 승부하는 익산의 유망기업

선우권 대표는 동종 업체들이 집합돼 사업하기에 유리한 경기도에 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고향을 지켰다.

천연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학염료를 상대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가격보다는 품질로 승부하는 초기전략에 그의 애향심이 보태진 결정이었다.

익산에 자리를 잡았으면서도 "경기도 권역에서 인기가 좋아 대부분 경기·서울지역으로 납품을 하고 있다"는 그는 "한국전통문화인 천연염료를 이용한 염색을 세계적인 공법으로 널리 알리고 싶다"며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대부분 바이어들이 수도권에서 먼 길을 달려오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야 했고, 어렵게 찾아온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가 없어 품질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한번 사용해 본 업체들은 지속적인 추가 납품을 요청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 직원 모두가 대표인 기업

㈜쌍방울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선우권 대표는 퇴직후 퇴직금을 털어 ‘자연’을 설립해 1인기업으로 출발했다.

다른 섬유회사의 한켠에서 소규모로 시작한 선우대표는 낮에는 남의 회사에서 밤에는 자신의 회사 연구실에서 잠을 잊은 채 천연염색을 연구했고, 모기업이 경영악화로 폐업에 이르자 그 회사의 직원들을 영입해 현재의 '자연'을 설립했다.

처음 설립할 당시만 해도 아무런 수입을 기대할 수 없어 직원들에게 안정된 급여를 약속하지도 못했으나, 직원들이 급여도 포기한 채 모두가 회사의 대표라는 마음으로 시작해 지금의 회사가 있게 됐다.

선우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시작한 회사라는 마음을 잊지 않으며 개인집무실도 만들지 않은 채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현재 근무중인 19명의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선우대표의 안정적인 일자리 만들기 덕분이다.

선우 대표는 “이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컸죠.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최대한 보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며 직원들을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 소통해야 발전한다.

선우권 대표의 경영 지론은 '소통을 최우선으로'이다.

타 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소통의 부재로 회사가 몰락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 본 것이 큰 교훈이 됐다고 한다.

속옷은 크고 편안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 기업의 고지식한 불통 경영인들은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신생 패션 속옷업체들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출시되던 속옷은 넉넉한 사이즈에 헐렁헐렁했고, 속옷을 패션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터였다.

그러다 ‘좋은 사람들(제임스 딘)’ 등 패션 속옷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며 속옷패션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뒤늦게 합류한 패션 속옷시장에서는 이미 뒤쳐질 대로 뒤쳐진 터라 경영악화의 길을 걷게 돼 부도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게 선우 대표의 분석이다.

연구원으로 근무할 당시 본사 디자이너들은 이미 젊은 세대를 겨냥한 디자인이 강조된 속옷을 준비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수적 사고방식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디자이너들의 노력은 바로 사장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신생업체들에게도 밀리게 돼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대 기업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그때 얻은 교훈을 통해 ‘자연’은 직원들의 모든 아이디어와 조언을 존중하고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

고품질 천연염색 대량생산 이라는 무기를 가진 기업이 현재 거의 없기 때문에 '자연'의 상대는 제품 가격이 경쟁상대라면 경쟁상대다. '자연'은 이에 따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최우선 과제가 연구·개발 분야 보강이라는 선우권 대표는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연구실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블루 오션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 직원 모두가 대표인 ‘자연’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해 본다.            

박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