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세월이 흘렀으나 현재를 호흡하는 유물들이 우리곁에 생생하네익산에 보존된 국가지정문화재 현황은 다음과 같다.
·왕궁리유적(사적 408호)
·왕궁리 오층석탑(국보 289호)
·왕궁리 오층석탑내 발견유물(국보 123호)
·익산 제석사지(사적 405호)
·익산 미륵사지(사적 150호)
·미륵사지석탑(국보 11호)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236호)
·익산 쌍릉(사적 87호)
·익산 토성(사적 92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보물 45호)
이외 도·시지정 문화재, 유적, 기념물 등이 존재한다.
본지는 고도익산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세계유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익산문화재를 하나하나 짚어보며 과거 선조들의 혼을 더듬어 보고자 한다.
 
①대형화장실 ②사리장엄
 
③8옆단판영화문수막새 ④대형화장실재현(왕궁유적전시관)
1. 왕궁리 유적(사적 408호)
[외부]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용화산 남쪽 끝 해발 40m 내외 구릉지에 위치한 왕궁리 유적은 ‘대동지지’(김정호)와 ‘관세음응험기’(일본에서 발견된 중국)에 기록된 ‘백제무왕 지모밀지 천도설’의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보덕국의 안승, 후백제의 견훤이 경영했던 왕궁터 라는 설도 있는 등 의견이 분분 하지만 현재까지 무왕의 천도설이 기정사실화됐다.
왕궁리 유적의 총 면적은 216,862㎡로 직사각형을 띄고 남북으로 492m, 동서로 234m, 폭3m 담장이 둘러싸고 있고, 구릉을 깎거나, 흙을 쌓아 높이를 맞춰 평탄지대에 조성돼 있다.
이 담장은 사구석과 장대석, 깨진 돌을 사용해 3m가량의 폭으로 만들었고, 안팎에 폭 1m정도의 편편한 돌을 깔아둔 것으로 볼 때, 실제 사용됐던 왕궁임을 추측 할 수 있다.
또 담장 주변에 많은 기와조각이 발견 돼 기와지붕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내부]
남측 전반부는 4단의 석축을 쌓아 폭75m와 45m의 대지를 2:1의 비율로 4개소로 분할해 조성했는데, 백제시대 건물지가 14기, 통일신라건물지가 6기, 고려시대건물지가 1기 총 21기의 건물터가 확인됐다.
북측 후반부는 정원석과 수목을 심어 후원과 공방지 등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전반부 백제시대 건물지 중 1석축 바로 앞에는 동서 32m, 남북 16m의 대형 건물지가 확인되는데, 이 건물지가 유적지 내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이며, 왕궁내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추측 되는 바, 왕궁의 정전이나, 매우 중요한 건물이 자리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제 4석축 동편에는 백제 최고의 정원유적이 발견됐다. 이 정원유적은 왕궁후원과 연결되는 부분에 기괴한 장대석, 하천석이 조합돼 물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으며, 정원주변 정자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제4석축 위로 연결되는 길도 발견됐다.
[부속시설]
왕궁부속시설로는 서북 공방지와 대형화장실, 석축배수시설 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공방지는 금, 유리, 동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당시 ‘금’은 높은 신분계층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왕궁 내부에 생산시설을 두고 외부유출을 철저히 관리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섬세하고 세밀한 기술이 필요한 금사(金絲)등을 만들었던 곳이다.
또 대형화장실 터는 큰 구덩이에 나무기둥을 세워 발판을 만들어 사용했던 것으로, 동시에 10여명이 거사를 치를 수 있는 대 규모로 확인되고, 각종 기생충의 알과, 뒤처리로 사용했던 막대기(측주)가 발견됐다.
놀라운 것은 일정높이까지 배설물이 차오르면 배수로를 거쳐 궁성 외부로 배출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당시 백제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발굴 유물]
왕궁리 유적에서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8엽 단판연화문수막새, 인장와(수부명 기와 등), 유리 금제품, 도가니 등 4천여점의 유물이 출토돼 백제왕궁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 인장와(수부명 기와)
인장와는 도장이 찍힌 기와를 뜻하고 수부(首府)라는 도장이 찍혀있는 기와라는 뜻이다.
백제시대에는 행정구역을 상부, 하부, 중부, 전부, 후부 등 5개부로 나눴다. 수부는 따로 명명하지 않았으나 부여 관북리유적(백제 사비)과,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만 발굴됨에 따라 왕궁의 기와에 수부(首府)를 찍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 8엽단판연화문수막새
백제시대의 기와는 왕궁, 관청, 사찰에만 사용할 정도로 특정한 용도에만 사용을 했다.
기와는 수키와와 암키와로 나뉘는데 수키와는 암키와와 암키와의 이음새를 덮는 기능을 하며 끝부분을 아름답게 처리하기 위해 마무리 부분을 수막새로 막았다. 이 수막새는 귀신을 물리치기위한 주술적 의미도 지니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움을 주는 기능을 한다.
8엽단판연화문수막새에는 부처를 상징하는 연꽃무늬가 새겨져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2. 왕궁리 5층석탑 (국보 289호)
왕궁리 5층석탑은 왕궁리 유적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관련문헌자료가 없어 정확히 언제 조성되었는지는 확인되지는 않지만 왕궁의 중요건물이 위치해야 할 자리에 자리하고 있고, 석탑하부에는 목탑지와 선행한 건물지의 흔적이 확인돼, 왕궁건물이 철거 된 후 사찰이 조성되며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석탑이다.
왕궁이 사찰로 변경된 사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지만, 무왕이 쌍릉에 모셔지게 된 후 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어졌다는 설과 백제가 멸망한 후 무왕세력의 결집을 막기 위해 왕궁을 철거하고 사찰로 조성했다는 설 등으로 추측만 난무하다.
다만 변경 시기를 추정하자면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태종무열왕8년(661년) 6월 대관사의 우물물이 변해 피가 되고 금마군에서는 땅에서 피가 흘러나와 그 너비가 5보나 되더니 왕이 돌아갔다’고 기록돼 있고, 탑 주변에서 대관관사, 관궁사, 왕궁사 등 명문기와가 출토돼 의자왕대를 전후해 사찰로 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왕궁리5층석탑은 높이8.5m로 기단부에 탱주가 2개 있는 사각형 석탑이다.
단부 석재가 벌어지고 탑신부가 북측으로 기울어져 붕괴를 막기 위해 1965년 해체 보수가 이뤄졌고, 해체 과정 중 1층 탑신부에서 유리사리병, 금은제금강경판, 금제사리함 등이 발견됐고, 기단부에서는 금동불상, 청동방울, 철편 등 사리장엄(국보 제 123호)이 발견됐다.
박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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