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운영 1년.. 준비와 선정과정 그리고 학교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

도심권 유일 혁신학교로 선정.. 2015년까지 4년간 운영
<협력, 기본, 소통, 역량, 네트워크> 5대 핵심가치 추진
미래형 교육과정 도입, 수업혁신과 교사들의 성장 얻어
교육 구성원 및 지역사회의 학교교육 참여 확대로 소통 

지금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화두는 혁신학교일 것이다.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 등 획일화된 공교육에서 탈피해 학교 본연의 교육을 바로 세우자는 큰 틀을 가진 혁신학교는 행복한 배움의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서 싹을 틔우는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익산시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4곳의 학교가 혁신학교로 선정·운영되고 있는데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가 1곳이다. 이는 전라북도 내 학교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혁신학교에 대한 열기에 비해 부족한 수준으로, 익산시가 목표하고 있는 교육도시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상황처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소규모 학교에서도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혁신학교를 도심 내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1994년 개교한 부송초등학교인데 2012년 혁신학교로 선정돼 한 해를 보냈고 향후 2015년까지 운영될 계획이다. 지난 1년 동안 부송초교가 변화한 모습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여다 봤다.

◈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풀기

부송초등학교 정형순 교장은 혁신학교를 도입해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혁신학교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교사들부터 먼저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그래야 학부모를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행복한 배움이 일어난다고 한다.

▶ 혁신학교란?

혁신학교는 전북도교육청 16대 김승환 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주목받았다.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 공동체’라는 비전으로 그동안의 교육에서 탈피해 협력과 소통의 학교 문화와 즐거운 배움, 성적보다 성장이 중심이 되는 수업 혁신 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해를 돕는다면 학교중심에서 학생중심 학교를 말한다. 기존 학교 중심의 사고를 바꾸고 교육의 핵심 주체인 교사들의 사고를 학생중심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또, 평가중심이 아닌 내실 있는 교육을 말한다. 학교교육을 변화시키고 이끌어가는 힘은 평가와 보상 같은 잣대가 아니라 교사 개인의 인성과 열정이라는 것을 심어야 한다.

그리고 획일적인 정책에서 벗어난 다양한 교육의 시도다. 그것은 자율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변화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다.

◈ 혁신학교 준비에서 선정까지

혁신학교는 그 출발부터 교사들의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이 기존 교육정책과 다르다. 위에서 내려오는 획일화된 교육방법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각 학교에 맞게 교육을 펼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혁신학교의 장점이다.

부송초등학교는 지난 2012년 혁신학교에 선정되기까지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부송초 교사들은 학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하나로 과감히 나섰다.

2011년 1학기, 선진학교의 방문과 혁신학교 추진에 대한 토의를 이어가는 한편 도교육청 장학사의 설명회를 유치해 혁신학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학년별 찬반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여러 차례 가졌지만 결과는 60%의 찬성. 70% 이상 교사들의 찬성이 있어야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이 되므로 아쉽지만 포기하고 다음 도전을 기약했다.

2학기에는 혁신학교 준비 팀을 자발적으로 구성하고 혁신학교 과정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학교혁신특색프로그램을 유치해 한 학기동안 실시하는 한편 교사들의 혁신학교 관련 연수를 활성화해 탄탄히 준비했다. 그 결과 교사 모두가 혁신학교 운영을 찬성하고 2012년 혁신학교에 선정됐다.

정형순 교장은 “교사들이 먼저 나서서 혁신학교에 대해 이해하고 배우고 변화하는 모습에서 학교 교육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며 “교육청의 지원으로 인한 교원의 업무 경감은 수업에 집중 할 수 있는 여건으로 작용돼 학생들과 함께하는 학교가 됐다”고 전했다.

◈ 부송초가 달라졌다

부송초등학교는 1년의 혁신학교 운영으로 행복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교사와 학생의 거리가 가까워진 점이다.

교사를 학생들의 품으로 보내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 교사들은 수업에 충실히 참여할 수 있게 됐고 그에 따른 만족도가 높아졌다. 학생들은 교사의 관심과 사랑이 커진 점을 느끼면서 그에 따른 학교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동아리 활동의 강화 역시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부송초가 운영하는 혁신학교는 5가지의 핵심 가치로 정리할 수 있다.

협력, 기본, 역량, 소통, 네트워크로 내세운 가치를 실현함으로 ‘참된 배움과 소통으로 모두가 행복한 교육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협력’은 수업의 혁신과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교사들의 소통이 핵심이다. 같은 학년 교사에게 공개 수업을 실시한 후 수업 협의회를 갖고 의견을 나누고 반성한다. 수업 준비도 공동으로 실시해 서로 수업 관련 정보를 공유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기본’은 교수학습 중심의 학교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습지원 환경과 업무 경감을 통해 교사들이 학생들 또는 학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도 교육청의 업무지원 교사 충원을 비롯해 효율적인 업무 배치로 이뤄지고 있다.

2012년 6학년 담임을 맡았던 김현수 교사는 “업무 없이 6학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동료교사와 수업수다를 하면서 치유를 받는 느낌이며 개인적 성장이 있다”고 말했다.

‘역량’은 미래형 교육과정의 운영이다. 부송초는 ‘무지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체험활동과 동아리 활동, 환경, 학습 역량 등 7가지로 나눈 교육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질이 개발되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가능해졌다.

‘소통’은 교육구성원 학교 교육 참여를 유도하는 가치다. 책임과 자율을 배우는 학생 자치활동을 강화하고 대화를 통한 민주적인 협의 문화를 조성해 학생 및 학부모의 의견을 수시로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참여다. 학부모가 학교교육을 모니터링하고, 학부모 동아리활동을 활성화 했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학부모 교육으로 바리스타 교육 등 학교와 함께 움직이는 구성원 문화를 만들었다. 지역사회에도 발을 넓혀 다양한 인적자원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형순 교장은 “교사들이 서로 배우는 모습과 자발적으로 교육에 열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진정한 교육이 실현되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기 그지없다 ”고 말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1. 혁신학교는 프로그램이다?

혁신학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혁신학교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과를 내야하는 과거의 교육을 탈피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배움터로서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2. 좀 더 열심히 일하는 학교다?

혁신학교라고 하면 뭔가 더 열심히 할 것 같은 학교 분위기를 상상하기 십상이지만 혁신학교는 일을 많이, 또는 열심히 하는 학교가 아닌 ‘제대로’하는 학교를 추구한다.

3. 특화된 명문 학교다?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명문학교로 인식하는 오해를 범하고 있지만 혁신학교는 일반학교가 배움의 본연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다.

4. 예산이 있어야 운영된다?

당장 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고 있지만 교원의 업무 경감 등 학교교육의 뿌리를 내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뿐 혁신학교는 사람에 의해서 운영되므로 학교구성원 간의 소통과 열정이 만들어내는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