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교육, 시민참여 미디어 운동, 공익활동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미디어 시민 공동체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촬영, 편집해 시민들과 공유.. 다양한 컨텐츠와 독립적 채널 확보할 계획

미디어의 홍수를 넘어 소셜미디어의 ‘쓰나미’ 시대라고 평할 만큼 과잉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주체적으로 미디어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한 방법으로 시민들 스스로 캠코더(비디오 카메라)를 손에 든 모임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익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 시민 공동체 ‘영상바투’. 시민들이 바라본 시선으로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한 다음, 시민들과 함께 영상을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일궈가는 모임이다.

영상바투는 지난 8년 동안 익산시의 지역현안이 발생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누비며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류 미디어가 담아내지 못하는 미디어 소외계층에도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 삶의 이야기를 시민들과 공유했다.

또한 영상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매체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키워나가 자유롭게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

공공영상미디어센터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미디어를 통한 시민들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왔으며 봉사활동과 사회기여에도 활발한 참여를 해오고 있는 시민 영상 모임 ‘영상바투’를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 영상에 바투 서다

영상바투는 지난 2005년 전주미디어센터 ‘영심이’에서 열었던 미디어 순회 교육 중에 익산에서 열었던 2주간의 교육에 참여했던 이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영상 동호회다.

당시 익산은 미디어교육을 받을만한 여건이 없었기에 미디어에 대해 평소 관심이 있고 배우고자 했던 시민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으며, 짧은 기간의 교육을 마친 후 참여했던 이들이 영상에 대한 열정을 계속 이어나가고자 모임이 시작된 것.

교사, 주부, 교수, 시민단체, 회사원 등 다양한 구성원 8명으로 시작하게 된 영상바투는 약 3개월간의 숙고를 거쳐 목표를 설정하고 그해 10월 동호회를 정식 결성한다.

영상을 취미로 생각하지 않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미디어 교육, 봉사, 지역사회 참여의 큰 틀을 실천 목표로 삼았다.

영상바투를 이끌고 있는 탁제홍(54) 회장은 “시민들에게 영상이라는 매체가 다가가기에 주효한 시기였으며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의미 있는 미디어 활동을 하고자하는 공감대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확고한 목표를 설정하고 활동을 시작한 영상바투는 자체 교육을 통해 회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영상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단체의 공익활동에 영상으로 봉사하고, 시민들에 대한 미디어 교육, 시청자 참여 방송(퍼블릭 액세스) 등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 열정으로 바투 서다

탁제홍 회장은 무엇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이 있었기에 이만큼 걸어오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그만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영상과 시민들과의 소통이 커다란 목표가 되어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초기에는 카메라와 장비가 없어 전주 미디어센터에 가서 일일이 대여해야만 했으며 모임 장소도 식당이나 자원봉사센터의 교육실이 비는 시간을 이용했다고 한다. 장비와 공간 부족의 갈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생중계를 할 때도 장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아 곤욕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탁제홍 회장은 “전주미디어센터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장비를 빌려오곤 했는데 카메라와 삼각대를 트렁크에 싣고 출발할 때면 엄청난 환희를 느낀다. 야, 이제 만들 수 있구나 하면서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느낌이었다. 그런 열정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 에너지였다”고 말했다.

이후 회비가 모아져 중고 카메라 1대를 구입해 활동하면서 점점 장비를 늘려갔다. 6년 만에 카메라가 3대로 늘어났고 현재는 총 6대를 보유하게 됐으며 회원들의 기부를 통해 편집용 PC등이 여러대로 늘어났다.

공간도 영등동 신일아파트 뒤편 공원 가에 공간을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탁제홍 회장은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투리 시간을 쪼개 참여하는 모임인데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오늘날까지 여러 활동들을 지속해온 것은 회원들의 열정이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상에 대한 열정,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열정이 영상바투를 이끌어가는 에너지”라고 말했다.   

◇ 시민들에 바투 서다

영상바투는 주류 언론이 다루는 이슈와 관심 중점에서 벗어나 소외계층을 비롯해 주목받지 못하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 시민들에게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해 왔다.

먼저 2006년부터 매년 익산정월대보름한마당 행사를 촬영하고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자 한마음대회, 익산 제야의 종소리 행사, 익산사회창안대회, 익산시민창조스쿨 등의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공동체시민아카데미, 익산책문화잔치, 가을밤축제, 청소년축제, 시민참여예산제 예산학교, 웅포 해넘이 축제, 농촌어린이한마당 등 시민들이 모이는 지역 축제 및 단체 관련 행사에도 영상바투의 카메라가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생중계를 통해 직접 전달하기도 하고 금강방송 등을 통해 영상을 내보내기도 한다.  

특히 시청자참여프로그램(퍼블릭액세스)은 영상바투의 진면목을 TV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솜니옴니 시민뉴스’는 2007년부터 익산 곳곳의 소소한 소식들을 전하고 있는 프로그램인데 올해 첫 번째 ‘솜니옴니’에서는 농촌이민여성 장 담그기, 참여연대 책녹음봉사단 ‘소나기(소리로 나누는 기쁨)’의 활동이 소개됐다.

또 2011년부터 시작한 시민제작프로젝트인 ‘익산을 말한다’는 공공영상미디어센터와 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공동으로 매월 1회 제작하는 풀뿌리 토크쇼로 지역의 현안 문제에 대한 토론을 담아 금강방송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영상바투는 국회의원 후보자 대담회, 익산시장 후보 토론회, 시민영상제작교실, 바투영상제 등 영상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활동을 해왔으며 올해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제작’에 대한 교육도 계획돼 있다. 

정완창 기자

영상바투 Q&A

Q. ‘영상바투’란.

A. ‘바투’는 ‘둘 사이가 아주 썩 가깝게’라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말 그대로 영상을 통해 회원들 간에, 그리고 지역사회와 서로 가깝게 다가서고 소통하고자 모인 시민 동아리이며, 나아가 함께 지역사회를 발전시키자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Q. 어떤 목표로 활동 하나요.

A. 영상바투는 세 가지 목표에 뜻을 두고 활동합니다.

첫째, 건전한 영상창작 활동과 학습을 통해 회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회원들 스스로 기획, 촬영, 편집 등 영상제작 기술을 연마하고 이를 통해 여러 제작활동에 참여합니다.

둘째, 공동의 관심을 영상을 통해 표현하고 소통함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실현한다는 것입니다. 사회단체 활동, 시민제작프로젝트 등 공익을 위한 목적을 영상에 담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널리 알립니다.

셋째, 미디어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및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지역민에 제공해 영상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시민영상제작교육, 평생학습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영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함께 만들어 갑니다.

Q. 어떻게 참여하나요.

A. 영상바투는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모임입니다.
현재 중학생부터 은퇴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35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에 관심 있는 시민들과 함께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자체 교육을 통해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참여 바랍니다. 월 회비 1만원으로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에 정기 모임이 열립니다.

문의 : 영상바투 사무국 063-833-0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