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보육원 목사부부가 방치해 사망한 6세 아동, 이 아이는 뇌병변 장애아이며 장폐쇄로 시름시름 앓고 있었으나 K목사가 6개월 동안 방치해 그대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한다. (사진= 익산경찰서 제공)
<속보> 익산경찰서(서장 나유인)는 병든 장애아동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아동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 수급 수당 등 1억4천만원 상당을 횡령한 익산예수보육원 K목사(52)와 그 부인(48) 및 두 딸(23, 20), 타 교회 장로(67)를 검거하고 K목사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보육원 아동들 28명은 익산시와 익산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해 가정 위탁 또는 타 시설로 모두 전원조치됐다. <관련기사 3면>
익산경찰은 본보의 보도(5월 20일, 27일자 보도) 직후 수사에 착수, 지난달 27일 보육원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들을 확인하고 지난 4일 업무상 과실치사, 업무상 횡령,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지난 7일 구속했다.
익산경찰에 따르면 K목사와 부인 H목사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보육원을 공동 운영하면서 지난 1월 24일, 선천적 뇌병변장애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동(남, 6세)에 대해 6개월 간 병원치료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인은 요로결석에 따른 장 기능 이상과 장 폐쇄였고, 사망 아동은 대변을 제대로 보지 못해 영양분 섭취도 못하는 상태였다.
주검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동처럼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그런데도 K목사 부부는 지난해 8월 병원치료를 끝으로 입원은 고사하고 통원치료 한번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익산경찰은 "간단한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도 결석 등의 진단이 가능하고 치료만 했다면 아이는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보호아동 30여 명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 등 각종 수당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두 딸과 교회 장로가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 인건비 등 명목으로 1억4천만원 상당을 횡령해 개인 생활비 등으로 소비했다.
이들은 아동의 생계비를 개와 닭 사료, 남성트렁크 속옷, 여성립스틱, 과실주 술병 등 아동복지와는 무관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주정차 범칙금을 내는 등의 생활비로 소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K목사 부부는 자신의 딸이 미국 유학을 가 있는 기간인 2011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월급 명목으로 1,185만원을 지급하고, 타 교회 장로 백모씨로 부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대여하고, 통장을 본인이 관리하면서 임금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을 지출한 뒤 되받는 방식으로 횡령했다.
K목사 부부는 또 아동들이 음식을 훔쳐먹었다는 이유로 파리채 및 나무막대기로 때리고, 머리에 이가 있다는 이유로 삭발을 했으며,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복을 갈아입히지 않고 씻기지 않으면서 신체적 정서적 학대와 물리적 방임을 일삼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딸은 유학을 보냈으면서도 아동들에게는 학교준비물이 비싸다며 준비해주지 않았다.
익산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김 관장은 "조사 과정에서 원장 등이 진실을 말하지 말라고 아이들을 협박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아동복지법 상 시설아동 7인 당 1명의 보육교사를 두어야하나, 해당시설에는 실질적으로 아동관리 보육교사가 없이 방치, 미필적 고의로 아동들을 방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여 치료했다면 사망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담당의사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선원 익산경찰서 수사과장은 “원장 김씨가 범행 상당부분을 부인하고 있으나, 증거자료를 대부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익산경찰서가 밝힌 횡령과 아동학대 방임 내용은 2008년 부터이지만 K목사 부부가 실제로 장애아동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기 때문에 이 두 부부목사가 아동들의 생계비를 뻬돌려 자신과 가족의 생활비로 사용한 내역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동들 28명에 대해서는 익산시와 익산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의 협조로 지난 24일자로 장애아동(8명)은 장애인시설로, 아동들의 경우 가정위탁(3명), 공동생활가정(2명) 및 익산의 다른 보육원(15명)으로 모두 전원조치 했다.
오삼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