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떠난 후 사회활동 전념.. 더불어 사는 익산 만들 것

“배움의 길을 놓쳤다면 오늘날 내가 없었을 겁니다. 내가 그렇듯이 그런 난관에 부딪힌 많은 사람들이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죠”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갈 수 없었던 소년이 있었다. 그는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몰래 못 쓰는 땅을 개간해 씨앗을 뿌리고 닭과 토끼도 키웠다. 그리고 수확한 결과물을 들고 학교에 찾아가 배우고자 청했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각오였다. 그렇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소년은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자

처럼 난관에 부딪힌 이웃을 돕는 일념으로 평생을 산다. 그 소년이 바로 익산을 사랑하는 정치가이자 시인, 수필가인 청암 소병기 전 도의원이다.

그는 “하천가에 심었던 모가 여름에 홍수가 나서 다 떠내려가도 포기 않고 붙잡아다 심었더니 땅이 기름졌는지 알곡이 꽤 튼실하게 자랐더군요.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배움을 얻게 된 것이 행운입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배움과 나눔은 계속됐다. 농촌부흥 운동에 감명을 받은 그는 이리농림고에 입학, 축사에서 지내며 관리를 해주며 수업료를 대신했다. 또 고아원 출신 친구들이 계속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농림고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원광대학에 입학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빚보증을 받아 등록금을 마련한 그는 틈틈이 보험세일즈, 씨앗장사 등을 통해 배움을 지속했으며 총학생회장을 맡았을 땐 가난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무료 야간학교를 열고 가르쳤다.

학업을 마친 후 그는 더욱 발걸음의 폭을 넓혔다. 그는 먼저 가장 소외된 계층인 한센인들의 정착촌을 찾아 도움을 주고자 했다. 당시 한센인들 누구도 그를 믿지 못하겠다고 할 만큼 특별한 일이었다.

그는 “젊은 몇 사람과 막걸리를 마시며 얘길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내가 잔을 내밀며 스스럼없이 따라주고 잔을 돌려 먹자 그제야 그들도 내 마음을 믿기 시작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왕궁 한센인들을 위해 매달 책을 보내주는 한편 사회활동에 참여 기회를 만들어주고 부업으로 가발을 만들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또 왕궁에서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비정규 학교를 동향사람을 설득한 끝에 인수해 교장을 맡아 5년간 480여 명의 졸업생을 냈다. 그의 나이 28세 때였다.

그 밖에도 그는 가톨릭농민회 간사, 4-H 활동, 사회체육지도자, 군정자문회 활동 등 다방면에 걸친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생활을 돌보고 돕는데 앞장섰다. 1978년 함평고구마사건에서는 농민들과 함께 시위에 앞장서 경찰에 체포된 일화도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들어서자 그는 정치권에 발걸음을 옮긴다. 당시 당원도 아니었는데 국회의원이 찾아와 설득해 정치를 통해 뜻을 도모하고자 몸담게 된다.

그는 “도의원을 두 번 지냈지만 지금은 반성하고 있다. 내가 기대한 만큼 잘 해내지 못했다. 정치권에 염증을 느껴 세 번째는 스스로 포기하고 원래 내 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신협운동, 농협민주화 운동, 생활정치 아카데미 텃밭포럼 등 시민사회의 어려운 일을 찾아 나서 앞장서 일했다. 익산시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도 시민들의 고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다. 청소년 문제에 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청소년 신문과 방송을 만들기 위한 뜻을 모으고 있다.

그는 “작년에 서울에서 ‘더불어 사는 은행’을 설립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대출을 해주는 은행인데, 이자가 1%지만 원금을 상환하면 그 이자 1%도 환급해 준다. 그렇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빌려줘도 지금까지 사고율이 2%밖에 안 된다. 조금만 뜻을 모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생활신조를 사람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작년 세권의 책을 발간했다. 시집 ‘바람아 바람아’, 자전에세이 ‘꿈을 그린다’, 정치칼럼 ‘우리들의 희망’이다. 그의 따뜻한 마음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꿈, 희망을 부르는 정치를 이 책들에 담았다.

그는 “익산에 훈훈한 느낌이 없다. 리더들이 익산에 뿌리내리고 애정을 쏟아야 한다. 시민들은 서로 협력하며 이해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시민들의 행복이 익산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