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터·미륵사지·쌍릉·익산토성등 세계문화유산등재 조건 완벽.. 유적지 추가발굴 계속 이어져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제석사지

수학여행, 신혼여행 등 국내여행지로 유명했던 경주 못지않은 국내여행지로 익산이 각광 받을날이 머지않았다.

◈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조건

익산이 세계문화유산등재의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옛 도읍 또는 별도로 운영 되었던 증거인 궁이 존재해야 한다. 이전에 궁이 존재하기 위한 조건으로 국가사찰, 왕릉, 성곽이 필요하다.

왕궁 터는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더군다나 주변이 개발되지 않아 유적지 추가 발굴 가능성도 무한하게 존재한다.

또 국가사찰인 미륵사지가 존재한다. 무왕이 지은 미륵사지에는 목탑형식으로 지어진 거대한 ‘미륵사지석탑’이 존재한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국내 최대 규모 석탑으로 국보 11호에 지정돼 있다.

일제 강점기 미륵사지석탑이 붕괴위험에 처하자 시멘트로 덮어놓아 2000년부터 13년째 복원 사업 중에 있다. 미륵사가 남아 있지는 않지만 터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이도 복원사업을 거쳐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또 왕릉인 쌍릉이 있다. 무왕과 왕비의 릉 으로 추정되는 쌍릉이 존재하고 있어 당시 익산이 도읍이었다는 사실에 무게감이 실어지고 있다. 다만 도굴로 인해 내용물이 유실되어 명확하게 어떤 왕이 잠들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궁이 있다면 당연히 성곽이 존재해야 한다. 익산 서고도리에는 익산토성이 남아 있어 익산 에 궁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토대로 익산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사업이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그 결과 2010년 세계유산센터의 잠정목록에 정식등재 되는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 고도익산의 백제문화유산

1500여년전 찬란했던 백제문화는 익산 곳곳에 살아 숨 쉬며 세상의 빛을 받기 위해 숨죽이고 있다.

익산은 노령산맥과 차령산맥으로부터 보호받으며 금강과 만경강, 비옥한 만경평야를 중심으로 고대 정치문화의 중심지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이 탁월한 지역이다.

익산시(구 이리시)를 중심으로 집중 개발되었기에, 옛 백제왕도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왕궁과 금마 일대는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덕분에 거의 훼손되지 않은 채로 유지되고 있고 지질학적으로는 만년기 지형에 해당돼 매장유구검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 향후 익산의 고대문화유물이 추가 발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지리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백제출신 서동과 신라출신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있는 한국형 ‘로미오와 줄리엣’의 지역이기도 하다.

◈ 서동설화

‘선화공주니믄 남그스기 얼어두고 서동방으로 밤에 몰래 안겨 가다’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에 기록 돼 있는 서동요의 내용이다.

서동(백제 무왕)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머리를 깎고 서라벌로 간 뒤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면서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 이 노래가 대궐 안에 퍼지자, 진평왕이 선화공주를 왕궁에서 쫓아내고 귀양가는 선화공주를 기다리다 공주의 마음을 얻어 공주와 함께 백제로 돌아와 왕이 되었다.

또 백제 무왕이 부인과 함께 사자사에 가다가 용화산 밑 큰 못가에 이르자 못 가운데서 미륵삼존불이 나타나 수레를 멈추고 치성을 드리며 경의를 표하고, 부인이 왕에게 말하길 “이곳에 큰 절을 지어 주십시오. 저의 간절한 소망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허락한 왕은 사자사의 지명법사에게 못을 메울 일을 의논했고, 지명법사의 신통한 힘으로 하루사이에 산을 헐어 못을 메워 평지를 만들어 불상과 미륵삼회전, 탑, 회랑을 세우고 미륵사(왕흥사)라 하였다.

이렇듯 삼국유사에는 백제의 서동과 신라의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고 선화공주의 미륵사 창건에 관한 설화가 함께 기록돼 있다.

그러나 2009년 미륵사 복원사업 중 발견된 사리장엄구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 명문에 나온 내용에 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미륵사가 선화공주에 의해 창건된 것이 아닌 사택적덕의 딸 이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삼국유사를 부정하기도 사리봉안기 내용을 부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어떤 것을 허위라고 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일 수 밖에 없다.

많은 학설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두 가지 자료를 모두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학자들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

후, 부인, 세부, 빈, 처, 첩 등으로 왕의 배우자 호칭에 따른 순위로 봤을 때, 백제 귀족들의 반대로 신라공주인 선화공주를 왕후로 올릴 수 없었던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실제 선화공주를 부인으로 칭하기도 했다. 

‘미인박명’이란 말처럼 선화공주가 일찍이 세상을 뜨자 무왕이 사택적덕의 딸과 재혼하게 되고, 이후 미륵사를 완공하였으나 왕후의 등쌀에 전 부인이 아닌 당시 왕후 사택적덕의 딸을 적었던 것은 아닐까?

이렇듯 여러 가지 사연이 있었을 수 있기 때문에 삼국유사나 사리봉안기 내용을 허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박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