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원불교에 몸담아 사회복지와 봉사 일념으로 살아
올해 노숙자재활시설 자선원 맡아 ‘전국 최고 시설’ 시동

“복지시설 생활인이 지역사회와 함께해야만 시민들도 나와 다르다는 생각을 버리게 됩니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정신을 심어주고 또 생활인들의 재활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 할 것입니다.”

익산의 사회복지 시설 중 유일한 노숙자재활시설인 자선원(慈善院)의 김영주(57) 원장.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무관심의 그늘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돌봐온 그의 따뜻한 미소는 아버지를 닮았다.

김 원장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 후 원불교에 몸담으며 익산과 연을 맺게 됐다. 원래 꿈은 의사였지만 “육신의 몸을 고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집안 어른의 말을 듣고 원불교 출가를 결심했다.

김 원장은 “1975년 2월 25일이었죠. 새벽에 익산역에 내려 원불교 총부까지 걸어왔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렇게 익산과 맺은 인연이 벌써 4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이리보화당에서 간사(행자)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원불교의 학습기관과 같은 영산서원과 동산서원을 거쳐 훈련원 과정까지 10년 동안의 공부를 마친 후 정식으로 원불교 교무로서의 소임을 맡았다.

그 후의 삶은 종교인으로서의 수행의 길이었다. 역전보화당과 부안 하섬 수련원, 봉동 수계농원, 원로원과 삼정원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마음을 닦았다. 스승으로 모셨던 예산 이철행 종사의 “일하면서 공부하고, 공부해서 일하자”라는 말을 모토로 삼고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길 바랐다. 야간대학을 다녀 사회복지학을 배운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

김 원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함께 나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며 “낮은 자세로 임해 이 사회가 조금 더 밝고 훈훈하게 만드는 것이 종교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마음은 작년까지 부원장을 맡아 일해 온 지체장애시설 삼정원에 고스란히 남아 이어지고 있다.

지체장애인들의 사회기여와 참여를 위해 사회봉사단을 조직해서 매주 1회 씩 환경가꾸기, 독거노인 돕기 등의 활동을 해냈던 것은 그의 자랑중의 자랑. 삼정원 진입로인 쌍릉 앞 둘레길에 코스모스를 심어 KBS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장애인들의 자율배식 성공, 잔반 없고 분리수거까지 해냈던 환경 친화적 운영 등 그가 이뤄낸 성과는 삼정원을 전국 최고 시설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생활인을 가족과 같이 여기고 노력해온 김 원장은 올해 노숙자보호시설인 자선원을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먼저 낙후된 환경 개선을 위해 축사와 농사를 중지하고 시설 내 쉼터와 푸른 숲 가꾸기를 추진하고 있다.

오롯이 생활인들을 위한 의료 및 재활촉진 전문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으며, 시설 생활인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을 발족해 사회참여와 기여의 기쁨을 함께 나눌 계획이다. 직원들의 복지 향상도 세심하게 배려해 공동체로서의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김영주 원장은 “돌아보려하지 않을 뿐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이웃이다. 생활인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이들의 사회복귀를 빨라지게 할 게 틀림없다”며 “익산이라는 훌륭한 도시에서 그런 자부심을 같고 살아간다면 정신적으로 성숙한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