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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 배구부 ‘명장’ 강수영 감독

▲ “나의 99.9%는 배구”

전국대회 4관왕 남성중 배구 조련사.. 기본에 충실한 우승제조기
포기하지 않는 뚝심과 카리스마로 대한민국배구 이끌 선수 길러

“자주 우승하니까 그런 노하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러면 내 대답은 ‘열심히 하는 것’ 뿐이다. 코치와 감독이 맘이 잘 맞아야 하고 선수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올해 전국대회 4관왕의 쾌속질주를 하고 있는 남성중학교 배구부. 남성중의 배구가 전통의 강호라고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올해의 남성중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이대로라면 올해 전국대회 전관왕을 차지하는 것도 머지않은 일로 보일 정도다.

이러한 남성중 배구부의 눈부신 활약의 선봉에 강수영 감독이 있다. 평소엔 일찍 학교에 나가 선수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언제나 호흡을 같이하는 부드러운 감독으로, 코트 위에선 누구보다 냉정하게 상황 판단과 작전에 능숙해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카리스마 넘치는 명장의 모습으로 발휘하는 지도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배구기술 뿐 아니라 배구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예의범절을 배우고 사회상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나가서 운동했던 힘든 경험은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갖게 한다.”

강 감독이 배구를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 진안이 고향이던 그는 키가 크다는 이유로 담임의 권유를 받아 배구를 시작했다. 그 후로 30여 년의 시간이 흘러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배구가 마냥 좋았다는 강 감독은 특유의 뚝심과 배구에 대한 열정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당시 유망한 선수로 뽑혀 당시 배구로 유명했던 백산중에 스카우트 됐지만 배구팀이 해체되면서 중학교 3학년 때 남성중으로 전학, 익산과 인연을 맺고 배구를 계속하게 된다.

그가 남성중고교에서 배구를 하게된 시점은 남성중고교가 배구의 명문으로 역사를 쓰게 된 첫 페이지쯤에 해당한다. 백산중에서 오자마자 전국대회에서 2번 우승하더니, 남성고에 올라가서는 거의 전국대회를 휩쓸고 다닐 정도였다. 배구 명문 남성중고교의 탄생의 순간에 강 감독이 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배구선수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중학교 1학년 때 170cm였던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던 것.

강 감독은 “키 때문에 고교시절 한때 방황했던 적도 있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배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작은 키로 도전해보고자 결심했던 마음이 지금까지 배구에 대한 열정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범대학에 진학하려던 생각을 접은 그는 1부 대학리그에 속해있는 명지대에 입학한다. 당시 1부 대학 선수들 중 가장 작았던 키였던 강 감독은 그 때문에 땅콩, 까만 콩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누구보다 코트를 열심히 뛰는 근성의 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곧바로 모교에 내려와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다. 배구 은사의 권유로 실업팀보다 후배 선수 지도에 대한 길을 선택한 그는 교육대학원에 다니며 교사자격증을 취득, 2000년에 정식으로 남성중 체육교사 겸 배구팀 감독으로 발령받게 된다.

이 후 남성중 배구팀의 활약은 가히 대단했다. ‘열심히 하고, 항상 부지런 하자’라는 신조를 품고 있는 강 감독의 지도 아래 선수들은 제 기량을 맘껏 뽐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전국대회 1위 18회, 2위 7회, 3위 8회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뒀다. 일단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강력한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남성중 배구팀이었다.

강 감독은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배구를 이끌 수 있는 대형 선수로 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장기와 사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학생들을 잘 아껴주고 의욕을 북돋아 가능성을 발견하게 만드는 게 중점이다”고 말했다.

이제는 성장한 제자들이 프로팀과 대학에서 활약하는 모습들을 보며 지도자로서의 보람도 느끼면서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해 후임자에게 어느 면에서나 최고의 배구팀을 넘겨주겠다는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강수영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경기를 묻자 “가장 최근에 우승한 42회소년체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 3관왕 후 언론과 주위 관심이 커져 오히려 경기를 준비하는 데 부담이 많았으나 선수들이 잘 이겨내 줘 지도자로서의 보람을 느꼈다”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선수나 코치들의 노력도 당연하겠지만 이사장님을 비롯해 교장선생님의 많은 애정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