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째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 실천.. 급식, 미용, 목욕, 방역 등 가족처럼 세심한 배려로 돌봐
거북이마라톤대회 매회 참여해 봉사 앞장.. 직장인으로 구성된 회원 30여 명 틈틈이 정성 모아

솜리사랑봉사단은 ‘내 집 앞만 쓸기보다 골목을 쓸면 온 동네가 행복해진다’는 마음으로 익산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봉사모임이다.

2003년 설립돼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이어온 봉사활동은 결식아동 급식 지원부터 요양원과 복지시설 방문 봉사, 김장, 거북이마라톤대회 운영지원 봉사 등 익산의 곳곳에 나눔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었다.

특히 솜리사랑봉사단은 사회적 복지체계에서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내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으며 세심한 배려가 함께하는 가족과 같은 돌봄으로 함께하고 있다.

솜리사랑봉사단의 회원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 익산이라는 도시를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익산사랑’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더 큰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도약의 해가 되기 위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솜리사랑봉사단을 찾아 이웃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솜사모의 탄생과 음악방송

솜리사랑봉사단(단장 박병래)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년 ‘솜리를 사랑하는 모임’으로 결성됐다.

처음 결성된 목적은 익산이라는 도시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이 모여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에 힘을 모으자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솜리를 사랑하는 모임’으로 결정됐다.
첫 발대식과 함께 회원 20여 명으로 출발했으며 점차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해 알음알음 봉사활동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솜리’라는 이름만으로도 공유할 수 있는 ‘정’이 샘솟았다.

솜사모는 창립 초기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이클럽’을 통해 활동을 펼쳐나갔다. 인터넷 카페 활동은 솜사모의 존재를 전국에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또한 솜사모 음악방송을 통해 익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회원들이 모였다. 한 때 2백여 명의 회원이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익산이라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성금과 후원금이 이웃에게 베풀어 졌다.

박병래 단장은 “익산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지역을 위해 뭔가 해보고자하는 뜻이 모인 것이 출발이었다”며 “여러 회원이 모여 봉사를 비롯해 여러 활동을 시작했지만 점차 직접적인 봉사활동에 주력하게 돼 ‘솜리사랑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꿔 달게 됐다”고 말했다.

◇ 이웃이 가족이라는 마음

솜리사랑봉사단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익산은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발 벗고 나서 봉사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사회 속의 그늘을 밝게 비추는 것이 곧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가장 처음 손길을 내밀었던 곳은 어린이 급식 지원이었다. 당시만 해도 무상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던 때였기에 익산북일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을 굶는 아이들을 위해 매년 급식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방학 중이거나 평상시에도 학생들이 굶지 않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도 2곳의 조손가정을 돌보고 있는 솜리사랑봉사단은 정기적인 장봐주기 활동은 물론이고 회원 개인적으로도 때때로 찾아가 이웃처럼 지낸다. 남는 음식이나 생활용품들을 나눠 쓰면서 봉사단체로서가 아닌 정을 나누는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박병래 단장은 “사춘기 학생들에겐 도움을 주는 것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칫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에 보호자와 상의 하에 몰래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솜리사랑봉사단의 이런 가족사랑과 같은 마음은 고스란히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움을 받은 가정의 학생들이 봉사단원으로 직접 참여해 활동하면서 이웃사랑의 정이 확산되고 있다.

◇ 일꾼으로 나선 봉사단 

솜리사랑봉사단은 10년 째 익산시의 각종 시설에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목욕봉사와 미용봉사, 풀베기, 마당 고르기, 장마철 대비, 방역, 물청소 등의 활동을 비롯해 어떤 궂은일이라도 찾아 나섰다. 

부송복지회관, 함께하는 집(완주군), 전북혜화학교, 사랑의집(삼기면), 보성원, 참사랑노인요양원, 맑은집(용안면), 삼정원, 덕성원 등 지금까지 봉사단의 손길이 닿은 시설이 여럿이다. 

시설을 찾으면 간단한 집안일과 청소를 비롯해 엄두를 내지 못해 손을 대지 못했던 일들을 해결해 주고 또한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한 말벗과 간단한 게임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이고 함께 지내는 이웃으로 대하는 것이 솜리사랑봉사단의 봉사철학이다.

매월 시설 방문봉사 시간엔 솜리사랑봉사단 회원들의 재능이 빛을 낸다. 각자가 직장생활을 하는 사회인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솜리사랑봉사단에서 실천하고 있다.

방역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병래 단장과 오미영 회원 부부는 시설을 방문할 때마다 소독·방역을 철저히 해 위생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총무를 맡고 있는 허미경 회원과 김종례 회원은 미용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전업 주부인 고현경, 모순녀 회원은 여러 살림살이에 통달한 ‘프로 살림꾼’으로써 구석구석 바쁘게 움직인다.

또 회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직장과 자매결언을 맺어 나눔을 실천하기도 한다. 김진용 회원과 박기성 회원은 익산LG화학에 근무하며 회사차원에서의 물품후원 등을 이끌어내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옥신 회원은 전북은행 동이리지점에 근무하며 직장 동료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익산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축제에서도 솜리사랑봉사단을 만날 수 있다. 마한민속예술제 자원봉사로 시작해 ‘거북이마라톤대회’에서는 배식과 안내, 도시락 봉사를 맡아 첫 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박병래 단장은 “회원들이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들이어서 주말이 아닌 경우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워 아쉬운 점이 있다. 월차라도 내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경우도 있지만 각자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

▣ 박병래 단장은?

박병래(52) 단장은 전주시에서 생활하다 2000년에 익산으로 이주했다. 익산이 고향이 아니었지만 이곳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도움을 받기도 해 익산이 고향처럼 편하게 느껴졌고 정이 깊어졌다. 그래서 2003년 솜사모가 창립되자 함께 참여하며 이웃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동산동에서 방역업체를 운영하면서 솜리사랑봉사단 활동에 적극 참여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단장을 맡아 이끌었고, 10주년을 맞는 올해 다시 단장을 맡았다.

박 단장은 “봉사에 눈을 뜬 계기는 어머니가 아프셔서 누워계실 때였다. 그때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짠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익산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산동 주민자치위 총무를 맡고 활동하며 동지역 현안에도 내 일처럼 나서 일하고 있는 그는 마을 주민들의 생활 곳곳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도움을 줄 곳을 찾기 바쁘다. 복지체계가 닿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는 어려운 이들을 찾아내 돌보고 이웃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익산에 대한 그의 마음이다.

박병래 단장은 “동산동만 해도 어려운 사람들이 꽤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작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든 노력을 다해 돕는 것이 동네가 행복하고 익산이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