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특히, 국비지원사업인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은 도심속 난개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창인시장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시장에서 취급하는 물품에 부합하는 비가림시설을 해달라는 상인들의 요청은 묵살되었고,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채광상태가 불량한 비가림시설 안의 시장 풍경은 오히려 을씨년스러워졌다.

그나마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냄새나고, 숨이 막힐정도로 공기가 탁하며, 후덥지근하다고 달라진 환경의 역효과를 지적한다.

또, 채소나 생선은 빨리 부폐하며 악취를 동반해 한 생선가게는 비를 맞아도 좋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비가림시설 뚜껑을 열고 있다.

120억원을 들여 시설을 개선한 남부시장의 경우 개장 이후 매출이 뚝 끊겼다. 내부는 마주보는상가 사이를 통째로 가로막아 전통시장의 맛이 아주 싹 없어졌다.

게다가, 방앗간이나 싸전, 기름집, 수산물, 전통수공예품, 제수용품 등 남부시장을 연상시키던 특징들이 통째로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시설이 탐탁찮은 상가 주인들이 개장 이래 8개월 동안 입주를 하지 않고 있어 매장 곳곳이 텅 비어있다는 것이다.

과거 이곳에서 장사를 했던 상인들은 자신들이 이런 시설을 분양받은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익산시는 지금도 북부시장에 비가림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장쪽 인도에 비가림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도로와 시장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누구를 위한 재래시장 현대화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4m의 인도를 비가림시설로 덮으면 통로는 3m로 줄어든다.

북부시장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이런 장애들을 피해 차라리 중대형 마트나 대형마트를 찾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렇게 돈을 들여서 역기능만을 양산하는 원인은 공무원들의 태도다.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을 왜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것이 문제다.

특히 이는, 국비를 사용하는 공무원들의 마인드 부재의 문제로 귀결된다. 과거에 남이 한 대로만 적당히 예산을 집행하면 된다는 식의 형정편의주의가 문제다. 전통시장을 왜 현대화하는 것인지 원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