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익산 유일의 크로마하프 연주 동호회.. 배우고 연주하는 활동 통해 치유의 에너지 나눠
11년 째 소외된 이들을 위한 연주활동 앞장.. 영호남 교류음악회 등 100회 이상 공연.. 평생학습 최우수동아리 선정

예찬 크로마하프 합주단은 익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평생학습 문화 클럽 및 동호회 중 유일한 크로마하프 연주 단체다.

크로마하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연습하고 즐기는 한편 시민들과 함께하고 보급하기 위해 공연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또한 소외된 이웃에게 찾아가 공연봉사를 통해 음악으로 치유의 에너지를 나누는 활동도 기쁨으로 여기며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는 단체다.

덕분에 익산시민들은 각종 문화클럽 발표회인 ‘어울마당’이나 서동축제 무대, 국화축제 무대 등 각종 열린 무대를 통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크로마하프의 선율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려왔다.

또 예찬 크로마하프 합주단은 요양원과 각종 복지시설을 비롯해 소외된 이웃들이 있는 보이지 않는 곳에도,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통해 크로마하프가 가진 치유의 에너지와 마음을 함께 나눠왔다.    

꾸준한 활동과 보급 노력으로 크로마하프를 배워 함께 나누고자 하는 회원도 점차 늘어나 어엿한 익산시의 평생학습 대표 문화클럽으로 위상을 다졌으며 아마추어답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전국에서 초청받는 ‘힐링’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 크로마하프는?

크로마하프(Chromaharp)는 36개의 줄과 21개의 건반으로 되어있는 현악기로서 3옥타브의 음역을 가지고 있어 저음부터 고음까지 다양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한다.

학술명으로는 오토하프(Auto Harp)라고 부르며, 1881년 독일계 이주민인 찰스F짐머만이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고안했다. 크로마하프의 어원은 크로매틱(Chromatic), 즉 반음계라는 뜻에서 나온 어휘로 그 원형은 남부독일 등지의 민속악기인 지터(Zither)로 알려져 있다.

초기 크로마하프는 26개의 줄과 5개의 코드 바(BAR)로 간단하게 만들어졌으며 그 후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의 크로마하프가 됐다. 

최초의 크로마하프는 노래나 멜로디악기의 간단한 반주악기로 사용되며 화음으로 리듬을 연주하는 정도였으나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세 손가락을 사용해 멜로디와 리듬을 다양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아이를 품에 안듯 가슴에 안고 연주하도록 되어있는 크로마하프는 여성적인 악기로 알려져 여성연주자가 많긴 하나 남녀노소 누구나 연주할 수 있으며, 코드악기이기 때문에 배우기 쉬워 누구나 2개월 정도 연습하면 가벼운 연주를 할 수 있다.

◇ 선율에 푹 빠진 사람들

올해 창단 10년째를 맞는 예찬 크로마하프 합주단의 출발은 200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에는 더욱 생소한 악기였던 크로마하프는 배우고 싶어도 지도자를 찾기 어려운 여건이었기에 몇몇 개인적으로 관심 있었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악기연주 동호회의 성격으로 시작했다.

7명의 회원이 모여 창단하게된 예찬은 먼저 크로마하프의 매력을 널리 알려 보급시키는 것과 갈고 닦은 재능으로 소외받고 있는 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치유하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활동을 시작했다.

초창기의 예찬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 여러 군데에 모여서 연습을 진행했지만 이후 어양동의 중부교회에서 장소를 제공해줘 그곳에서 8년 째 모임을 갖고 있다. 매주 월요일 7시부터 9시까지 연습시간이며 종교에 상관없이 음악을 사랑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면 남녀노소 모두에게 문이 열려 있다.

익산시 평생학습 축제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서의 공연과 홍보부스 활동을 통해 꾸준히 회원이 늘어 현재 25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군산시와 멀리 서울에서도 매주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내려올 정도로 열정이 뜨겁다.

