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배움 중심의 수업 혁신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
개방적 학교 운영 문화 조성
교수-학습 중심 시스템 구축 

학교는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같은 과목, 같은 교과서를 통한 배움이라고 해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의 바람을 가장 앞서 일으켜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야 죽은 교육이이 아닌 살아있는 교육으로서 학생들이 그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은 변화보다는 안정이 우선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수직구조의 교육과 입시 위주에 매몰된 교육에 대한 변화 요구는 항상 있어왔고 다양한 대책이 시행되곤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선의 교직사회가 쉽사리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안주하려고 했던 점을 지적하는 분석이 많은 이유다.

혁신학교는 이러한 문제점을 가장 근본적으로 대처하는 교육과제다. ‘교사가 변해야 학생이 변한다’는 단순한 명제의 실천이 학교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성일고등학교는 익산시 내 고교에서는 유일하게 이러한 혁신학교의 바람을 가장 먼저 일으키며 성장하고 있는 학교다. 교사 및 학부모 간의 소통과 학생 중심의 자율성 확대, 사랑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인성교육, 개개인의 특기적성 계발 등 계속해서 밝고 즐거운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 교육 혁신의 의지를 갖다

1980년 황등교회가 설립한 기독교 학교로 문을 연 성일고는 개교할 당시부터 학군에 따라 후기 고등학교의 역할을 했으며 최근 합쳐지긴 했지만 시내 7개 고교와 다른 비평준화지역 고등학교로 분류돼 있다.

그래서 보통 성일고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중학교 성적 60% 미만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성적이 부진할수록 학생들의 학습을 비롯한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시외권의 소규모 학교가 겪는 대부분의 문제점을 성일고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성일고의 변화는 그런 교육환경 속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났다. 성일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성적을 강요하는 강압적 교육에 회의를 느끼고 비로소 학생 개개인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성일고는 먼저 학생 개개인에 대한 맞춤식 교육을 일궈나갔다. 학습을 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최고의 학습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개별 특기를 계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교과교실제는 학생들이 새로운 교육 환경에 일찍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렇게 혁신학교를 시행하기 이전부터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것과 성일고가 추구했던 부분이 맞닿아 있었다. 그렇기에 성일고는 고교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혁신학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학생들이 먼저 좋아하는 변화들

[자기주도적 학교생활]

성일고는 혁신학교 운영의 첫 번째 변화를 자율성에서 찾았다. 기존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강화한 성일고는 반의무로 운영되던 야간자율학습을 100% 희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개설하고 하고 싶은 사람만 참여하는 것이다. 내용도 교과중심에서 벗어나 배드민턴, 마술, 헬스, 보컬, 드럼 등 비교과 영역을 운영한다. 이 결과 심화학습반 학생들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특기적성반 학생들은 자신의 특기를 마음껏 살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보니 참여 만족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즐거운 배움이 일어나게 됐다.

학생회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교생활도 강화했다. 성일고는 오래 전부터 학생자치회의 운영을 현실화해서 학교행사를 학생회 주최로 운영하고 있다. 체육대회의 경우 기획부터 운영과 심판까지 학생회 주도로 이뤄진다. 학생이 주인으로서 활동하는 문화를 조성한 것이다.

이렇게 자율성을 강화한 학교문화가 성일고의 학생들을 스스로 만족하는 배움에 참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사랑이 자라나는 인성교육]

성일고는 기독교 학교로서 오랫동안 ‘사랑을 심어주는 성일’이라는 목표 아래 인성교육에 임해왔다. 자율성 확대와 함께 인성교육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혁신교육의 열쇠와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먼저 성일고는 혁신학교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아이유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1박 2일간 학부모와 함께 진행되는 캠프는 자기발견, 의사소통 기술, 비전 찾기 등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내적 회복, 부모님과의 관계회복,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학생 애경사의 위로 및 격려와 개인별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돌보미팀’운영, 학부모와 함께하는 사랑의 우리 밀 찐빵 나눔, 월 1회 명사초청 특강, 기독교적 인성교육, 지역 시설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인성교육을 학교생활로 가져왔다.

[꿈을 키우는 미래형 교육과정]

성일고는 다양화, 특성화, 지역화를 반영한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을 위한 교사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햇빛학교(08:30~16:50)는 맞춤형 정규 교육과정으로, 협동적 문제해결능력을 중심으로 학습하며 직업위탁과정과 창의적체험활동으로 진로와 특기 계발에 힘쓴다.

석양학교(17:00~17:50)는 학생 선택형 방과 후 학교로, 무학년제 프로그램과 교과관련 학습, 1인 1예체능 습득하기 운동 시간이다.

별빛학교(19:00~20:50)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으로, 자기주도학습과 동아리 활동, 심화학습반과 기초학력 보충반으로 나뉘어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과정에 맞춰 교사들의 수업 혁신 노력이 뒷받침 한다. 수업연구와 장학활동, 교과별 동아리활동을 강화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재를 직접 제작한다. 또 각종 연수와 선진학교 시찰을 통해 새로운 교육문화를 배우고 적용하고 있다.

학교는 첨단 교수-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교원 업무 경감, 수업만족도 설문조사를 통해 내실 있는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성일고등학교 이석일 교장
“모두가 즐겁게 나누는 교육”

이석일 교장은 교편을 잡은 34년 동안 성일고와 함께한 변화의 주역이다. 누구보다 성일고에 대해 잘 알고 애정이 깊은 그는 2010년 교장직을 맡아 4년간 성일고의 변화를 앞장서서 이끌어 왔다.

그의 교육철학은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진다. 그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 교육이다.

두 자녀를 키우며 내 욕심으로 시키고 싶은 것을 시켰다가 후회하게 됐을 때 크게 깨달았다.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성일고라는 악기를 조율해야 한다. 물론 구성원 모두가 함께”라고 말했다.

그는 무한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기다림을 강조한다. 사랑으로 기다리면 마음을 열어준다는 믿음과 확신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도 그런 믿음을 보람으로 돌려준 학생의 이야기다.

“불량학생으로 전학 온 학생을 타일렀는데 그 후부터 그 학생이 나만 보면 피했다.

그래도 만날 때마다 자꾸 말을 붙이고 관심과 사랑을 줬다. 얼마 후 그 학생이 마음을 열었고 기특하게 모든 일에 열심히 하더니 전교 1등이 됐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