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창의력의 시대다.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창의력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전반에서 창의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창의력에 대한 오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지는 창의적 학습법을 지도하고 있는 전문가를 통하여 창의력의 본질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연재한 3편의 글을 통해서 창의력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창의력은 오랜 시간동안 체계적인 학습을 통하여 얻게 된 수많은 지식과 경험을 기초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런 지식과 경험은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과 상호작용하면서 더 높은 창의력으로 발현된다. 따라서 평균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갖춘 대부분의 사람이 고정관념을 갖지 않고 올바른 방법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누구나 높은 수준의 창의력을 이룰 수 있다.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사람들의 다양성에 있다.  사람은 각자 다른 개성을 갖고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살기 때문에 각자 독특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람마다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구슬은 크기와 모양, 색상, 재질, 그리고 양(量)이 각기 다르다. 

창의력은 개개인이 갖고 있는 구슬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꿰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창의력 계발은 구슬을 많이 갖는 것과 이런 구슬을 어떻게 꿸 것인가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PC통신을 가능하게 했던 인터넷의 표준을 창안한 로버트 멧칼프(Robert Metcalfe)는 통신망 사용자에 대한 효용성을 나타내는 망의 가치는 대체로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소위 V=n(n-1)이라고 하는 ‘멧칼프의 법칙’이 그것이다. 한 네트워크에 사용자가 9,000명이 있다면 그 네트워크에서 서로 연결이 될 경우의 수는 80,991,000건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10,000명이 되면, 경우의 수는 99,990,000건이 된다.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이 10% 증가하면 연결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23%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세포 하나에 하나의 지식이나 경험이 저장된다고 단순하게 가정하자.

그리고 우리의 뇌가 단지 두 개의 세포끼리만 연결된다고 가정하자. 단지 몇 개의 지식이나 경험만 더 추가되더라도 우리가 세포 사이의 연결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지식 사이의 연결은 이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만든다고 한다. 지식과 경험이라는 ‘창의력 구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창의력 계발에 훨씬 유리한 이유다.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쇼팽....  이들 모두 음악의 천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청난 수의 작곡을 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그토록 많은 곡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번뜩이는 영감에 의한 것이었을까?  대체로 이들은 곡의 크기에 따라서 일정한 기간을 두고 집중적인 작곡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이들은 시간적 압박을 받으면서 작곡을 한 것이었다. 이런 명장들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 중 상당수는 명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이런 현상은 천재적인 화가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발명왕 에디슨은 물론 세계적인 연구소에서도 공통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다작(多作)이 명작(名作)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즉, 처음부터 의도한 모양의 보배를 만들기 위해서 타인의 것도 참고하면서 계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시도 과정에서 우연히(?) 의도하지 않았던 명작이 나왔던 것이다.  일단 다작을 해야 명작이 나온다는 것은 ‘1만 시간의 법칙’과 일맥상통한다.

대단히 많은 창의력 계발방법론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아주 간단하면서 강력한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방법1] 소프트뱅크를 창업하여 일본 제일의 부자가 되었던 재일교포 손정의.  그는 매일 한 가지의 발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아이디어가 바닥났다. 그래서 그는 300여 가지의 물건이름을 각기 다른 낱말카드에 적어놓고, 매일 3장씩 무작위로 뽑은 후 이를 가지고 씨름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1년 동안 250여 가지의 발명을 했다고 한다. 

[방법2] 브레인스토밍법 등 창의력 계발방법에 많은 업적을 남긴 알렉스 오스본이 기초를 만들고 에버르(Eberle)가 변형시킨 SCAMPER기법. 재미있는 사실은 알렉스 오스본이 심리학자가 아니라 창의력이 생명인 광고회사의 사장 출신이라는 것과 대부분의 창의력 계발방법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SCAMPER 멋지게 구슬을 꿰는 방법 

SCAMPER기법은 7가지 질문항목을 이용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7가지 질문항목으로 대안을 개발한 후, 이를 토대로 더 다양한 대안을 추가로 개발하고, 평가하는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Substitute(대체)=기존에 있던 A를 B로 바꿔보는 것이다.

▲Combine(조합)=기존에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아이디어, 상품, 또는 서비스의 과정을 결합시켜보는 것이다.

▲Adapt(적용)=다른 것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거나 과거의 유사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구하여 새로운 것에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것이다.

▲Modify, Magnify, Minify(변형, 확대, 축소)=모양, 색상, 소리 등을 바꾸거나 크기, 길이, 횟수 등을 크게 또는 작게 하거나 다른 것을 첨가하는 것이다.

▲Put to other use(다른 용도)=다른 용도를 찾거나 기존의 일부를 수정하여 새로운 용도를 만드는 것이다.

▲Eliminate(제거)=기존에 있던 요소를 아예 없애서 다른 성격을 만드는 것이다.

▲Reverse, Rearrange(뒤집기, 재배열)=상하, 좌우, 전후, 순서, 방법 등을 바꿔보는 역발상을 하는 것이다. 

SCAMPER기법의 단점은 시행착오를 겪게 됨에 따라서 문제해결경로가 길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발상을 위한 SCAMPER의 미로에서 벗어나서 창의적 아이디어 영역에 들어가려면 통찰이란 비상구가 필요하다. 

통찰(洞察, insight)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개인이 자신의 내적·외적인 전체 구조를 새로운 시점(視點)에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통찰은 보통 갑자기 일어나며, 그 결과는 온전한 지식과 경험이 되어서 뇌의 장기기억영역에 저장되어 새로운 통찰의 토대가 된다. 

통찰을 위해서는 보통 주위의 상황을 새로운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고쳐보는 지각적 재체제화(知覺的 再體制化)가 필요하다. 파편적인 이해가 아니라 총체적으로 체화되는 지각이 바로 통찰인 것이다. 

문제는 통찰이 이뤄지려면 충분한 지식과 경험은 물론 시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노력이 축적되어야 한다.

결국 SCAMPER기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마치 우연처럼 통찰이 일어날 때 빅 아이디어가 나온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그의 저서 에서 창의력 개발을 위한 13가지 생각도구 -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 를 소개했다.

그는 특히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한 일탈(逸脫)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열하게 연구하면서 때때로 일탈을 할 때 통찰이 일어난다는 것이다.‘열심히 일한 당신, 평소와 다르게 쉬어라’는 것이다.

창의력에 대한 중대한 오류는 ‘창의력은 IQ와 비례하며, 번뜩이는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창의력은 누구나 갖고 있으며, 누가 더 올바른 방법으로 집중적인 노력과 효율적인 일탈을 하는가 하는 것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결국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계발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이 창의력의 진실이다. 

우리가 창의력을 계발하려는 것은 현실에서 만나는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경쟁우위를 갖기 위함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창의적인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끝없이 변화한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변화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지금부터 우리가 겪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 안에 잠자는 창의력을 깨워보자. /시매쓰 익산센터 원장 이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