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 서비스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사랑의 전국 거북이 마라톤대회 매년 개최
전북 사회적 기업 1호 지정 및 자체수익사업 개발로 90% 자립 일군 전국 롤모델 단체로 우뚝 서  

 “종합복지센터를 만들겠다”

사랑의손길 새소망 황의성 대표

새소망 황의성 대표의 직업은 본래 안경사다. 사회복지와 관련해서는 책이 아니라 스스로 실천하면서 배운 것이 전부. 장애인들의 평생을 책임질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삶을 목표로 안경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새소망을 일으키기에 전념했다.

그는 “사회복지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 복지패러다임을 답습하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라며 “처음 몇 명으로 시작한 새소망이 자체 고용만 125명이 될 정도로 성장한 것의 비결은 복지와 사업의 적절한 조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재를 털어 건물을 마련하는 한편 가보지 않은 행사가 없을 정도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땀을 흘렸다.

힘든 일을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헤쳐온 나날들이 오늘날의 새소망을 만들었다.

황 대표는 “최종 목표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종합복지센터를 만드는 것인데 이젠 거의 다 갖춘 상태다”며 “평생교육센터까지 만들면 장애의 한계를 넘어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랑의손길 새소망’은 지난 2003년 설립돼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종합적인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단체다.

장애인 체육사업을 비롯해 문화사업,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사업, 장애인 복지 일자리사업, 야학교, 사회적 기업 등을 운영하며 익산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새소망이 여느 복지단체와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생애 주기별 맞춤 종합서비스를 통해 자라는 단계에서부터 결혼 후 일자리, 그리고 노인 보호에 이르기까지 평생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단기적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장애인들의 자활과 사회참여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아닌 스스로 자립해 활동한다는 것이다. 흔히 사회복지단체라고 하면 지원이나 후원을 통해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대다수 단체들이 그렇게 운영되고 있지만 새소망은 재정 자립도가 90% 정도에 이른다. 국가 지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사업을 펼쳐 그 수익으로 더 큰 나눔을 펼치는 바람직한 모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의손길 새소망은 익산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거나 격리하지 않는 통합 사회를 일궈가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내고 있다.

◈ 꾸준한 거북이 처럼

사랑의손길 새소망의 출발은 몇몇 뜻 있는 사람들이 품은 작은 봉사의 마음이었다. 그 씨앗이 자라 가지를 뻗어 넓은 그늘을 만들었고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됐다.

새소망 황의성(44) 대표는 대학시절 우연히 봉사활동을 하다 지적 장애아를 둔 부모를 만났다.

그 부모의 꿈은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사회안전망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고 그 뜻을 이어받아 다니던 교회 집사 몇 분과 함께 봉사를 시작한 것이 새소망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10명 정도만 도와주자는 생각이었으나 막상 일을 시작하고 접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안전망도 없는 곳에서 도움을 필요로 했고 그런 사람들을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2003년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법인을 설립한 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여러 장애인들의 요구에 발맞춰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적은 예산과 인력 등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소망은 포기하지 않고 가지를 뻗어나갔다. 바로 수익사업 발굴 및 사회적 기업을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바라본 것이다. 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며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은 새소망에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주간보호시설이나 노인복지센터, 도시락 사업 등 자체 수익사업을 개발하고 만들어 나가면서 더 크게 베푸는 역량을 닦아나간 새소망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은 전국 각지에서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있을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 꼴등이 가장 큰 상을 받는 거북이마라톤

사랑의손길 새소망의 이름이 전국에 알려지게 된 일등공신은 ‘사랑의 전국 거북이 마라톤 대회’다.

새소망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참여하는 국내 첫 마라톤대회다. 지난 2004년 시작해 매해 큰 호응을 얻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 참가가 줄을 잇고 있고, 올해 ‘하나되어 세상을 향한 힘찬 도전’을 슬로건으로 치러진 10회 대회에는 접수 인원 7400명, 비 접수 참가인원 1만 명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했다. 새소망의 거북이 마라톤대회가 입소문을 타고 장애인을 위한 거북이마라톤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치러지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기도 하다.
새소망이 거북이 마라톤대회를 열게 된 계기는 한 지적장애 소년을 만나면서부터다. 별명이 ‘날다람쥐’일 만큼 유난히 잘 달렸던 그 소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과 마라톤 대회를 열기로 한 것.

그렇게 탄생한 거북이 마라톤대회는 2회를 치르던 당시 영화 ‘말아톤’이 흥행하며 배우 조승우 씨를 비롯해 출연자들이 참가하며 큰 호응을 얻게 됐고 대회가 커지기 시작했다. 2회 당시 4-5천 명이었던 참가자가 10회에 이르러 전국에서 제일 큰 행사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 사랑의 손길로 품어주는 사람들

[새소망 주간·단기 보호시설]

새소망은 지역 내 등록 장애인에 대한 전문 돌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의 항시보호는 가족구성원의 사회·경제활동에 부담을 주기 마련인데 이를 해소하는 한편 장애 아동에 대해 재활교육 및 치료의 기회를 제공해 사회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주간보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단기보호는 30이내 일정기간을 보호하며 각종 재활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상생활훈련, 인지학습, 사회문화체험, 미술?음악치료, 수영, 헬스, 직업 전 훈련 등 각종 전문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가족복지를 위한 가족 상담, 결연후원도 이뤄지고 있다.

[솜리장애인야학교]

솜리장애인야학교는 장애라는 이유로 공교육을 제공받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정규교육을 제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보편적인 삶이 가능한 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새소망의 자랑이다.

초중고 검정고시대비 집중학습반과 기초 한글, 수 교육, 영어, 한자, 일상생활연계학습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그동안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장애인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18세 이상 장애를 지닌 성인들에게 제공되는 솜리장애인야학교는 지난해 8명이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1명이 대학에 입학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구 대일학원 건물에 야학이 자리하고 있으며 새소망은 향후 야학을 더욱 발전시켜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시설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사랑의 손길 새소망 노인복지센터]

새소망의 노인복지센터에서는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을 받아 요양보호사가 대상자의 가정을 방문해 신체활동이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장기요양인정서를 받은 분을 대상으로 세면, 목욕, 식사, 이동 등의 신체활동 지원과 일상 업무 대행, 청소, 세탁, 취사 등 가사활동 지원을 서비스하고 있다.

[푸드앤정]

새소망이 만든 ‘푸드앤정’은 안전하고 위생적인 ‘따끈한 도시락’으로 사회적 약자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창출된 이익은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하는 전라북도 1호 사회적기업이다.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건강 식단으로 배달도시락, 야외도시락, 출장뷔페, 단체 급식 등의 사업을 펼치는 한편 결식 이웃에게 무료도시락 제공과 장애아동재활지원사업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