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경력 기능장이 고집하는 백퍼센트 우리밀 건강 빵
전 제품 천연효모 적용 예정.. 쉼 없이 연구하는 제과인

윤영활 제과기능장이 우리밀로 직접 만든 빵을 들고 있는 모습.

“내 좌우명은 링컨이 말한 ‘나는 천천히 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결코 뒤로 가지는 않는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 말을 신조로 서두르지 않고 살아왔으며 후회하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전진할 뿐입니다”

평생을 제과업에 종사하며 묵묵히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제과기능장 윤영활(57) 씨. 그가 말하는 좌우명은 그가 살아오며 만들어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빵을 닮았다. 밀가루가 반죽으로, 성형과정을 거친 다음 효모균에 의해 발효되면 다시 오븐에서 구워져야만 완성되는 빵과 같이 어느 한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자세가 그것이다.

윤 기능장은 16세에 제과인의 길로 들어섰다. 순천이 고향인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고 전주 중앙동 ‘풍년제과’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특별한 꿈이 있었다기보다 빵을 배우면서 비로소 빵을 꿈으로 갖게 된 셈이다.

윤 기능장은 “5시에 기상해 밤 10시에 끝나는 일이었고 작업환경도 열악해 무척 힘들었지만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배웠다. 한때는 학업에 대한 미련도 있었지만 제과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지금껏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그가 익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0년 익산 중앙동 대로변에 풍년제과점이 생기면서 부터다. 23세의 나이에 제과점의 생산책임자로 일하면서 익산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당시 비교적 큰 규모였던 풍년제과는 시민들과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며 큰 인기를 누렸는데, 아마도 그 당시 익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치고는 윤 기능장의 빵을 안 먹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익산 풍년제과에서 5년여 동안 열심히 일한 그는 부푼 꿈을 안고 자신만의 제과점을 창업했다.
그러나 집안 사정과 여의치 않은 일에 부딪혀 어려운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그래도 제과업에 대한 꿈은 항상 그를 꿋꿋하게 이끌었다.

그리고 2010년, 자신이 창업 멤버로 있던 풍년제과를 인수해 ‘윤 제과점’을 열었다.
윤 기능장은 “좋은 재료로 건강한 빵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그 빵을 먹고 건강하고 좋아하는 게 보람”이라며 “그래서 빵집의 경영 철학을 ‘건강하게 맛있게’로 세우고 실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전 제품을 우리밀 밀가루로 만들었다. 수입보다 시중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성인병 예방과 면역력 향상, 소화력 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 우리밀은 그에게 당연한 선택이었다. 우리밀의 특성상 생기는 어려움도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했고 비싼 밀가루를 쓰지만 가격은 시중 빵집과 비슷하거나 저렴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또 우리밀의 사용에서 머무르지 않고 천연효모를 사용한 자연발효 빵의 개발에 몰두해 늦어도 올 4월에는 전 제품을 인공효모를 쓰지 않은 천연효모 빵으로 만들어낼 예정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그의 노력이었다.
윤 기능장은 “천안의 호두과자나 경주의 황남빵처럼 익산을 대표하는 빵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시청에 탑마루 브랜드 등을 문의했으나 미온적 답변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익산을 대표할만한 과자(빵)를 이미 개발해 놓았다”고 귀띔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전진하는 삶의 자세를 지닌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유명 프렌차이즈 제과점의 공세에 개인 제과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그의 도전은 연구와 개발에서 시작해 고객의 행복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