예찬 크로마하프 합주단 박해영 단장은 “크로마하프라는 악기를 인연으로 여러 회원들이 모여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며 나눔과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익산을 대표하는 음악활동 단체로 성장하고 고장을 빛낼 수 있는 크로마하프 합주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포근한 크로마하프의 매력

예찬이 설립 후 현재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되었던 이가 바로 지도강사를 맡고 있는 최성숙 선생이다. 

크로마하프 연주자로서 20년이 넘는 지도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최성숙 선생은 예찬의 활동에 참여하는 의미로 순수하게 지도 봉사를 해오고 있다. 최 선생의 따뜻한 헌신 덕에 예찬은 연주 실력이 날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그러한 마음이 다시 시민들에게 포근한 선율로 다가가게 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초보자라도 일단 예찬에 들어오면 월 회비 1만원으로 전문 강사의 1:1 지도를 받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합주단의 일원으로 공연 활동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찾아가는 공연 활동은 해당 당사자에 따라 선곡과 준비가 달라지는데, 동요와 가곡, 성가, 가요, 트로트에서 재즈와 팝까지도 연주 가능해 어디서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공연과 함께 직접 팝콘기계 등을 준비해 귀와 눈과 입이 즐거운 공연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서는 예찬의 활동은 공연뿐만이 아니라 크로마하프를 연주를 위한 악보를 직접 그리고 연주집도 발간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현재 예찬에서 3권 째 연주교본을 발간준비 중이며 이 책은 판매목적이 아니라 크로마하프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박해영 단장은 “크로마하프의 매력은 일단 배우기 쉽다는 것과 포근한 선율에 있다. 여성적인 악기지만 남성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청소년들에게도 특히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악기의 소리는 콘트라베이스처럼 저음에서부터 맑은 고음까지 다양한 소리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고 말했다.

◇ 시민들을 찾아가는 소리

예찬 크로마하프 합주단은 매년 20여회 이상의 초청 무대에 설 정도로 전국에서 그 인기가 높다.

축제와 각종 행사의 단골로 특별 초대되고 있어 익산 시민들에게는 익히 알려져 있으며 그 밖에도 각종 노인요양원과 복지시설, 고아원, 장애인 시설, 병원, 공익행사 등에 빠짐없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고 있다.

또한 평생학습 동아리 문화클럽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해 매해 우수동아리로 선정되고 있으며 작년에는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예찬의 활동 중 눈에 띄는 부분으로서 교류 활동을 들 수 있는데, ‘이리 향제 줄풍류보존회’가 주최하는 ‘국제 민족음악 교류음악회’에 참여하는 한편, 2009년에 이어 올해6월에도 ‘영·호남 교류 크로마하프 연주회’를 개최하며 지역 간에 음악을 통한 교류활동에도 꾸준한 활동의 모습을 보였다.

박해영 단장은 “아마추어지만 실력만큼은 전국에서 손색없는 예찬이 시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함께하기 위해 음악회를 열고 있다. 배울 거리와 느낄 거리, 가져갈 거리가 있는 예찬의 활동에 관심과 격려,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박해영 단장은?

“크로마하프를 통해 인생이 역전됐다.”
박해영(53) 단장은 약 30년 전 우연히 TV에서 ‘엘칸토중창단’이 나와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를

듣고 그 환상적인 소리에 매료됐다. 알아봤더니 그 악기가 바로 크로마하프였고 그길로 박 단장은 서울 악기상가에 올라가 악기를 구입했다.

“그 땐 뭣도 모르고 그냥 좋아서 혼자서 독학했죠. 이 후 예찬이 창단되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생이 역전되는 의미가 됐습니다.”

현재 고교에서 일본어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사회활동 중 자주 집을 비웠는데 크로마하프를 하면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안정된 시간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이 달라짐을 느낀 그는 어떤 약속보다도 예찬 모임 시간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고 있다.

박해영 단장은 “예찬 활동을 하면서 우울증을 앓던 회원의 치료도 경험했고 여러 이웃과도 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예찬은 40명의 정예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