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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혁신학교2. 성당초등학교

▲ 자연과 첨단의 조화로 행복한 배움을 일구는 학교

혁신학교 운영 2년간 학생 수 두 배로 늘어.. 농어촌 학교의 성공사례로 떠올라
교육 구성원들의 합심으로 만드는 학교 문화.. 파종부터 수확까지 ‘공동체’ 교육

학교는 배움이라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장소다. 단순히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장소라거나 평가를 통해 누가 나은지 줄을 세우는 곳이 아니다. 때가 되면 당연히 입학하고, 교사에게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수동적 의미는 학교가 품고 있는 본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현장은 그 의미가 퇴색 된지 이미 오래다. 입시를 목적으로 한 경쟁과 차별이 난무한 학교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몫이 되며, 본연의 임무를 잊은 학교에 그 책임이 있다.

혁신학교는 그러한 공교육의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과제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 뜻은 학교가 마땅히 그래야 할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간단한 것이다. 특별한 프로그램도 아니고 사업도 아니다. 단지 학생들에게 일방적 가르침 대신 즐거운 배움을 주는 학교로 만들자는 것이다. 혁신이 곧 기본인 것이다.

익산 최초 혁신학교로 지정된 성당초등학교는 그런 기본에 충실한 학교 교육을 일궈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교사들도 스스로 만족도 높은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 역시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를 이뤄내 학교 교육의 모범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 변화에 대한 의지가 출발점

성당초등학교(교장 김용훈)가 혁신학교로서 지역 교육에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2011년에 혁신학교로 지정되기 훨씬 전부터 학교 구성원들의 애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당초는 농촌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서 대다수 농어촌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생 수 감소와 더불어 교육환경 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성당주민들이 먼저 나서 지역 교육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4년 열린 ‘성당면 교육발전 주민대토론회’는 성당면의 교육구성원이 함께한 교육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먼저 가장 일선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의 의지와 노력이 있었다. 농촌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개선을 위한 토론, 자기 계발을 위한 연수 등 학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배움의 즐거움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한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노력이었다. 혁신학교에 지정돼 업무경감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지금보다 노력이 갑절 이상 필요한 일이었지만 교사들의 열정이 이를 가능케 했다.

이런 열정은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학교의 일을 지역과 소통하고 공유하며 함께하는 교육을 만들었다. 학부모 토론회와 워크샵 등은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 나눔의 장이 되었고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어냈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각종 강좌를 비롯한 다문화교실, 전통문화, 컴퓨터 교육 등을 열고 있다.

◈ 꿈이 자라나는 교육환경 제공

성당초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도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한다. 놀이터를 조성하는데도 여러 가지 안에 대해 서로 논의를 통해 가장 적합한 결론을 얻어낸다. 이런 문화는 학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자연과 첨단이 조화로운 학교’라는 목표답게 자연환경 속에 어우러진 교사(校舍)는 2009년 신축된 건물로서 학생들의 안전과 쾌적한 생활 위한 공간 배치를 보여준다. 친환경자재를 사용, 교실과 이외 활동 공간을 구분 배치해 안정된 학습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첨단 교육기자재는 수준 높은 교육여건을 마련했다. 이런 과정에 교사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것이다.

특히 성당초의 도서실은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인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디자인 및 공간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학생들이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터로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이다.

시설 외에도 교육공간의 확보도 세심하게 결정된다. 성당초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2009년 56명이었던 학생 수가 올해는 110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학생 수가 늘수록 학급당 학생 수가 늘어나 과밀 우려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당초는 매년 입학생을 20명 정도로 제한하고 그보다 적게 지원해도 추가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학생 수를 늘리는 것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 작은 차이가 아이들의 행복을

성당초등학교 구성원은 자신들이 특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른 학교에서도 모두 하고 있는 교육과 다를 바 없지만 다만 아주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한다.

차이는 먼저 교사들이 임하는 자세에서 나타난다. 성당초 교사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활동을 스스로 성장하고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한다. 학기 중에도 토론을 통해 교사 간 성장을 돕지만 학기가 끝난 후에도 일주일 간 따로 시간을 내어 워크샵을 연다. 이 자리에서는 1년 동안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다음해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조금의 시간을 투자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차이는 다양한 체험과 함께하는 즐거운 배움에서 나타난다.

성당초는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교육으로 환경과 공동체교육의 효과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텃밭 가꾸기와 벼농사 체험이 있는데 학생들은 농작물이나 원예 작물을 기르는 과정을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체험한다. 벼농사의 경우 학생들은 손수 전통 방식으로 모내기를 한 다음 모가 어느 정도 자라면 우렁쉥이와 미꾸라지를 넣는다. 그 다음 벼를 수확할 때는 직접 안전 낫을 이용해 벼를 베고 훌테를 이용해 공간이삭을 털어내며 수확한 쌀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 이렇게 한가지 체험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밖에도 국선도를 통한 인성교육, 근방 4개 학교와 교류로 진행하는 금강탐사대, 학교에서 하룻밤 보내는 우리고장 알기 1박 2일, 별밤 음악회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즐거운 배움을 성당초가 만들어 가고 있다.

성당초등학교 김용훈 교장
“행복을 따라가는 교육 이룰 것”

김용훈 교장은 성당초등학교와 인연이 깊다.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할 당시 이미 성당초교를 비롯한 몇몇 학교의 교사들과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오며 학교교육의 대안을 준비했던 것.

2009년부터 7학기 동안 이끌어오며 혁신학교 지정 등 교육 현장의 변화와 성과를 일궈냈지만 그 준비는 부임 전부터 이미 시작됐던 셈이다.

김 교장은 “이미 성당초교에 선생님들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앞만 보고 달릴 수 있었다”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학교를 만들어 가면서 성당초교의 교육이 이어지게 하는 것”을 자신의 일로 꼽았다.

그가 부임할 당시 성당초교는 새 교사를 신축 중이었다. 그는 당장 학생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더 나은 환경 조성에 매달렸다. 고생도 됐지만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학교에 와서 늙었다는 얘길 한다. 그렇지만 마음은 더 행복해졌다.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즐겁고 보람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교육 철학은 ‘행복을 따라가는 교’육’이다. 당장 행복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행복을 향해 따라가는 것부터가 행복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또한 친구들과 ‘같이’, 가족들과 ‘함께’가는 공동체 정신이 함께 했을 때 진정한 행복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장에 아이들이 비를 맞고 노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들도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기다리는 겁니다. 도시에서는 쉬이 상상할 수 없는 그런 풍경이 성당초교의 교육을 보여주는 장면일 겁니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