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중학교 중 최초의 혁신학교로 올해부터 운영..교사들의 열정으로 일군 행복배움터

                                   정유회 교장.                                                            신옥신 교무부장.

<진경여중의 4가지 혁신 과제>

배움 중심의 수업 혁신-교원 역량 강화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 편성·운영
소통과 협력을 통한 학교 운영문화 조성
민주적 운영시스템 구축 및 만족도 제고

혁신학교는 그동안 무너진 공교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이 취임하며 추진하는 제1호 정책과제다. 그것은 교육감 개인의 과제를 떠나 교육이 지향하는 본질로 돌아가고자 하는 모두의 염원이 불러일으킨 교육개혁의 바람이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절박한 인식이 혁신학교의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익산은 혁신학교로 대표할 수 있는 교육개혁의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전라북도의 혁신학교는 총 84곳이며 그 중 익산에 지정된 혁신학교는 고작 4곳뿐이다.

전주 14곳, 정읍 10곳, 완주와 남원, 임실이 8곳, 군산 7곳, 순창과 김제가 5곳으로, 인구나 학교 수를 감안해 단순하게 비교해 봐도 익산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혁신학교가 교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익산시 교육의 일선을 맡고 있는 교원들의 의지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진경여중의 혁신학교 운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올해부터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진경여중은 익산 소재 중학교 중 최초이며 그동안 중학교 과정의 혁신학교 부재를 메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북권 사학 중에서도 최초로 혁신학교로 운영된다는 점은 진경여중 교원들의 의지가 돋보이는 점이기도 하다.

올 3월 신입생을 맞으면서 새로운 교육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진경여중을 찾아 혁신학교 운영 계획과 비전을 들여다보았다.     

◈ 교과교실제와 혁신학교의 절충

진경여중은 올해 혁신학교와 더불어 교과교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시설 및 내부 환경을 새롭게 단장해 쾌적한 학습 환경 조성을 마쳤다.

각 교과별로 설치된 전용 교실은 첨단 기자재를 이용한 창의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준비했으며 교과별 맞춤식 수업도구의 활용, 수준별 교재 개발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했다.

교실 간 이동시간을 줄여 효율적인 수업을 운영하고자 2시간 연속수업(블록타임제)과 같은 탄력적인 수업시간을 도입했고, 2교시와 3교시 사이의 휴식시간을 20분으로 늘려 교실 이동에 따른 부담을 없앴다.

각 층마다 설치된 배움 성장실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교과교실제는 혁신학교의 취지와는 상반되는 점이 있다. 학생들의 수준별로 나눠 맞춤 학습을 한다는 원칙의 교과교실제는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실천하는 혁신학교와 충돌된다.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진경여중은 협동학습이라는 절충 방안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 의견을 존중해 수준별 나눔을 지양하고 국영수를 제외한 과목에 대해 협동학습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진경여중 신옥신(47) 교무부장은 “혁신학교와 교과교실제의 장점만을 취합해 협동학습 과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세웠다”며 “올해 시행을 해본 뒤 학교 구성원들 간의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는 국영수 과목도 혁신과정 위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교사들이 먼저 변해야 성공

진경여중의 새 학기는 확 바뀐 학교 분위기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시설과 환경이 바뀐 점도 있지만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는 학생들이 학교 분위기를 띄우는 일등공신. 혁신학교 운영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만족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진경여중의 이러한 변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열성으로 달려온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유희 교장은 “작년 씨앗학교를 운영하던 때부터 신옥신 교무부장을 선두로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해는 씨앗학교와 달리 더 많은 수고가 들었지만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 논의를 거쳐 모두가 즐거운 배움터로 일궜다”고 교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올해부터 진경여중은 교사들을 100%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른 혁신학교와 마찬가지로 증원된 교무실무사를 비롯한 업무전담팀이 모든 서류 업무를 맡아서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학생들에게 돌려보내 집중할 수 있게 한건 다른 어떤 분위기 상승 요인보다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진경여중의 이런 변화 덕분에 입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 내에서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작은 진경 여중에 입학을 원한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유희 교장은 “아직 우리 학교의 변화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신 것 같아 이번 학부모 총회를 통해 변화된 학교의 모습과 운영 방침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돕고 가능한 많은 의견을 받아 학교 운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진경여중의 교육혁신 계획

진경여중은 앞으로 혁신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4가지 교육 목표를 세웠다.

첫째, 배움 중심의 수업 혁신과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학습을 지향하고 배움과 성장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 방법을 마련했다. 수업 공개를 일상화 하고 자율장학, 동료장학 등 수업 혁신에 노력하며 또한 전문성 강화와 역량 강화를 위한 정기 연수를 실시한다.

둘째,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창조하고 공유하며 정규 수업을 비롯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지속가능하게 이끌어 간다. 교사의 업무 경감을 통해 사제동행 동아리 활동 강화를 이뤄내고 학생이 선택하고 참여하는 방과후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셋째, 소통과 협력의 학교 운영 문화 조성을 위해 먼저 전달 위주의 교무회의를 없애고 토론을 통해 가능한 모든 결정을 하고 있다. 진경여중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교사들이 밤 8시에 모여 심야 토론회도 열고 있다.

넷째, 민주적인 학교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학생 자치활동을 활성화해 학생인권 존중 문화를 조성하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학교 구성원들의 교육 만족도를 조사해 학교 교육계획에 반영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공동체 교육을 실현한다.
정유희 교장은 “혁신학교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학생이 최우선인 학교, 가르침이 보람된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학교가 바로 진경여중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 문화적 혜택의 공백이 해결 과제

진경여중의 이러한 변화는 익산시 학교문화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지역적 위치에 따른 한계가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점도 마찬가지로 학교의 변화와 학생들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안으로 떠오를 만큼, 학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진경여중은 황등면 동연리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생태적 자연환경은 충분하지만 주변에 문화공간이 전무해 학생들이 학교 이외에서 문화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진경여중은 이런 점을 인식하고 도서관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공간과 특별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뒷받침이 아쉬운 점이다.

정유희 교장은 “지역과의 소통과 연계에 나서 학생들을 위한 각종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문화적 혜택이다”며 “황등에는 혁신학교가 두 곳이나 있는 만큼 교육 열기가 대단하므로 교육위원을 비롯한 시의원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