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솜이 이불용도로만 쓰이지 않는다고 고정관념을 깬 순간 발상의 전환이 가능했다

(주)대성메디칼 전경

대표이사 양용호씨

천연 목화솜으로 의료용 탈지면과 알콜솜, 화장솜 등을 제조·판매하며 재고가 전혀 남지 않을 정도로 급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주)대성메디칼’(익산시 황등면 신기리 283-16. 대표이사 양용호. 61)은 전라북도에 하나밖에 없는 의료용 탈지면, 알콜솜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해외로 수출되는 양이 국내 생산량 중 60%를 점유하고 있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있는 기업이다.

◈ 흐름을 읽는 업종선택

양용호 대표는 목화솜이불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근무하며 사업의 꿈을 키웠다.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뜻이 같은 사람들과 목화이불제조공장을 세웠지만 사업 경험부족으로인해 여러가지 난관들에 부딪히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다.

회사를 일으킬 고민에 빠져있던 어느날 그는 우연히 병원에 들렀다가 목화솜이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순간 충격을 느꼈다. 목화솜의 용도를 이불로만 제한하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1996년 부도난 이불제조회사를 경매를 통해 인수해 과감하게 업종변경을 시도하며 재기했다. 그때 선택한 것이 바로 의료용 탈지면 이었다.

이제는 연 매출 24억여원에 전북에 하나밖에 없는 의료용 탈지면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역경.. 정면돌파로 이겨내다

처음부터 양대표가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의료솜을 병원에 직접 납품할 방도가 없었던 것. 그렇다고 규모도 작은 회사가 큰 병원에 납품계약을 맺기도 힘들고, 큰 병원은 회사에 직접 찾아와 규모나 시설을 둘러보고 갔기에, 작은 제조업체였던 대성메디칼은 계약을 따내기 힘들었다.

때문에 양대표는 트럭에 탈지면을 싣고 서울이고, 경상도고 가리지 않고 무식하게 거래처를 뚫기 시작했다. ‘만나기만 해줘도 80% 성공’이란 말처럼 양대표는 만나면 거의 대부분의 업체를 거래처로 만들었다.

“일단 만나게 되면 끈질기게 매달렸습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질적 수준도 꾸준히 높혔기 때문에 제품에 자신이 있었고, 조금만 써보라며 계약을 유도했던 것이 이제는 우리 제품만 찾게 만든 원동력입니다”라고 말하는 양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최근에는 보풀이 덜 일어나도록 엠보싱 처리된 탈지면과 화장솜을 개발하는 등 제품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내몸에 해로운 것은 다른사람 몸에도 해롭습니다”

양 대표는 “인체에 사용되는 제품은 가격으로 접근하게 되면 원가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모든 제품은 내가 쓰게 될 것’ 이라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고 했다.

지난해 공업용 알콜솜으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저가 업체들을 예로 들었다.

“병원 입장에서는 한번 쓰고 버려야하는 의료용품이라 저렴한 것을 찾을 수밖에 없고, 제조하는 입장에서도 최대한 남겨 팔기 위해 공업용 메탄알콜로 제작했다가 적발된 업체도 있었지 않았냐”며, “재생알콜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을 정도로 가격에 매달리게 되면 사람이 해서는 안될 짓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제가 병원에서 치료받는데 그런 제품으로 저를 소독하고, 치료한다면 저는 절대 치료받지 않을 겁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생각하는 양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최근 큰며느리(탁선정)가 ‘목화랑 새솜이건티슈’사업을 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방부제나 기타화학약품이 첨가된 물티슈를 아이에게 쓸 수 없어 대성메디칼에서 생산된 목화솜 건티슈를 그때그때 적셔 사용·판매 하게 된 것. 제조단계부터 시작되는 ‘내 가족을 위한 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 세계시장을 바라보다

대성메디칼에서 생산하는 알콜솜, 탈지면, 화장솜은 천연 목화를 사용해 서울, 경기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지에 수출을 하고 있다. 화장솜의 경우 국내 화장솜 시장의 60%가량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원료로 납품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알콜솜은 국내최초 일본에서 구입해온 기계로 만들어 탈지면과 알콜을 함께 용기에 담아 판매하고 있어 예전처럼 따로 사용하는 불편함도 없앴고 알콜 도수를 70%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어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각광받고 있다. 

전북에서 의료용 솜을 제작하는 기업은 대성메디칼 뿐이지만,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도매업체들이 따로 있어, 직접 납품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의료용품 도매상에 대부분 납품하고 있고, 직접 납품하는 곳은 서울권역 대형병원에 한정돼 있어 도내에 품질 좋은 솜을 직접 납품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  나눔은 사회구성원의 의무

“사회구성원으로서 기업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게 배풀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대표는 몇해전부터 어려운 형편의 한 중학생을 돕기 시작하며 체계적으로 나눌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의 뜻은 이달 9일 출범 될 ‘익산을 함께 사는 사람들(익함사)’로 펼쳐지게 된다. 양 대표는 이모임의 초대회장직을 맡게됐다.

이 모임은 일반시민부터 공무원, 기업인, 교수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로 이뤄진 31명 시민들의 모임으로 금전적인 나눔뿐만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윤창출에 전념하기보다는 사회와 어우러져 살아갈 줄 아는 기업 ‘대성메디칼’의 기업정신이 우리 시민모두가 추구해야할 목표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제조특성상 폐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1일 생산량이 정해져 있지만 동일업종 매출1위의 성과를 내고 있는 중소기업이며 향후 익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박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