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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치유하는 ‘명의’ 노해숙 음악치료사

▲ “음악치료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일”

성악가의 꿈이 음악치료사의 길로 승화.. 심리상담 전문가
노래와 음악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감성 충전

“내가 가진 재능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 일이야말로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한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

익산과 군산 등지에서 활발한 음악치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노해숙(49) 씨.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그의 활달한 미소와 근사한 노래 솜씨보다도 따뜻한 마음씨에서 비롯된다.

그의 활동 대부분은 장애인이나 환자, 수감자 등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음악치료이기 때문에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 우울해질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의 음악치료를 통해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었다는 보람이 그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노해숙 씨는 “음악치료라고 하면 흔히 즐거움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레크리에이션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오해다. 음악치료는 전문적 치료 분야로서 당사자의 필요를 파악해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유지하고 향상시기 위해 음악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오랜 임상 경험과 심리 상담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일반 음악뿐만 아니라 리듬, 노래, 율동, 심리극 등 다양한 방법과 심리적 접근을 사용한다”며 음악치료에 대해 제대로 인식해줄 것을 당부했다.

조수미 씨와 같은 성악가가 되고 싶었던 그가 음악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신문을 보다 음악치료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부터였다.

군산대 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했으며 원광대학교에서 음악교육석사를 마친 후 익산에서 피아노교실을 운영하던 그에게 음악치료 분야는 새로운 길이었고 가야할 길이었다.

그 길로 원광대 서울 분교에 있던 예술치료학과에 지원했고 익산에서 통학하며 음악치료를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적 기초가 탄탄했던 그는 일산 암센터 호스피스 병동 등에서 임상치료 실습으로 1천 시간 이상 연구하며 음악치료사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한국을 떠나 미국 뉴욕의 상담심리학교인 블랜튼 필(Blanton Peale)에서 상담과정을 수료하고 베스 에이브러햄 병원(Beth Alraham Hospital)에서 임상 관찰도 함께 했다. 또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러시안 페더레이션(Russian Federation) 상담심리박사과정을 수료하며 늦깎이 배움의 열정을 쏟았다.

예술치료사와 음악치료사 1급 자격, 게슈탈트 음악치료사 자격 등을 섭렵하는 한편 동작심리치료, 미술치료, 사이코드라마치료 등의 교육과정도 수료하며 전문 음악치료사로서의 역량을 탄탄히 다진 시기였다.

노해숙 씨는 “미국의 경우 50년의 역사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한지 10년 남짓 됐기 때문에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는 영역이다”며 “앞으로 음악치료는 교육과 일상생활 등 여러 곳에서 필요한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해숙 씨는 2005년부터 부송복지관을 비롯해 노인종합복지관, 성모병원, 신광 노인대학, 농업기술원, 건강가정지원센터 등에 음악치료 활동을 펼쳐 왔다. 일반인, 산모, 치매노인, 호스피스 병원 등 음악치료가 필요한 곳에는 그가 있었다.

현재도 익산 건강가정지원센터에 매주 2번 씩 치료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광복지관과 전북 혜화학교에서도 정기적으로 나가고 있다. 또한 노숙자시설인 군산 신애원과 군산교도소 수감자들을 위한 음악치료 활동도 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바쁜 일정이다.

이러한 활동들로 그가 받는 보수는 차량 유지비와 소요 비용을 감당할 정도. 좋은 일을 하고 보람을 얻는 봉사로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필요한 곳이면 무료 봉사도 마다않는 고운 마음을 지닌 ‘천사표’ 음악치료사다. 음악과 신앙, 그리고 특수계층을 돕는 일이 인생의 전부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에게 생각나는 사례가 있는지 묻자 그는 “산소 호흡기를 달고 미동도 대화도 못하는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보호자에게 평소 좋아하셨던 노래가 뭐냐고 물어봐서 그 앞에서 키보드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불러드렸더니 할머니가 막 박수를 쳤다. 말로 못하는 소통을 음악으로 대신하며 심리와 감성을 자극해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음악이 가진 힘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